우리의 끝을 향해(LEAGUEOFLEGENDS)

우리의 종말 (To Our End)


배경 설정

니람과 그의 동료 노상강도들은 정오의 태양 아래에서 말들의 안장을 조였다. 그는 말에 얹은 마지막 가방의 버클을 채웠다. 가방마다 정교하게 조각된 단검, 눈여우 모피, 그리고 염장 고기가 가득했다. 훔친 물건들이 말의 안장을 너무나 무겁게 짓눌렀기에 그는 캠프까지 말을 끌고 가기로 마음먹었다.

미네쉬가 말의 속도를 늦춰 니람의 곁으로 다가왔다.

"왜 타고 가지 않는 거지?" 그가 물었다.

"말에게 친절을 베푸는 자는 그만큼의 친절을 돌려받는 법이지." 니람이 대답했다.

"운이 좋으면 시장에서 좋은 값에 팔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미네쉬가 말했다. "어차피 허리가 휘어서 타고 다니기도 힘들잖아."

"무슨 소리. 이 늙은 친구는 아직 한참 더 달릴 수 있어." 니람이 말했다. 미네쉬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타고 앞서 나갔다.

강도들이 은신처인 동굴 앞 황량한 들판에 도착했을 무렵, 지는 해가 수평선 위로 장밋빛 노을을 드리우고 있었다. 텅 빈 휘파람 같은 바람이 썩은 줄기와 숨 막히는 잡초 사이를 지나 불어왔다. 곰팡이 핀 건초더미들이 마치 전쟁터의 시체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이 버려진 땅을 지키는 것은 가느다란 버드나무 가지 두 개로 균형을 잡고 서 있는, 천과 지푸라기로 만든 조잡한 허수아비였다. 누더기 옷자락이 바람에 펄럭였고, 녹슨 낫이 한쪽 팔에 축 늘어져 있었다.

강도들은 들판을 가로질러 가장자리의 덤불 속으로 들어갔고, 마치 짐승의 이빨처럼 삐죽 튀어나온 종유석이 있는 동굴 입구로 향했다.

입구 근처에 다른 말들과 함께 자신의 암말을 묶어둔 뒤, 니람은 동굴의 높은 돌 천장 아래에서 불을 피우고 있는 무리에게 합류했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있는 리밀이 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니람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자신이 가장 아끼는 보물을 꺼내 보았다. 섬세한 사슬에 매달린 빛나는 붉은 부적이었다.

니람은 마차 창문의 호화로운 커튼 너머로 귀족 여인의 목에 걸려 있던 그 목걸이를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그와 리밀은 다가오는 약탈자 무리에 대해 경고하는 척하며 여행자들을 멈춰 세웠으나, 사실 그들의 부하들은 이미 매복해 있었다.

경비병들이 함정을 알아채는 데는 찰나의 순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니람은 첫 번째 경비병의 목을 베어 침묵시켰고, 리밀은 두 번째 경비병의 배를 갈랐다. 그들의 동료들은 화살 세례로 나머지 일행을 처단했다. 니람은 마차 안으로 들어가 목걸이를 내놓으라 다그쳤지만, 여인은 그것을 가슴에 꽉 쥐고 놓지 않았다. 고집스러운 여인은 그에게 숨겨둔 칼을 휘둘렀고, 니람은 자신의 단검으로 여인의 목을 찌른 뒤 그녀의 손에서 목걸이를 낚아챘다.

니람은 그때처럼 지금도 그것을 꽉 쥐고 있었다. 그는 부적에 묻은 핏방울을 닦아냈고, 부적은 솟아오르는 달빛을 받아 반짝였다. 그가 다시 주머니에 부적을 넣었을 때, 입구 근처의 말들이 히힝거리며 울어대는 소리에 시선이 쏠렸다.

"또 밥통에 쥐라도 들어갔나?" 니람이 물었다.

"그림자만 봐도 놀라는군! 대단한 말들이야, 그렇지?" 리밀이 말했다.

"그림자가 아니야." 미네쉬가 말했다. "흉포한 새였어,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까마귀!"

강도들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말 그대로, 검은 날개를 가진 새 한 마리가 동굴 안의 강도들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하지만 그 울음소리가 메아리치자 니람의 뱃속에 느릿한 공포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는 머리 위를 선회하는 새를 지켜보았다. 놈은 둥지를 찾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동굴 안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귀를 찢는 듯한 비명 소리와 함께 수백 마리의 까마귀가 동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딱딱거리는 부리와 살점을 찢는 발톱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새들이 노출된 피부를 쪼고 할퀴자 강도들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칠흑 같은 발톱이 니람의 어깨를 파고들어 피가 배어 나왔고, 그는 새를 거칠게 쳐냈다.

니람은 바닥에 엎드려 네 발로 기어 동굴 입구로 향했다. 밖으로 나가자 까마귀 떼가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가리고 사냥꾼의 달을 뒤덮고 있었다. 동굴은 모든 소리를 열 배로 증폭시켰고, 날카로운 비명과 비인간적인 울음소리가 뒤섞인 불협화음이 동굴을 가득 채웠다.

그가 고개를 들자 리밀이 짓이겨진 눈구멍에서 피를 쏟으며 비틀거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니람은 동굴 밖의 거친 덤불을 헤치며 필사적으로 기어 나갔다. 새 떼에게 죽을 수는 없었다!

덤불 바로 너머, 들판 가장자리에서 까마귀 폭풍이 한 형체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조잡한 허수아비가 양팔을 넓게 벌린 채 폭력적인 폭풍의 혼돈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놈의 입은 찢어지고 들쭉날쭉한 미소였다. 주변은 아수라장이었다. 까마귀들이 목을 짓이기자 얼굴 가죽이 뜯겨나가며 힘줄과 이빨이 드러났다.

허수아비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니람을 똑바로 응시했다. 놈의 눈은 야생적인 초록빛 요술 불꽃으로 불타고 있었다. 공포에 질린 니람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덤불을 통과해 벌판을 향해 미친 듯이 질주했다. 괴물은 높은 나무 다리로 초자연적인 속도를 내며 그를 뒤쫓아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가 도망치는 동안 썩은 건초 냄새가 니람의 목을 조여 왔다.

니람이 뒤를 돌아보았을 때, 허수아비가 바짝 뒤쫓아오고 있는 모습에 경악했다. 첫 번째 건초더미에 도달하기도 전에 놈이 니람의 다리를 낚아채 넘어뜨렸다. 공포로 눈이 먼 니람은 사지가 엉킨 채 바닥에 쓰러지며 비명을 질렀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듯했지만, 그는 다시 일어서려 했다. 그러나 망가진 다리는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그는 뒤에서 쫓아오는 악몽 같은 존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과 무릎을 사용해 기어갔다. 하지만 허수아비가 그의 등에 발을 올려놓고 바닥에 짓눌렀다.

괴물은 손을 뻗어 니람의 머리를 뒤로 젖히더니, 마치 잔칫상에 올릴 돼지를 잡듯 그의 목을 베려 했다. 허수아비가 얼굴을 맞댈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자 차가운 공포가 니람을 압도했다. 입안에 담즙이 찼고, 그는 타락한 영혼의 지독한 악취 때문에 헛구역질을 했다.

"내 밭을 가로질렀구나." 허수아비가 말했다. 마치 젖은 무덤 흙을 입안 가득 머금고 말하는 듯 둔탁한 목소리였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라는 모든 것은 나의 것이다."

까마귀 떼가 발톱을 세우고 부리를 크게 벌린 채 니람을 집어삼켰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들에 대한 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