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으로 배럿 부벨(LEAGUEOFLEGENDS)을 만났던 날, 저는 젊고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의심의 그림자를 모두 몰아낼 만큼 정의감에 불타오르던 시절이었죠.
그는 2주 전 즉위한 젊은 자르반 3세 국왕의 왕좌 옆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알림꾼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용맹의 전당으로 걸어 들어갔을 때, 두 젊은이는 잠시 제게 관심을 보이는 듯했습니다. 당시 저는 매력적인 외모를 지녔었지만, 저는 그 아름다움을 잠재우려 애쓰고 있었죠. 하지만 젊은 왕은 불만 가득한 귀족 가문들을 상대하는 것에 지쳐 따분해 보였습니다.
자르반은 배럿이 그의 귀에 무언가 속삭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왕을 향해 몸을 돌리고 있던 배럿의 옆모습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도, 그리고 늘 그랬듯이 말입니다. "레스타라 데무아지에," 자르반이 힘차고 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 소리가 페트리사이트와 대리석으로 된 거대한 홀에 울려 퍼졌습니다. "오늘 무슨 일로 왔나?"
"당신의 실패 때문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그 말에 두 사람은 확실히 주목했습니다. 자르반은 눈썹이 왕관 밑으로 사라질 정도로 치켜올렸습니다. 배럿은 눈을 크게 뜬 채 왕의 어깨를 꽉 움켜쥐었습니다.
"나의 실패라고?" 자르반이 혼란과 흥미가 섞인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무엇에 대한 실패를 말하는 건가? 2주 전이 나의 즉위식이었는데, 그 사이에 내가 대체 무슨 실패를 했단 말인가?"
"당신은 왕이 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당신 아래에 있는 이들의 고통을 아직 돌보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제 생각을 짐작한 듯 눈을 굴렸습니다. 당시 왕에게 자신의 지위나 가문의 위상을 높여달라고 청원하는 처녀들이 많았을 테니, 그도 분명 지쳤을 것입니다. "데무아지에 가문의 작위를 이유 없이 높여줄 수는 없다. 오늘 찾아온 수많은 청원자들에게 말했듯이 말이야. 만약 그대가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잘 싸운다면..."
"저는 귀족들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럿은 처음으로 제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이 역력했습니다. 가슴 중앙에 자랑스러운 부벨 가문의 인장이 새겨진 그의 갑옷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던 것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의 눈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누구를," 자르반이 호기심 어린 말투로 물었습니다. "말하는 것인가?"
제가 기다려온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할 말이 많았기에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블라우스에서 목걸이를 꺼내 빛나는 촛불 모양의 일루미네이터 문양을 드러냈습니다. "당신의 백성들입니다." 제 말투는 날카로웠습니다. "데마시아에는 집도 생계 수단도 없는 이들이 있는데, 당신은 귀족들의 갈등을 중재하는 동안 이들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 살거나, 비를 피하려 헛간으로 숨어들거나, 먹을 것을 아이들에게 다 주고 며칠씩 굶주리는 선량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정으로 왕국을 위한다면,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이들이 아니라 '그들'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잠시 어안이 벙벙한 침묵이 흘렀고, 배럿은 이내 배를 잡고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웃음소리가 벽에 부딪혀 왕좌의 방에 울려 퍼졌고, 마지막에는 제 빨개진 귓가에 닿았습니다. 당혹감이 돌덩이처럼 제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았습니다.
그가 제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경계하며 뒤로 물러섰지만, 그는 빨랐습니다. 그가 제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글쎄요. 아쉽게도 그가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제 기억은 삶의 특정 순간들에 대해서는 아주 선명하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흐릿합니다. 핵심은 그가 고통받는 모든 데마시아인을 위한 주거 프로젝트를 직접 감독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르반 3세는 친구의 약속을 단 한 마디도 승인하지 않았던 탓에 입을 벌린 채 놀라워했습니다.
하지만 배럿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왕이 동의할 때까지 친구를 바라보았고, 왕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진작에 이들에게 도움을 줬어야 했다." 왕이 새로운 존경심을 담아 저를 보며 말했습니다. "이 불균형을 내게 알려줘서 고맙소. 부벨 영주와 함께 즉시 계획을 실행하겠소."
저는 얼굴이 붉어진 채 배럿의 손에 감싸인 제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때도 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젊은 왕의 오른팔. 왕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왕이 그를 위해 사람을 죽일 수 있고, 왕이 그를 위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요.
"당신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일을, 우리가 이제야 실행하게 되어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레스타라 데무아지에." 배럿 부벨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가 제 이름을 부른 것을 처음 들은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은 것은 불과 6주 전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가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겁니다.
과부가 된 지 3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배럿이 병사들을 돌보기 위해 전선으로 떠나는 기간은 늘 길었습니다. 보통 석 달 정도였죠. 카히나와 저는 가끔 전방을 방문해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건 데마시아 장병들에게 음식과 물자를 전달하고 격려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자주 가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그가 언제든 우리 집으로 걸어 들어올 것만 같습니다. 어린 병사들이 겪어야 할 고통, 그리고 그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을 때 남겨질 가족들을 걱정하며 미간을 찌푸린 채로 말이죠.
그는 종군 신부였습니다. 전장에서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죽은 사람은 배럿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전투는 승리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데마시아의 적들 앞에서는 불굴의 선봉대조차 무너졌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제 남편과 수많은 이들이 죽은 곳이 왜 애통의 관문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는 배럿의 시신이 돌아오자마자 장례를 치르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자르반에게 고인이 된 대원수에게 먼저 예우를 갖추라고, 제 남편을 향한 사랑 때문에 칼과 영혼을 바친 이들을 향한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그것이 너무나 잔인한 현실로 다가올까 봐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례식을 영원히 미룰 수는 없습니다. 오늘, 저는 작별을 고할 힘을 찾아야 합니다.
배럿이 저에게 청혼했던 처음 네 번, 저는 모두 거절했습니다.
"대체 왜," 저는 마음이 아파 물었습니다. "제 대답이 변함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묻는 거죠?"
"그대의 대답이 변함없기 때문에 계속 물어야 하는 겁니다." 배럿은 우리가 처음 만난 이후 깊이 사랑하게 된 그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습니다. 그는 저를 궁전 옆 정원으로 데려갔고, 맑은 하늘과 백합이 그의 눈동자 속에서 춤추고 있었습니다. 앞선 세 번보다 훨씬 낭만적인 분위기였죠.
"제가 왜 받아들일 수 없는지 알잖아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일루미네이터 교단에 들어가 고통받는 이들을 돕고, 쉼터를 제공하며, 음식과 일자리를 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치유의 기술을 배워 고통을 덜어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일루미네이터들은 제가 데마시아인으로서 배운 가치를 진정으로 구현하는 듯했고,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제 눈과 마음을 열어 평생 봉사하는 삶을 꿈꾸게 했습니다. 봉사자의 삶과 가정의 필요를 조화시키는 평신도 일루미네이터도 있었지만, 교단에 완전히 헌신하는 이들은 수도승 같은 삶을 살며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제 뜻이었습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배럿은 불의와 그것을 바로잡는 방법에 대해 우리가 나눈 수많은 대화를 통해 저를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사랑이 모든 것을, 심지어 선을 행하려는 고집 센 처녀의 열망조차 정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청혼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한 사랑이 진실하다는 것을 행동으로 끊임없이 보여준 그의 끈기는 제 결심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노력 덕분이었지만, 제 입장에서는 뜻하지 않은 감정이었고, 거절할 때마다 제 마음은 무겁게 짓눌렸습니다. 이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이 눈앞에 너무나 선명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서 몸을 돌릴 때 제 손은 떨렸고 눈은 화끈거렸습니다. "이제 다른 아내를 찾아봐요, 배럿. 안 그러면 좋은 여자들은 이미 다른 남자와 짝이 되어버릴 거예요."
"그대가 아니라면 결혼하지 않겠습니다."
"당신 가문에서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저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부벨 가문이 후계자를 얻기 위해 배럿에게 강제로 결혼을 시키지 않을 미래는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나를 사랑합니까?"
"물론이죠."
"그리고 내가 그대를 사랑한다는 걸 믿나요?"
"네. 그건 충분히 잘 보여줬잖아요."
"그럼 다른 한 가지도 분명히 말해두죠." 그가 잠시 말을 멈췄습니다. "가능하다면...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싶군요. 괜찮다면요."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를 바라보면 당장이라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저는 그가 어깨를 펴고 긴장을 풀려는 듯 깊은 숨을 내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 가문은 수 세기 동안 막대한 부와 영향력을 쌓아왔습니다. 만약 그대가 내게 요청한다면... 나는 그 모든 것을 그대가 원하는 선한 일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데마시아의 백성들을 돕는 데 말입니다. 모두를 위해서요."
숨이 턱 막혔습니다. 부벨 가문의 전 재산을 불우한 이들을 위해 바치겠다고요? 그것은 제가 일루미네이터로서 이룰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였습니다.
저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돌아섰습니다. 그가 제 수락을 얻기 위해 대가를 제시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결혼을 거절하면 이 일을 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그건 명예로운 남자의 태도가 아니에요, 배럿. 교활한 거죠."
배럿이 당황한 듯 눈을 깜빡였습니다. "언제 그런 걸 조건으로 결혼하라고 했습니까? 내가 필요한 건 그저 그대가 내게 요청하는 것뿐입니다. 내 손을 이끌어주고, 어디서 가장 큰 선을 행할 수 있을지 가르쳐 달라는 것뿐이에요."
저는 그를 쳐다보았고, 제 화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배럿은 제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채 제게 자신의 삶을 바치겠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은 곧 신념이었습니다. 그가 말하면, 그는 반드시 행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는 다시 미소 지었습니다. 사랑이 가득 담긴 부드러운 미소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내 삶 속에 있다면 더 즐거울 것 같긴 합니다."
그렇게 그는 다섯 번째로 청혼했습니다.
이번에는,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제 요청에 따라 자르반 3세는 먼저 대원수의 장례식을 치렀고, 데마시아 전역의 시민들과 병사들이 찾아와 고인이 된 퍼시벨 브론즈가 다른 영웅들과 함께 용맹의 전당에 안치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거리에는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고, 브론즈는 그가 섬겼던 백성들에게 큰 존경을 받으며 떠나갔습니다.
이 도시는 제 남편을 애도하기 위해 찾아온 모든 이들을 수용하기엔 너무 작습니다.
여관은 꽉 찼습니다. 성벽 밖에는 수천 개의 텐트가 쳐졌고, 그곳에는 제 남편이 행한 선행으로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졌던 이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장례 행렬은 두 번이나 경로를 바꿔 거리와 성벽을 돌았고, 덕분에 모두가 관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릴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를 지탱해 주는 유일한 것은 제 양옆에서 제 손을 꽉 잡고 있는 두 딸의 손입니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아이들의 심장 박동이, 아이들이 살아있고 여기에 함께 있다는 안도감을 줍니다.
보통 왕좌의 방은 죽은 이를 추모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차지만, 왕은 오늘 입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해야 했습니다. 왕은 용맹의 전당을 일주일 동안 대중에게 개방하겠다고 관대하게 제안했지만, 오늘 안으로 들어온 인원은 적었습니다. 저는 그 얼굴 대부분을 알아보았지만, 그들 중 다수를 친구라 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귀족들. 고귀한 신분. 중요한 정치인들.
자르반은 제 부탁을 받아들여 일루미네이터가 장례식을 집도하게 했습니다. 제 딸 카히나의 스승이자 저명한 치유사인 미르티유 선생이 익숙한 시를 낭송했습니다.
한때 밝게 타오르던 불꽃이 사그라졌네.
우리는 그 빛을, 그 온기를 애도하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연기뿐일지라도,
기억하라, 어떤 빛도 완전히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불을 붙여
밝게 빛나고 열정으로 타오르게 한 이라면 더욱 그러하네.
그들의 온기는 타인 속에 남아있고, 그들의 빛은 여전히 타오르네.
우리가 각자 간직한 그들의 불꽃을 기억하는 한.
그 말들이 위로가 되지는 않았지만, 수십 년간 반복해 들어온 터라 저도 따라 말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장례식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제 눈은 자꾸만 납골당으로 향했습니다. 배럿의 갑옷은 전장에서 전사한 이들의 관례대로 그의 유해를 담을 수 있도록 개조되었습니다. 빛나는 어깨갑옷을 입은 그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이제 그 안에 그가 있다고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제가 알던 사람을 담기에는 너무나 작아 보입니다. 어쩌면 그는 그 안에 없는지도 모르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추도사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부벨 영주는 위대한 데마시아인이었습니다."
"숙련된 전사였죠."
"왕실의 겸손한 종이었습니다."
"전통의 수호자였습니다."
제 얼굴이 화가 나 붉게 달아올랐습니다. 배럿은 30년 가까이 전장에서 싸운 적이 없었고, 귀족 가문의 전통을 "수호"하는 것보다 데마시아 백성들을 돕는 데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발언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배럿을 마치 멀리서 소문으로만 들은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저는 그들 중 많은 이가 매일같이 그를 보았다는 것을 압니다. 어떻게 그를 이토록 모를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 어떤 찬사보다 엘드레드가 전한 말이 가장 가식적으로 들렸습니다.
"부벨 영주는 데마시아의 가장 큰 악을 제거하는 데 헌신한 분이셨습니다."
엘드레드는 살아생전 제 남편의 친구가 아니었음에도, 마치 배럿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말했습니다. 배럿이 데마시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엘드레드가 의도하는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제 남편은 마법사를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우리 둘 다 자신도 모르게 마법사 아이를 우리 집과 가족으로 받아들였고, 결코 그녀를 빼앗기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양딸
소나는 오늘 제 곁에 앉아 마력척결단장을 외면하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분은 데마시아를 내부에서부터 집어삼키려는 공포를 보셨고, 그 악을 도려내려는 단체들을 지원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으셨습니다." 엘드레드가 뱀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분의 지원은 데마시아의 미래를 지키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 남편이 이렇게 오해받는 것을 듣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가족들을 대표하기 전, 마지막으로 자르반 3세가 발언합니다. 그는 연단에서 배럿의 해진 파란색 휘장을 움켜쥔 채 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합니다.
"배럿 부벨은 내게 형제와 같았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나는 오늘날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의 이 지도자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말하건대, 나는 더 생각 없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더 무모한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사랑은 깊었지만 그 사랑을 말이나 행동으로 옮기는 데 서툰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우정은 나를 변화시켰고, 내가 오늘날의 남편이자 아버지, 그리고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배럿은 그가 만난 모든 사람의 영혼을 어루만졌고, 그들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소나가 제게 수화로 말합니다. "누군가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말해주고 있어요."
사실입니다. 오늘 누군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 자르반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가 세상에 줄 것이 더 많이 남았을 때 우리 곁을 떠났다는 사실은 도저히 견딜 수 없습니다. 그는 전쟁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나라를 위해 싸우는 데마시아인들에게 자신의 시간과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 전쟁의 고통을 덜어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 때문에, 조국과 동포를 향한 그 마음 때문에 그는 우리에게서 빼앗겼습니다.
"맹세하노니,
날개 달린 자와
수호자의 검을 걸고, 그를 빼앗아 간 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서 그를 빼앗아 간 대가를 치르게 하겠습니다. 평생이 걸리더라도 그리할 것입니다. 그를 향한 나의 사랑은 그와 함께 죽지 않았습니다. 내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심장이 얼음물에 빠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왕은 잠시 저를 응시하다가, 배럿이 약속을 할 때처럼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가 제가 원하는 것도 이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홀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메아리치며 점점 더 커졌습니다. 홀을 가득 채운 이들은 피에 굶주린 사람들처럼, 더 많은 데마시아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복수? 거짓된 정의?
이것은 배럿이 결코 원했을 방식이 아닙니다.
어느새 카히나가 저를 일으켜 연단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녀는 아버지와 똑같은 꿰뚫어 보는 눈빛으로 저를 보며 살짝 미소 지었습니다. "어머니, 할 수 있어요." 그녀가 수화로 말합니다. "제가 곁에 있을게요."
"우리 둘 다요." 소나가 덧붙입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딸들. 내 남편과 제가 서로에게, 그리고 세상에 준 두 개의 선물입니다.
목이 메어 제 목소리는 거친 속삭임으로 변했습니다. 기침을 하고 다시 시도했지만, 사람들의 웅성거림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제 남편이 데마시아 백성들을 얼마나 아꼈는지 전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습니다. "대신 그이가 그랬을 것처럼,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처음 이 방에 섰을 때와 같은 불꽃을 품고 주변의 귀족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저는 제 남편의 명예를 기리기 위해 대도시 내 부벨 저택을 데마시아 시민들에게 기부하겠습니다. 그곳은 도서관이 되어 우리가 소장한 개인 서적들로 채워질 것이며, 데마시아인이라면 누구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방 안은 경악 섞인 웅성거림으로 가득 찼습니다. 다른 귀족들은 평민들이 자신의 장서를 보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실, 누군가 스스로 교육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불쾌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배럿과 저는 수년 전부터 이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는 데마시아인들에게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것 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뻐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그를 잘못 기리는 지금, 제가 그를 기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입니다.
"우리 딸 소나가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을 연주할 것입니다. 소나?"
소나가 일어나 등 뒤에 멘 에트와르를 꺼내 연단으로 올라갑니다. 에트와르를 올릴 나무 스탠드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가 다시 카히나 옆에 앉아 남편의 유골함을 품에 안자, 카히나가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버지도 분명 좋아하셨을 거예요. 옳은 결정이에요."
"나도 알아." 저는 아이의 손을 꽉 잡았고, 소나가 에트와르의 첫 음을 켜기 시작했습니다.
여섯 마디도 지나지 않아, 소나의 연주는 용맹의 전당에 있는 모든 이를 눈물짓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몇 달 정도만 돌봐주시면 됩니다." 일루미네이터가 숨을 헐떡이며 말을 마쳤습니다. "아이들이 보호받는 동안 양육비를 지원해주실 수 있을까요?"
배럿과 저는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배럿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것보다 조금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전쟁고아들이 몇 명이나 되죠?"
"아홉 명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중 두 명은 아파서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중 한 명은 말도 못 하는데, 이게 치유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치유사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한 명을 빌려줄 수 있나요?"
"음... 네, 그 정도는 가능합니다."
"그럼 아이들을 모두 이리로 데려오세요." 배럿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이들을 도울 공간과 자원이 있으니, 당신들은 아이들이 장기적으로 머물 가족을 찾는 데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일루미네이터는 우리의 호의에 거듭 감사를 표했습니다. 우리는 이전까지 그렇게 많은 아이들을, 그것도 데마시아 외부의 아이들을 데려온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데마시아인이 세상의 유일한 사람들은 아니며,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이 도움을 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카히나가 엄청나게 흥분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이 좀 더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가정교사와 함께 아이오니아에 대해 조사했죠. 우리가 함께 기념할 명절 같은 것들을 찾아내기도 했습니다. 배럿과 저는 방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위한 엄청난 양의 첫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힘을 합쳤습니다.
아이들이 도착했을 때, 누구도 데마시아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배럿과 카히나는 손짓과 발짓, 표정을 섞어가며 소통할 다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날 저녁, 집안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저는 음악 소리를 듣고 집안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어디서 들리는지 알 수 없어 방마다 확인하며 소리를 쫓아갔습니다.
그러다 발견했습니다. 소나를요. 아이는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보다 세 배는 커 보이는 악기를 연주하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제가 방에 들어서자 아이는 놀랐지만 연주를 멈추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살면서 들어본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었습니다.
잠시 후, 배럿이 문틀에 기대어 있던 저를 찾아냈습니다. "레스타라? 무슨 일..." 음악이 그에게 닿자 그는 할 말을 잊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소녀는 연주를 멈추고 커다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습니다. 배럿과 저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배럿이 아이에게 작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습니다.
아이는 달빛처럼 밝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수줍게 손을 흔들더니 다가와 우리 앞에 앉았습니다.
"말을 못 한다던 아이가 이 아이인가 보군." 배럿이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말보다 더 깊은 대화처럼 느껴졌거든요.
배럿이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잠시 후 그는 미소 지으며 제게 작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는 그 아홉 명의 전쟁고아를 세 달 정도 돌보았습니다. 여덟 명은 떠났습니다.
소나는 남았습니다.
장례 피로연은 새벽의 요새 옆 정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배럿의 청혼을 수락하고 우리가 부부로서 서로에게 맹세했던 바로 그 백합 꽃밭입니다. 아주 오래전 일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제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딸들이 제 곁에 앉아 끝없이 이어지는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제가 기억 속으로 너무 멀리 빠져들지 않게 붙잡아주지만, 현실에 발붙이고 있기는 어렵습니다.
어깨에 훈련된 아즈라이트 독수리를 얹은 젊은 여인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그녀가 2년 전 배럿의 목숨을 구하고 전투에서 자기 오빠를 잃었던 사람이라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일어나 그녀의 두 손을 꽉 잡았습니다. "
퀸," 제가 속삭였습니다. "그와 함께할 수 있는 2년을 더 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당황한 듯 얼굴을 붉혔습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니라니요. 내게는 전부였어요. 부탁인데, 내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뭐든 말해줘요." 그녀가 말할지 말지 고민하는 동안 저는 기다렸습니다. "부탁이에요. 당신을 돕고 싶어요."
한참을 설득한 끝에 퀸이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기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이번에 새로 임명된 대원수에게 자신을 추천해 줄 수 있느냐고 머뭇거리며 물었습니다. "물론이죠."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습니다. 퀸과 제 딸들이 지금 당장 갈 필요는 없다고 만류했지만, 저는 오늘 다른 생각에 잠길 수 있다는 점이 조용히 기뻤습니다. 무언가 할 일이 생겼다는 점이요.
티아나 크라운가드는 아직 저와 아이들에게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약혼자 곁에 서서 그가 마력척결단 확장에 대한 포부를 다른 가문 귀족들에게 늘어놓는 것을 듣고 있습니다. 아무도 딱히 흥미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크라운가드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엘드레드의 말은 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다가가 조의를 표하자 크라운가드와 엘드레드 모두 돌아보았습니다. 그녀는 마치 제 남편의 죽음에 자신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 저를 안아주기까지 했습니다. "티아나," 그녀가 저를 놓아준 뒤 제가 말했습니다. "저기 퀸이라는 젊은 여인이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어 해요."
"사랑하는 레스타라, 오늘 같은 날 남을 돕는 일을 걱정해서는 안 돼." 그녀가 말했습니다. "한번은 남들이 당신을 섬기게 둬."
"당신이 그렇게 제안한다면, 저를 가장 잘 섬기는 방법은 그 젊은 여인과 이야기해 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녀'가 한때 배럿의 목숨을 구했거든요."
크라운가드는 수치심에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그녀는 3주 전 애통의 관문 전투 당시 불굴의 선봉대 대장이었지만, 차기 대원수가 되기 위해 사임해야 했습니다. 제 남편과 퍼시벨 브론즈를 지키지 못한 그녀의 선봉대였죠. 그녀가 어떻게 더 높은 직위에 올랐는지,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업무 이야기는 다음에 하죠." 그녀가 차갑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리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이죠, 티아나. 언제요?" 그녀는 이번 주 내로 전선에 복귀해야 한다는 둥 웅얼거렸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며칠 내로 당신을 찾아가야겠군요. 차 한잔할까요?"
그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전략이나 다른 편리한 핑계로 그녀의 부관 중 하나가 그녀를 끌고 갔습니다. 그녀가 사라지자 엘드레드가 제 옆으로 다가왔습니다. "도서관이라니, 대도시에 참으로 관대한 제안이군요." 그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습니다.
"네, 제 남편은 관대한 사람이었죠."
"당신의 장서 중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군요."
저는 눈을 굴렸습니다. "마력척결단은 제 저택에서 마법 서적을 단 한 권도 찾지 못할 겁니다. 그건 장담하죠."
"아, 하지만 마법에 대한 설명조차 위험할 수 있지 않습니까, 레스타라 영주님." 그의 미소가 사라지고, 눈 속의 광신을 숨기려는 듯 딱딱한 표정이 대신했습니다. "그리고 몇몇 책은 마법을... 소위 말하는 위험한 판단 결여로 참조하곤 하죠. 우리가 아는 악이 아닌 도덕적으로 모호한 마법으로요. 우리는 마법이 중립적인 힘이라고 믿게끔 데마시아인들의 정신을 타락하게 둘 수 없습니다."
"도서관을 열기도 전에 마력척결단이 제 장서를 조사해야 한다고 제안하시는 건가요?" 저는 이 남자의 뻔뻔함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마력척결단은 그런 요구를 할 권한이 없습니다. 특히 귀족에게는 말이죠. "저는 여전히 레스타라 부벨, 부벨 가문의 당주입니다. 그 이름 뒤에 숨겨진 역사를 생각하면, 왕께서 그런 일을 허락하시리라고는..."
"허락이 필요할까요? 아, 못 들으셨나?" 다시 미소가 돌아왔고, 저는 그의 뺨을 후려치고 싶었습니다. "애통의 관문을 무너뜨린 것은 녹서스의 마법사들이었습니다. 왕께서 누구를 처벌하고 싶어 하실 것 같습니까?"
"녹서스인들이죠." 저는 확신에 차 말했지만, 의심이 스멀스멀 기어올랐습니다.
엘드레드는 고개를 저으며 제 의심을 확신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마법사들입니다."
저는 소나의 악기에 대해 한동안 의문을 품었지만, 수년이 지난 후 그것이 단순한 아름다운 음악 그 이상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배럿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것도 숨긴 적이 없었고, 저는 그가 다른 귀족들처럼 마법사를 증오하고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딸이 마법을 사용한다고 의심한다는 사실을 그가 알게 되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말할 용기를 얻기까지 몇 달이 걸렸습니다. 봄이 여름으로 바뀌기 일주일 전쯤, 작약 향기가 가득한 따뜻한 밤이었습니다.
"배럿."
"음?" 그는 전장에 나가 병사들과 이야기할 준비를 하느라 자주 그랬듯 일루미네이터의 시집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든, 만약 당신이 우리 딸들에게 조금이라도 해를 가한다면, 전 당신을 떠날 거예요."
배럿이 책을 바닥에 떨어뜨렸습니다. "뭐라고?" 그가 경악하며 물었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다고 생각해서..."
"그냥 알아두라는 말이에요." 제가 말했습니다. "그럼 당신은 저와 우리 딸들을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을 테니까요."
그가 미간을 찌푸렸습니다. "무슨 일 있었어?"
저는 몸을 숙여 바닥에 떨어진 책을 집어 들고 구겨진 페이지를 펴주었습니다. 손으로 무언가 해야 했고, 남편의 얼굴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봐야 했거든요.
"저는 소나가 마법을 사용한다고 생각해요."
"...오."
제가 그를 올려다보았을 때, 그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무슨 짓을 한 거죠? 제 딸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린 걸까요? 결혼 생활을 망친 걸까요?
그가 저를 돌아보았고, 그의 눈에는 야생 동물 같은 공포가 서려 있었습니다. 그런 식의 두려움에 찬 그를 본 적이 없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알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그가 목소리를 떨며 물었습니다. "어떻게 아이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저는 그 순간보다 남편을 더 사랑한 적이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기운이 다 빠진 저를 딸들이 부축해주었고, 마지막 귀족 조문객들이 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집으로 모실까요?" 소나가 묻습니다. 아이가 저를 걱정한다는 걸 알지만, 그 슬픔이 아이에게도 큰 짐이 되었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니. ...우리가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 우리 셋이서만. 떠나기 전에." 내일 왕좌의 방이 대중에게 개방되어 조문객들로 붐비기 전에, 우리가 프라이버시를 온전히 누릴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카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왕을 찾으러 갔습니다. 자르반은 물론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시간을 가져도 좋다고 했습니다. "필요하면 문밖에 있겠소." 그가 말했습니다. 그 제안에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왕은 평생 단 한 사람만을 위해 문을 지키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그 사람은 재가 되어버렸네요. 배럿을 향한 그의 사랑은 배럿의 가족들에게도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저는 그의 안식처를 봉인한 조각 옆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밖에는 그의 옆모습을 새긴 정교한 부조와 이름, 그리고 부벨 가문의 문장이 있습니다. 데마시아 전체를 향한 공식적인 기념이죠. 하지만 저는 안쪽, 그의 유골을 마주하는 곳에는 카히나가 어릴 때 끄적였던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말 탄 두 사람 옆에서 각각 물통과 새 신발을 건네주는 배럿의 모습입니다. 아이가 사랑했던 남자의 그림이죠.
카히나가 제 옆에 무릎을 꿇고 제 뺨에 입을 맞췄습니다. "아버지를 어떻게 기릴지 생각해 봤어요."
"너는 지금처럼 멋진 여성으로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아버지를 기리는 거란다." 제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저에게서 멀어지며 무릎 위에 손을 내렸습니다. "진심이에요, 어머니."
미간을 찌푸리며, 계속 말해보라는 듯 손짓했습니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할 수 없었지만, 제가 달가워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카히나는 아버지의 무덤을 길게 응시하며 말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명을 이어나갈 거예요."
"...그분은 종군 신부였단다."
"저도 그럴 거예요. 일종의 기사로서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 카히나."
아이가 심호흡을 했습니다. 제 뱃속에 불안감이 더 커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눈부시게 미소 지었습니다. "일루미네이터 교단의 기사가 되기로 했어요."
저는 숨을 들이켰습니다.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일루미네이터 기사들은 전장에서 전쟁을 돕거나, 평화 시에는 왕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전념합니다.
너무나 헌신적이어서 결혼도 하지 않고 작위도 받지 않죠.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문제가 아니지만, 부벨 가문의 상속자인 카히나에게는...
"그건... 정말 멋진 일이구나, 얘야. 정말 멋진 소식이야." 저는 아이를 꽉 껴안았고, 제 얼굴에 드러난 걱정을 아이가 보지 못하게 애썼습니다. "아버지도 분명 너를 자랑스러워할 거야, 나처럼."
사실입니다. 그는 그랬을 겁니다.
소나가 배럿의 무덤에 있는 페트리사이트 봉인을 어루만집니다. 아이도 이 소식에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합니다. 카히나가 일루미네이터가 된다면, 남은 상속자는 소나뿐입니다.
양딸인 데다 데마시아인이 아닌 아이오니아인의 혈통을 가진 아이에게는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마력척결단이 엘드레드가 기대하는 그런 권력을 갖게 된다면 말입니다.
데마시아에 머무는 것이 너무 위험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배럿과 제가 살아있을 때 논의했던 가능성이지만, 실제로 문제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력척결단은 단 한 번도 사랑받거나 존경받은 적이 없었지만, 엘드레드가 티아나 크라운가드와 맺어진 이상 그런 평판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두 딸의 앞날을 생각하며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곧 아이들은 떠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저는 여기 남아 있겠다고, 먼저 집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작별 인사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자르반 3세가 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를 보는 것이 반가운지 짜증 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레스타라? 아직도 여기 있나?"
"네."
그는 조용히 제 옆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는 키가 큰 사람이지만, 슬픔의 무게가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자르반을 보며 늙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이제 그의 나이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기억나는군," 그가 침묵을 깨고 말했습니다. "내가 처음 배럿을 만났을 때가. 어린아이였을 때 말이지."
수년 동안 이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지만, 항상 배럿의 관점에서만 들었습니다. 왕의 이야기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습니다.
"나는 마구간에서 일하던 아이 하나에게 화가 나 있었어. 아마 내기에서 졌던 것 같은데,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었지. 나는 어린애들처럼 떼를 쓰고 있었어. 얼굴이 보라색이 될 정도로 열성적으로 소리를 질렀다니까." 그는 웃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기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배럿이 다가와서 그 damned(빌어먹을) 미소를 지으며, 대체 무슨 이유로 마구간의 어린아이를 괴롭히느냐고 물어보는 거야."
"그가 당신에게 인내심을 보일 때 짓는 그 미소 말인가요?"
"맞아. 여섯 살짜리 꼬마가 숨도 못 쉴 정도로 울고 있을 때, 가장 보기 싫은 표정이지. 그래서 나는 그에게 소리를 질렀어. '내가 누군지 아느냐?' 그랬더니 그는 당연히 안다면서, 내게 더 나은 모습을 기대했다고 차분하게 대답하더군." 그는 고개를 저었고, 그의 뺨에 눈물이 흐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때 그에게 감명을 받았어. 내가 왕자라는 사실은 상관하지 않고, 그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 말에 울음을 그치고 이름을 물었어." 이 미소는 진짜였습니다. 기억 속 소년의 모습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죠. "말했듯이, 그는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어."
저도 눈이 화끈거려 눈물이 맺혔습니다. "정말 그랬나요?"
"그게 무슨..."
"배럿은 자신의 죽음이 복수당하는 것을 원치 않을 거예요."
자르반도 제가 옳다는 것을 압니다.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것을 보니 알겠더군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죽은 이들이 원하는 방식인 건 아니오." 그가 슬픔과 강철 같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산 사람들은 살아가야 하오.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하지."
그에게 할 수 있는 말이 많았지만, 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말은 없었습니다. 자르반 3세는 내 남편처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일단 결심하면 무엇을 선택하든 그대로 행할 것이고, 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잠시 더 침묵 속에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왕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저도 더 이상 그 옆에 앉아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자르반이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대는 '그'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소, 레스타라. 그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군."
"알고 있어요. 그는 매번 내게 말해주었으니까요."
갑자기 데마시아의 왕이 일어나 저를 꽉 껴안았습니다. 그가 흐느낌을 참으려 몸을 떠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배럿은 떠났습니다. 정말로 떠나버렸습니다.
제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곧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몸속의 모든 숨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았고, 뜨거운 눈물만 남았습니다.
우리는 끔찍한 슬픔에 목이 메어 말도 못 한 채 서로를 안고 울었습니다. 그를 놓으면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얼마나 그렇게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초인지, 분인지, 시간인지도요. 하지만 결국 숨이 돌아왔고, 저는 서서 숨을 쉬며 자르반도 진정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에 대한 기억이 가물가물해." 자르반이 속삭였습니다. "내 마음은 언제나 그가 곁에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그의 웃음소리를 기록하거나 그가 심오한 말을 할 때의 방식을 기억할 이유가 없었어. 하지만... 그의 말이 필요하오, 레스타라. 그의 목소리가 다시 내 마음속에 울릴 수 있게 하는 무언가가 말이오. 제발."
잠시 생각했지만... 제가 그에 대해 가장 잘 기억하는 것들은 자르반 3세와 공유하고 싶은 기억들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들은 제 것이며, 배럿과 저 사이의 순간들, 저만의 보물들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의 말을 정확히 기억하진 못해요." 그러고는 3주 만에 처음으로, 미소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지만, 어떻게 하는지 기억해 냈습니다. "하지만 그가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그가 저를 어떻게 느끼게 했는지는 기억해요. 그리고 그것이 누군가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이겠죠. 중요한 유산은 그것뿐이니까요."
새벽의 요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소나는 복도 끝에서 자고 있는 언니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침대 밑에서 트렁크를 끌어내어 옷장을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공연할 때 입는 옷이었고, 실용적인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집을 나가는 십 대의 복장이라고 하기에는 확실히 부족했죠. 하지만 집을 떠나 혼자 살아가려면 음악과 공연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3주가 지났지만, 데마시아는 벌써 너무나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왕이 벌이려는 전쟁이 녹서스를 향한 것이 아닐 거라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녀와 같은 이들을 향한 전쟁일 테니까요... 그리고 소나는 어머니가 왕의 가장 친한 친구였던 아버지처럼 자신을 지켜줄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떠나려 했습니다. 무슨 일이 더 생기기 전에 떠나야 했습니다. 누군가 막기 전에요.
그녀는 그렇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소나는 앞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마침내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어머니는 나를 막을 수 없어.' 그녀는 에트와르의 옆면을 쓸어내리며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가 못 막게 할 거야.'
레스타라는 소나의 방 안을 한 번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손을 편안하고 익숙하게 움직이며 수화로 딸에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나도 같이 갈 거야."
소나는 자신의 침실로 걸어가는 어머니를 뒤쫓아갔습니다. "어머니, 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시잖아요!" 소나가 어머니가 자신의 손을 볼 수 있게 되자마자 필사적으로 수화했습니다.
"상관없어. 같이 갈 거야. 지금 내 짐을 챙길 거다. 일주일 내로 떠나자."
"어머니—"
레스타라는 딸에게 슬픈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소나. 네가 한 번 마음먹은 걸 내가 설득해서 꺾은 적이 있었니?"
그리고는 그렇게, 그녀가 걸어 나갔습니다.
소나는 창밖을 내다보고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에 닿고 나서야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건 불공평해.' 그녀가 생각했습니다. '떠나고 싶지 않아. 이곳이 내 집인데.'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여전히 그런가요? 아버지가 떠난 지금, 예전의 집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면 늘 그랬듯, 소나는 에트와르 앞에 앉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애절한 선율이 창밖으로 흘러나와 대도시의 거리, 요새를 지나 성벽 너머까지 메아리쳤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이들은 왜 눈물이 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소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대체 불가능한 사람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존재함으로 더 나아졌던, 이제는 그가 없기에 영원히 변해버린 조국을 위해 울었습니다.
소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울며, 연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