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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무덤(LEAGUEOFLEG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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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무덤(LEAGUEOFLEGENDS)


배경 이야기

렐은 종종 '공허'에 대해 생각했다.

물론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각은 끈질기게 파고들었고, 길은 멀었으며, 변하는 금속 군마를 타고 이 소문에서 저 소문으로 이동하는 동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 불행한 기억 속을 헤매는 것뿐이었다. 몇 시간이고 이어지는 침묵, 그리고 그 끝엔 항상 살육이 있었다.

이번에 그녀는 녹서스 영토 외곽 멀리까지 흘러 들어왔다. 국경을 넘어 비밀리에 이송 중인 또 다른 공허의 아이에 대한 소문을 쫓아서였다.

"공허." 렐이 몸서리쳤다. 그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이 밀려왔다. 그녀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몸을 웅크리며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이내 고통은 분노로, 그리고 격노로 변했다.

녹서스가 공허를 만들었고, 그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그 헤아릴 수 없는 비겁함으로, 녹서스인들은 자신들이 만든 것을 마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공허의 아이들을 멀리멀리 치워버리면, 녹서스는 다시 영광스러운 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렐은 이 추악하고 어리석은 인간들로 가득 찬, 끔찍한 나라를 증오했다. 그녀는 보람 다크윌의 팽창 전쟁을 위해 광석을 집어삼키는 황량하고 무분별하게 채굴된 산들을 혐오했다. 식량 작물을 재배하느라 지력을 다하고 바람에 노출된 채 방치된, 갈라지고 썩어가는 토양도 싫었다. 이제 이곳에는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땅 곳곳을 덮은 녹갈색 이끼와, 집채만 한 육식 도마뱀들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정말 끔찍하고 순진한 곳이군, 그녀는 생각했다. 능력주의에 집착하고 끊임없는 확장에 눈이 멀어, 자신들이 이미 어떤 괴물이 되었는지 보지도, 보려 하지도 않는 곳. 검은 장미단과 그들의 실험은 이 거대한 병폐의 한 증상일 뿐이었다. 렐은 이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다. 공허의 아이들을 구하고, 제국을 벽돌 한 장까지 모조리 파괴할 것이다. 설령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아카데미를 박살 냈던 것처럼 말이다.

그때, 바위 하나가 그녀를 덮쳤고, 잠시 모든 것이 정적에 휩싸였다.

렐은 반 친구들을 오래 알지 못했다. 유망한 아이들은 대부분 "렐의 힘을 시험한다"는 명목하에 그녀와 "시범 경기"를 치러야 했다. 렐은 훨씬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아이들이 어떤 상태가 되든, 교관들은 그들을 데려가 마력 흡수석 인장을 통해 마법을 추출해버렸고, 아이들은 영원한 '공허'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녀는 몇몇 아이들의 얼굴을 기억했지만, 나머지는 극심한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들의 잔상으로 남았다. 경기장에서의 고통부터, 자신에게 힘을 넘겨주기 위해 몇 시간씩 이어진 끔찍한 인장 이식 과정까지.

다른 학생들은 곧 렐을 두려워하게 되었고, 심지어 증오하기까지 했다. 그런 면에서 렐은 항상 혼자였다.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가브리엘은 녹서스 출신이 아니었다. 순한 눈망울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그 소년은 렐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먼 곳에서 왔다. 그는 렐을 이해해 주었고, 흙을 빚어 작은 생명체를 만드는 기묘한 마법을 부렸다. 그가 고향의 동물과 새를 만들어 렐의 눈앞에서 춤추고 놀게 하면 렐은 잠시나마 즐거워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슬퍼하는 듯 보였지만, 둘은 서로의 우정에서 위안을 찾았다. 아카데미의 가혹 행위 끝에 회복 중인 렐을 밤마다 위로해 주는 것은 가브리엘의 몫이었다.

둘이 서로 맞붙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렐은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가브리엘은 곧 닥칠 운명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둘은 한동안은 현실을 외면할 수 있었다.

렐은 자신을 죽였는지 확인하려는 무장대의 소란스러운 기척에 깨어났다.

불행히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렐은 부서진 금속 파편을 모아 군마를 일으켜 세웠다. 땅에서 솟아오른 끓는 듯한 용암석과 원철이 그녀의 손에 들린 거대한 창으로 흘러 들어갔다. 군마는 용광로 같은 열기를 뿜으며 재조립되었다. 날카로운 실루엣의 강철 군마가 형체를 갖추자 렐은 그 등에 올라탔다.

그녀는 다섯 명의 적을 확인했다. 자신을 공격했던 거대한 바위 파편을 깔고 앉은 미노타우로스와 그 외 네 명이었다. 그리고 멀리, 먼지 낀 흰색 코트를 입은 야윈 남자가 녹서스의 광활한 황야를 가로질러 허둥지둥 도망치고 있었다.

루카스 교관. 가브리엘을 아카데미로 데려왔고, 그를 앗아간 장본인.

렐은 앞길을 막는 자라면 누구든 상대했지만, 옛 교관들에겐 특별한 규칙이 있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답도 듣지 않는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렐의 군마는 마치 어둡고 먼 악몽에서 탈출한 듯 질주했다. 신의 분노가 담긴 망치처럼, 렐의 창이 길을 막아선 첫 번째 병사를 강타했다. 관통이 아닌 파쇄를 위해 만들어진 무기였다. 병사의 눈이 공포로 크게 떠졌고, 그의 헬멧이 머리와 함께 짓이겨졌다.

두 번째 전사가 렐의 군마를 찌르려 했으나, 창은 뜨겁게 달아오른 장갑판에 튕겨 나갔다. 렐이 휘두른 손에 전사는 고철과 살점이 섞인 덩어리가 되어 저 멀리 나뒹굴었다.

전보다 훨씬 기세가 꺾인 두 명의 석궁병이 서둘러 퇴각하려 했다. 렐은 공중으로 도약했고, 그녀의 군마는 분해되어 그녀의 온몸을 감싸는 두꺼운 흑철 갑옷이 되었다. 렐의 끝없는 분노가 땅을 갈랐고, 그녀는 그 파괴력과 함께 적들을 덮쳤다.

미노타우로스가 던진 바위는 잠깐의 효과는 있었을지 몰라도, 렐이 다가올수록 그의 거대한 화산암 덩어리들은 갑옷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렐은 막을 수 없는 암흑 기사처럼 그 거대한 생명체를 단 일격에 쓰러뜨렸다.

이제 시선은 옛 교관에게 향했다.

루카스는 과거 자신의 제자가 보내는 기묘한 압박감을 느꼈다. 이내 달궈진 슬래그 조각들이 그를 이끼 낀 흙바닥에서 낚아채, 렐 주변을 소용돌이치는 파편 폭풍 속으로 끌어당겼다. 금속과 열기, 증오로 가득 찬 폭풍 속에서 그가 최후의 순간에 남긴 말은 겁에 질린 비명뿐이었다. "가브리엘은 캠프에 있다!" 렐은 즉시 루카스를 짓눌러버렸다. 그의 부서진 몸은 땅 깊숙이 처박혔고, 바실리스크조차 시체를 파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폭풍이 멈추고 슬래그가 바닥으로 떨어지자, 다시 모든 것이 정적에 잠겼다.

교관의 마지막 말대로, 가브리엘은 풀이 무성한 계곡의 텐트 안에 숨겨져 있었다. 지반이 무너져 내린 낮고 넓은 웅덩이, 캠프를 숨기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하지만 렐이 그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이 끊어진 후였다. 굶주림 때문이었다.

공허화는 단순히 대상의 마법만 빼앗는 것이 아니었다. 영혼을 완전히 산산조각 내어, 욕망도 없고 말도 거의 하지 못하며, 기억도 꿈도 없는 멍한 껍데기만 남겨두었다. 소수는 누군가 먹여줘야 했지만, 장미단 소속 무장대원 중 일부는 귀찮다는 이유로 이들을 방치하곤 했다.

렐은 가브리엘을 내려다보았다. 한때 자신이 고통받을 때면 작은 동물들을 땅에서 솟아나게 해 웃음을 주던 소년은 이제 캔버스 천에 감싸여 있었다. 렐은 창을 땅에 꽂고, 다크 메탈을 손에서 떼어내 소년의 몸을 완전히 덮었다. 친구의 마지막을 기리는 소박하지만 파괴할 수 없는 무덤. 그 위에는 영원히 강철로 굳어버린 작은 동물들이 장식되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그곳을 떠났다. 한때의 가브리엘을 기억하려 애썼지만, 렐의 눈앞에 보인 것은 죽은 자들을 뜯어먹는 바실리스크와, 창백한 여자의 목을 쥐고 있는 자신의 주먹뿐이었다.

참고 문헌 / References


L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