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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삶이다(LEAGUEOFLEG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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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곧 삶이다


배경 이야기

녹서스의 밤은 결코 고요하지 않았다.

제국 전역에서 온 수천 명의 사람을 한곳에 몰아넣고 조용하기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가에 설치된 천막에서는 자가야 영지에서 온 사막 행진곡이 흘러나왔고, 근처 레코너(검투사) 투기장에서는 칼과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벽으로 둘러싸인 우리에 갇힌 드레이크하운드들은 북쪽 도살장에서 풍기는 가축의 피 냄새를 맡고 울부짖었다.

술 취한 병사들의 고함과 어둠 속에서 가장 장사가 잘되는 거리 노점상들의 호객 소리 위로, 과부가 된 배우자나 슬픔에 잠긴 어머니, 악몽에 시달리는 참전 용사들의 울음소리가 매일 밤 합창처럼 이어졌다.

아니, 녹서스의 밤은 결코 고요하지 않았다.

이곳을 제외하고는.

녹서스의 이 구역은 죽은 듯이 조용했다.

마우라는 녹서스의 밤 소음이 잦아드는 것을 느끼며 붓과 물감, 목탄이 든 가방을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소리가 사라진 것이 너무나 갑작스럽고 충격적이어서, 그녀는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거리 한복판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거리는 모르토라, 즉 '철문'이라고 불리는 녹서스의 오래되고 부유한 지구에 있었으나, 그 외에는 별다른 점이 없었다. 보름달빛이 불규칙한 조약돌 바닥에 반사되어 마치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것처럼 번뜩였고, 양옆의 건물들은 숙련된 석공의 손길이 느껴지는 석재로 튼튼하게 지어져 있었다. 마우라는 골목 끝에 있는 높은 사당을 보았다. 그곳에는 갑옷을 입은 세 인물이 기둥이 늘어선 아치형 구조물 안에서 흑요석으로 된 늑대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자, 마우라는 어둠 속에서 칼을 차고 기도하는 자들의 주목을 끄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어둠 속에 나와 있는 것은 옳지 않았다.

타보는 그녀에게 가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그녀는 그의 눈에서 뱀을 보았다. 그를 움직이게 한 것은 그녀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질투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항상 자신이 작은 모임 안에서 최고의 화가라고 믿어왔다. 이번 의뢰를 자신이 아닌 그녀가 맡게 된 것은 그에게 큰 상처였다. 그들이 함께 쓰는 화실에 깔끔하게 접힌 우아한 서신이 도착했을 때, 세리스와 콘라드는 기뻐하며 그녀에게 모든 것을 기억해달라고 빌었지만, 주르카는 그저 붓을 잘 닦아두라고만 말했다.

"그와 대화할 수 있을까?" 항구 너머로 밤을 알리는 종소리가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마우라가 문을 열며 나가려 하자 세리스가 물었다. 어둠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생각에 마우라는 공포와 흥분이 교차했다.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으니, 대화할 수 있겠지." 마우라는 어두운 하늘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자연광이 없을 테니 어떤 화풍을 원하는지 의논해야 해."

"밤에 초상화를 그리겠다는 게 이상하지 않아?" 콘라드가 담요를 망토처럼 두른 채 잠을 쫓으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어떨까?" 세리스가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겠지." 타보가 낡은 베개를 뭉쳐 던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는 신이 아니야. 그냥 사람이라고. 이제 다들 좀 조용히 할래? 나 좀 자자."

세리스는 마우라에게 달려와 입을 맞추었다. "행운을 빌어." 그녀가 킥킥거리며 말했다. "돌아와서 모든 걸 말해줘... 아무리 지저분한 이야기라도."

마우라의 미소가 흔들렸지만,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약속할게."

새로운 후원자의 저택으로 가는 길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최종 목적지뿐만 아니라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정확한 경로까지 말이다. 마우라는 배고픔에 허덕이거나 의뢰비가 모자라 화실 주인에게 쫓겨나 돈을 벌 때까지 거리를 헤매며 며칠씩 보낸 적이 있었기에 수도의 지리는 훤히 꿰뚫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그녀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다. 물론 이 저택이 여기 있다는 사실은 알았다. 녹서스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사는 곳을 알았지만, 실제로 가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우라는 마치 새로 정복된 땅의 낯선 도시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거리는 익숙하지 않았고, 좁고 위협적이었다. 마치 골목을 돌 때마다 벽이 점점 조여와 그녀를 짓누를 것만 같았다. 그녀는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적막 속에서 서둘러 길을 걸었다. 무언가 밝은 빛—경계초소의 등불이나, 밤늦게 찾아올 연인을 위해 윗 창가에 켜둔 낮은 촛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달빛 외에는 아무런 조명도 없었다. 뒤에서 들리는 부드러운 발소리나 기대에 찬 숨소리 같은 것이 들려올 때마다 그녀의 심장 박동과 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날카로운 모퉁이를 돌자, 마우라는 중앙에 분수가 졸졸 흐르는 원형 광장에 들어섰다. 공간이 좁아 사람들이 밀착해 살아가며 공간이 매우 귀한 이 도시에서 이런 사치는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달빛에 은색으로 빛나는 분수대를 돌며 조각된 중앙 장식의 사실적인 묘사에 감탄했다. 조잡한 철을 두드려 만든 그 형상은 두꺼운 전쟁 갑옷을 입고 가시 돋친 철퇴를 든 머리 없는 전사였다.

동상 목에서 물이 쏟아져 내렸고, 마우라는 그것이 누구를 형상화한 것인지 깨닫고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녀는 서둘러 분수를 지나 붉은 맥이 있는 검은 대리석 벽에 세워진, 잘 말린 은나무로 만든 이중 문으로 향했다. 서신에 적힌 대로 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마우라는 그 무거운 문틈 사이로 몸을 밀어 넣었다.

성벽 안쪽의 저택은 처음 보는 종류의 창백한 돌로 지어져 있었다. 녹서스의 많은 웅장한 건축물처럼 거대하면서도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또한 자세히 살펴볼수록 특정 양식을 따르지 않고 수 세기에 걸쳐 유행했던 여러 건축 양식이 뒤섞인 것처럼 보였다.

이런 기이함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본채 위에 솟아 있는 거친 돌탑이었는데, 이 부분만큼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마치 저택이 고대 샤먼의 소굴을 감싸고 지어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다소 부조화스러워야 했지만, 마우라는 오히려 제국의 지나간 시대를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그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창문은 덧문이 닫힌 채 어두웠고, 유일하게 보이는 빛은 탑 꼭대기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붉은 빛뿐이었다.

그녀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나무와 세심하게 설계된 수로, 이국적인 향기와 놀라울 정도로 선명한 색을 가진 기묘한 꽃들이 심어진 정원의 자갈길을 따라 걸었다. 이것은 밖의 넓은 광장과 함께 엄청난 부를 암시하고 있었다. 자신이 이 일에 선택되었다는 생각에 그녀의 온몸에 기분 좋은 따스함이 퍼졌다.

기이한 무늬의 날개를 가진 수백 마리의 형형색색 나비들이 꽃 사이를 날아다녔다. 가볍고 연약한 존재들이지만, 이토록 아름답고 기적 같은 변신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라니. 마우라는 밤에 나비를 본 적이 없었기에, 하나가 손바닥에 내려앉자 기쁨에 웃음을 터뜨렸다. 가늘고 긴 몸의 형태와 펼친 날개의 무늬는 녹서스의 모든 깃발에 그려진 날개 달린 칼 문장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했다. 나비는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 버렸다. 마우라는 그 나비가 다른 나비들과 함께 원을 그리며 날아오르는 것을 보며, 이렇게 희귀하고 경이로운 생물들을 많이 본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녀는 지나가면서 손가락으로 알록달록한 잎사귀들을 스치며, 손끝에 달라붙은 향기를 만끽했다. 달빛에 반짝이는 꽃가루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녀는 특히 아름다운 꽃—숨이 멎을 정도로 밝은 불꽃 같은 붉은 꽃잎을 가진 꽃—곁에서 멈춰 섰다.

그녀가 슈리마산 진사나 필트오버산 황토로 섞어본 어떤 빨간색도 이런 광택을 낸 적은 없었다. 값비싸기로 악명 높은 아이오니아산 진홍색조차 비교하자면 칙칙할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하려는지 고민하며 아랫입술을 깨물더니, 가장 가까운 식물에서 꽃잎 몇 장을 땄다. 그러자 꽃의 남은 꽃잎들은 즉시 안으로 말려 들어갔고, 줄기는 마치 공포에 질린 듯 그녀에게서 멀어졌다. 마우라는 끔찍한 죄책감을 느끼며 누군가 보고 있지는 않은지 저택을 올려다보았지만, 덧문은 굳게 닫힌 채 빛 한 점 없었다.

현관문이 열려 있었고, 그녀는 문턱에 멈춰 섰다. 서신에는 들어가라고 적혀 있었지만, 막상 그곳에 다다르니 마우라는 기묘한 주저함을 느꼈다. 혹시 이것이 말 못 할 운명으로 유인하려는 함정은 아닐까?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지나치게 복잡한 방식 같았다. 그런 생각은 터무니없어 보였고, 마우라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기회가 될지도 모르는 일을 눈앞에 두고 두려움에 사로잡힌 자신을 꾸짖었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문턱을 넘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은 어둡고 무거운 목재로 천장이 아치형을 이루고 있었고, 그 사이 공간에는 제국의 피비린내 나는 초기 역사를 그린 벽화들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마우라의 좌우로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긴 복도가 펼쳐져 있어 무엇이 전시되어 있는지 알기 어려웠다. 길고 구불구불한 계단이 윗층 메자닌과 넓은 아치형 통로로 이어졌지만, 그 너머는 알아볼 수 없었다. 현관은 이젤 위에 천으로 덮인 커다란 캔버스를 제외하면 거의 비어 있었다. 마우라는 이곳이 자신이 그림을 그릴 장소인가 싶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렇지 않기를 바랐다. 이곳의 빛은 초상화 작업에 적합하지 않았다. 달빛이 헤링본 바닥에 고인 곳은 밝았지만, 다른 곳은 마치 빛이 그 구석으로 다가가는 것을 거부하는 듯 완전히 어두웠다.

"계세요?" 그녀가 말하자 목소리가 현관 전체에 울려 퍼졌다. "편지를 받았는데요..."

그녀의 말은 맴돌았고, 마우라는 한밤중의 이 기묘한 저택에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며 기척을 찾았다.

"계십니까?" 그녀가 다시 물었다. "아무도 없나요?"

"여기에 있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우라는 깜짝 놀랐다. 교양 있고 남성적인,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목소리는 위에서 흘러내리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그녀의 귓가에서 숨결처럼 속삭이는 듯했다.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아무도 없었다.

"당신이 블라디미르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그렇다." 그가 대답했다. 마치 그 이름 자체가 고통의 근원인 듯, 깊은 우울함이 실린 목소리였다. "네가 바로 그 화가로구나."

"네. 맞아요. 제가 화가예요." 그녀가 덧붙였다. "제 이름은 마우라 베체니아입니다. 화가예요."

그녀는 자신의 서투른 행동을 자책했지만, 곧 그의 마지막 말이 질문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좋다. 오랫동안 너를 기다렸다."

"아, 죄송합니다, 선생님. 항구의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떠나지 말라고 하셔서요."

"정확히 그렇게 적었지. 그리고 너는 정확히 와야 할 시간에 도착했다." 블라디미르가 말했고, 이번에는 그림자 속에서 더 깊은 검은색의 일렁임을 본 것 같았다. "너무 오래 지체한 것은 나다. 너와 같은 이를 부르기를 너무 오래 미뤘군. 허영심은 우리 모두를 바보로 만들지, 그렇지 않나?"

"그게 허영심인가요?" 마우라는 부유한 후원자들이 아첨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에 물었다. "아니면 당신의 외모에 담긴 진실을 포착할 적절한 순간을 기다린 걸까요?"

위에서 웃음소리가 흘러내렸다. 마우라는 그가 자신의 말을 재미있어하는 것인지, 아니면 비웃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 질문은 매번 듣는 변형이군." 블라디미르가 말했다. "그리고 진실에 관해서라면, 뭐, 그건 변하기 쉬운 것이지. 말해봐, 내 정원은 마음에 들었나?"

마우라는 그 질문에서 함정을 느끼고 잠시 주저하다 대답했다.

"네." 그녀가 말했다. "녹서스의 흙에서 그렇게 아름다운 것을 기를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기를 수 없다." 블라디미르가 냉소적인 즐거움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척박한 흙은 오직 가장 강인한 것들만을 생산해내지. 다른 모든 것을 몰아내고 멀리 퍼져나가는 것들 말이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도 아름답다고 부를 수는 없어. 네가 죽인 그 붉은 꽃은 나이트블룸이었다."

마우라의 입안이 바짝 말랐지만, 블라디미르는 그녀가 한 행동에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나이트블룸은 한때 동쪽 섬들에 자생하던, 보기 드문 아름다움과 깨달음이 깃든 축복받은 식물이었다." 그가 말했다. "모든 필멸자의 노력이 결국 그러하듯 그곳이 파괴되기 전까지 나는 그곳에서 잠시 살았지. 나는 변덕스러운 자연의 정령이 보살피던 숲에서 씨앗을 가져와 발로란으로 돌아왔고, 피와 눈물을 섞어 그것들을 기를 수 있었다."

"피와 땀, 눈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나의 소중한 이여, 꽃을 기르는 데 땀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마우라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그의 목소리에 담긴 음악적인 운율은 매혹적이었다. 그녀는 밤새도록 그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마우라는 블라디미르의 목소리가 가진 벨벳 같은 매력을 떨쳐내고 덮인 캔버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그림을 그릴 곳이 저곳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아니." 블라디미르가 말했다. "그건 그저 나의 첫 번째일 뿐이다."

"첫 번째 뭐를 말씀하시는 거죠?"

그녀가 덮인 천을 걷어 올리자 그가 말했다. "나의 첫 번째 삶이다."

그림은 시간이 흐르며 빛에 색이 바래고 붓놀림이 평평해져 있었다. 하지만 그림 속 이미지는 여전히 강렬했다. 성인이 되기 직전의 젊은 남자가 고풍스러운 청동 갑옷을 입고 사악하게 휘어진 낫날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있었다. 세부적인 묘사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소년의 푸른 눈은 여전히 꿰뚫어 볼 듯 밝았다. 얼굴은 비정상적으로 잘생겼고 대칭을 이루고 있었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 모습이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우라가 가까이 다가가자 젊은 남자 뒤로 군대가 보였다.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대하고, 현실이라고 하기엔 너무 짐승 같은 거구의 전사들이었다. 그들의 윤곽과 생김새는 세월에 흐려져 있었고, 마우라는 그것이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게 당신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직접 나타나 초상화에 대해 설명해주기를 바라면서.

"한때, 아주 먼 옛날에 그랬지." 블라디미르가 말했고, 마우라는 그의 목소리에 서린 얼음 같은 차가움을 느꼈다. "나는 신들이 서로 전쟁을 벌이던 시대에 사라진 왕국의 불필요한 상속자였다. 필멸자들은 그들의 세계적인 분쟁 속에서 장기말에 불과했고, 아버지가 살아있는 신에게 무릎을 꿇어야 할 때 나는 왕실 인질로 바쳐졌다. 이론적으로는 내 목숨이 위협받는다는 사실로 아버지의 충성심을 보장받으려 했던 것이지. 아버지가 새로운 주인과의 믿음을 저버리면 나는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모든 약속이 그렇듯, 그것 또한 허울뿐이었다. 그는 나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맹세를 깨뜨렸다."

블라디미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기이하고 환상적이었다. 마치 밤에 화실 지붕에서 서로 무서운 이야기를 나눌 때 콘라드가 들려주던 슈리마의 신화 같았다. 콘라드의 이야기는 도덕을 가르치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지만, 이것은 달랐다. 여기에는 진실의 무게가 실려 있었고, 감상주의로 오염되지 않은 무언가가 느껴졌다.

"그런데 당신의 주인은 당신을 죽이는 대신 다른 재미있는 생각을 했지. 적어도 그에게는 재미있는 일이었어. 그는 내게 아버지의 왕국을 상대로 군대를 이끌 기회를 주었고, 나는 기꺼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는 아버지의 도시를 파괴하고 그의 머리를 주인에게 바쳤다. 나는 목줄을 찬 충직한 사냥개였던 셈이지."

"당신 자신의 사람들을 파괴했다고요? 왜요?"

블라디미르는 그녀의 질문이 진지한지 확인하려는 듯 잠시 멈췄다.

"신-전사들이 오지 않았더라도 아버지의 왕국은 결코 내 것이 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말했다. "그에게는 이미 다른 아들들과 후계자들이 넘쳐났고, 나는 내 권리를 주장할 때까지 살아남지 못했을 테니까."

"주인은 왜 당신에게 그런 짓을 시킨 거죠?"

"나는 그가 내 안에서 위대함의 불꽃이나, 단순한 필멸자 그 이상이 될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블라디미르가 그녀의 등골에 따스한 전율을 일으키는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지만 아마도 그는 그저 인간 애완동물에게 재주를 가르치는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을 뿐이겠지. 유랑 광대가 돈을 벌기 위해 원숭이에게 춤을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야."

마우라는 그림 속 젊은 남자의 이미지를 다시 보았다. 이제 그의 눈 속에 더 깊게 도사린 어둠이 보였다. 아마도 잔혹함의 기미, 곪아 터진 쓰라림의 번뜩임 같은 것이었다.

"그는 당신에게 무엇을 가르쳤나요?" 마우라가 물었다. 답을 듣고 싶은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알아야만 했다.

"주인의 종족은 죽음을 거스르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살과 피, 뼈를 가장 경이로운 형태로 조각하는 힘이지." 블라디미르가 계속했다. "그는 내게 자신의 예술 일부를 가르쳐주었는데, 마법을 마치 숨 쉬듯 자연스럽게 부리더군. 하지만 가장 단순한 주문 하나를 익히는 데도 내 모든 지성과 의지를 쏟아부어야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필멸자들에게 그런 비밀을 가르치는 것은 죽음의 형벌을 받을 만큼 금기시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주인은 자신의 종족이 가진 관습을 비웃는 것을 즐겼지."

블라디미르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웃음소리가 주위에 메아리쳤지만, 소리에는 즐거움이 없었다.

"그는 관습에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고, 결국 그것이 그의 파멸이 되었다."

"그가 죽었나요?" 그녀가 물었다.

"그래. 그의 종족 중 하나가 배신했을 때, 그들이 이 세상을 지배하던 힘은 깨어졌다. 주인의 적들이 그를 물리치기 위해 연합했고, 그는 나에게 군대를 이끌어 방어하게 했다. 대신 나는 그를 죽이고 그의 힘을 일부 마셨다. 그가 수년간 내게 가한 수많은 잔혹함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긴 여정의 첫걸음이었다. 축복이자 저주인 동시에, 피로 얼룩진 선물이었지."

마우라는 블라디미르의 말투에서 희열을 느꼈지만, 동시에 슬픔도 느꼈다. 마치 이 살인이 그의 영혼에 새긴 상처가 결코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그가 이 살인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그녀의 감정을 조종하려는 것일까?

그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은 그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지." 블라디미르가 말했다. "이것은 분명 중요하지만, 내게 쌓인 수많은 삶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삶을 영원히 기록하고 싶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시작하기 전에 내가 지난 세월 동안 경험한 다른 삶들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림자를 드리우던 어둠이 부드럽고 검은 파도처럼 물러가자 마우라는 계단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녀는 입술을 핥았다. 방금 자신의 아버지와 괴물 같은 스승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블라디미르라는 남자와 이 메아리치는 저택에 단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주저하나? 정말로?" 그가 말했다. "여기까지 왔지 않나. 나는 이미 내 영혼의 많은 부분을 너에게 드러냈다."

마우라는 그가 계단을 올라오라고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만으로도 떠나서 친구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했다. 하지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블라디미르의 관심의 중심에 서서 그의 시선을 느끼는 것에 전율을 느꼈다.

"내게 오너라." 그가 계속 말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보아라. 그러고 나서 만약 그 일이 너무 과하다고 느껴져 떠나기로 한다면, 막지 않겠다."

"아니요." 그녀가 말했다. "모든 것을 알고 싶어요."

메자닌 꼭대기의 아치형 통로는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운 검은 돌 복도로 이어져 마우라의 숨을 멎게 했다. 어두운 벽에는 칠을 한 나무판들이 줄지어 고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판들에는 수천 마리의 나비가 날개를 펼친 채 꽂혀 있었다.

슬픔이 마우라를 스쳤다. "이게 뭐죠?"

"내 수집품 중 하나다." 블라디미르의 목소리가 어디서도, 동시에 어디서나 들려왔다. 그것은 그녀를 복도 끝으로 이끌었다.

"왜 그들을 죽였나요?"

"연구하기 위해서다. 다른 이유가 있겠나? 이 생물들은 너무 짧은 삶을 살지. 잠시 앞당겨 끝내는 것은 큰 손실이 아니다."

"나비들은 동의하지 않을걸요."

"하지만 각 죽음이 내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는지 보아라."

"무슨 뜻인가요?"

"정원에서 본 나비들 말인가? 그것들은 자연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에 유일한 것이지. 의지와 지식으로 나는 새로운 종 전체를 창조해냈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신들처럼, 내가 살고 죽을 것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마우라는 가장 가까운 곳에 꽂힌 나비에게 손을 뻗었다. 날개 윗부분에 선명한 진홍색 원이 그려진 나비였다. 그녀의 손가락이 곤충의 몸에 닿자마자 날개가 부서졌고, 나머지는 마치 오래된 페인트 가루처럼 바스러졌다.

찬 바람이 마우라를 지나쳐 불었고, 그녀는 당황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고정되어 있던 표본들이 일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의 나비가 재가 되어 가루로 변했고, 불씨가 꺼진 화로에서 피어오르는 재처럼 공중에서 흩날렸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복도를 달려 내려갔고, 얼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손을 휘둘렀다. 옷 아래 피부가 따끔거렸고, 곤충의 시체 가루가 입안에서 씹히는 느낌에 침을 뱉었다. 귀 안으로도 가루가 파고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멈춰 서서 소리와 빛의 질감이 변하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얼굴과 옷에서 가루를 털어내자 넓은 원형 방에 들어와 있었다.

마우라는 잠시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보고 옷에 묻은 먼지를 마지막으로 털어냈다. 방의 벽은 원시적인 방식으로 깎인 돌이었고, 그녀가 고대 탑의 밑바닥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칠게 다듬어진 계단이 벽면을 따라 나선형으로 위로 뻗어 있었고, 위쪽 어딘가에서 기묘한 루비색 빛이 일렁이며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공기 중에는 제국의 끝없는 갑옷과 무기에 대한 갈망을 채우기 위해 쉼 없이 돌아가는 거대한 용광로에서 풍기는 뜨거운 철 냄새가 났다.

원형 벽면에는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방을 한 바퀴 돌며 그림들을 하나씩 살폈다. 액자의 형태나 화풍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조잡한 추상화부터 캔버스 속 인물의 붓질 사이로 실제 얼굴이 갇혀 있는 듯 생생한 초상화까지 다양했다. 그녀는 수 세기 전에 살았던 거장들의 작품 스타일도 알아보았다.

현관의 그림이 한창때의 젊은 남자를 그린 것이라면, 이곳의 그림들은 같은 인물이지만 생의 아주 다른 시기들을 담고 있었다.

중년 시절의 그는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찼지만 눈빛에는 쓰라림이 서려 있었다. 또 다른 초상화는 너무나 늙고 병든 노인의 모습이라 마우라는 그가 살아있을 때 그려진 것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또 다른 그림은 상아색 돌로 된 거대한 동상 앞에서의 큰 전투 직후, 피투성이가 된 채 상처 입은 모습을 묘사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이 다 당신일 수 있죠?" 그녀가 물었다.

붉은 빛의 일렁임 속에서 대답이 흘러내렸다.

"나는 너처럼 살지 않는다. 내 스승의 피에 담긴 선물이 나를 영원히 바꾸어 놓았지.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네. 그러니까, 이해한 것 같아요."

"주변의 그림들은 내 여러 삶의 순간들이다. 모두가 위대한 순간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 대부분은 평범한 화가들에 의해 그려졌다. 내 존재 초기에는 나의 모든 행위가 그런 기념비적인 가치가 있다고 오만하게 믿었지만, 이제는..."

"이제는요?" 그가 말을 잇지 않자 마우라가 물었다.

"이제 나는 세계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에 선 순간에만 나의 삶을 캔버스에 담는다. 계단을 올라가 보아라.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

마우라는 방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어느새 계단 앞에 도착해 있었다. 마치 그녀의 모든 걸음이 이 지점으로 이끌어온 것 같았다. 오늘 밤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붓을 잡고 크렉소르에 있는 어머니의 농장에서 동물들을 그렸던 그 순간부터 말이다.

"왜 저인가요?" 그녀가 물었다. "왜 제가 여기에 있죠? 녹서스에는 저보다 나은 화가들이 많은데."

낮은 웃음소리가 그녀 주위를 맴돌았다.

"정말 겸손하군. 그래, 너보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화가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블라디미르가 말했다. "질투심 많은 네 동료 타보는 너보다 원근법을 더 잘 이해하지. 젊은 세리스의 색채 활용은 뛰어나고, 무뚝뚝한 주르카는 작품을 끝없이 매혹적으로 만드는 세밀함을 가지고 있다. 물론 콘라드는 그저 취미 수준을 넘지 못할 테지만, 너도 알고 있지 않나."

"제 친구들을 아시나요?" 그녀가 말했다.

"물론이지. 내가 너를 무작위로 선택했다고 생각했나?"

"모르겠어요. 어떻게 저를 선택하셨죠?"

"그토록 변혁적인 순간을 포착하려면, 자신의 심장과 영혼을 작품에 쏟아부을 수 있는, 진정으로 그 이름에 걸맞은 예술가가 필요했다. 그것이 네가 여기에 있는 이유다, 마우라 베체니아. 너의 붓질 하나하나에는 너의 개인적인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캔버스 위 모든 자국과 색채의 선택에는 의미가 있지. 너는 그림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안의 삶을 포착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영혼 일부를 바친다."

마우라는 이전에도 후원자들의 아첨이나 동료 화가들의 빈말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블라디미르의 말은 지극히 진실했다. 그는 모든 단어에 진심이었고, 그런 인정을 듣자 그녀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왜 지금인가요? 당신의 초상화를 그리고 싶어 할 만큼 지금 이 순간이 특별한 이유가 뭐죠? 뭐라고 하셨더라, 세계의 전환점에만 그림을 남기신다고 했죠..."

블라디미르의 목소리가 말할 때마다 그녀를 휘감는 듯했다.

"그 전환점이 바로 지금이다.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다. 마우라. 강철 망령을 불멸의 요새에서 몰아내기에 충분한 시간, 그 뒤를 이은 수많은 통치자가 형제들의 시체를 밟고 권력을 차지하다 배신과 야망으로 무너지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제국의 심장에 도사린 암세포—오래되고 부패한 흙에 뿌리를 둔 한밤중의 꽃을 알기에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지. 우리는 춤을 추었다, 그녀와 나는... 오, 수 세기 동안 피 속에서 춤을 추었지만, 이제 음악의 템포가 바뀌었고 춤은 끝을 향해가고 있다. 내가 그들 사이를 걷는 이 바보들의 행진, 이 삶... 다가올 일에 적합하지 않아."

"이해가 안 돼요. 대체 무엇이 다가오고 있는 거죠?"

"그 이전의 거의 모든 시기라면 확신을 가지고 답할 수 있었겠지." 블라디미르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나도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다가올 일을 맞이하기 위해 나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것뿐. 나는 너무 오랫동안 수동적이었고, 아첨꾼과 추종자들이 내 모든 변덕을 받아주도록 내버려 두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내 것을 차지할 준비가 되었다. 오랫동안 거부당했던 것, 나만의 왕국 말이다. 이것이 불멸이다, 마우라. 나와 너의 것이지."

"불멸...?"

"그렇다. 전사의 업적과 예술가의 기예를 통해 불멸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겠나? 그들이 남긴 유산은 필멸자의 나약한 생애를 넘어 살아남는다. 데마시아는 그들이 교조적으로 신봉하는 무의 원칙을 세운 전사들을 숭배하지.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위대한 문학 작품은 여전히 공연되고, 룬 전쟁 이전 대리석 블록에서 자유를 얻은 조각상들은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여전히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마우라는 이 계단을 오르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최종적인 무언가에 헌신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느꼈다. 얼마나 많은 다른 예술가가 지금 그녀가 서 있는 이 자리에 서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발을 들어 첫 번째 계단을 내디뎠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다시 내려왔을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뒤를 돌아 떠나갔을까?

마우라는 지금 떠날 수 있었다. 그 사실만은 확실했다. 블라디미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떠나기로 한다면, 화실로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늑대나 양이 자신을 데리러 올 때까지, 놀라운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었던 이 한 번의 기회를 잡을 용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남은 날들을 어떻게 견디겠는가?

"마우라." 블라디미르가 불렀고, 이번에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바로 그녀 앞에서 들렸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가 그곳에 있었다.

위에서 쏟아지는 붉은 빛을 등진 그의 형상은 가늘고 우아했다. 하얀 머리카락이 뒤로 휘날렸고, 진홍색 날개를 가진 나비 떼가 공중을 가득 채웠다.

한때 선명한 파란색이었던 그의 눈은 이제 타오르는 붉은색이었다.

그 눈은 그녀의 심장 박동과 박자를 맞춰 일렁였다.

그가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가늘고 긴 손가락은 우아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손톱은 반짝이는 발톱처럼 길었다.

"그러니, 불멸이 우리의 유산이 될 것인가?" 블라디미르가 물었다.

"네." 그녀가 대답했다. "그렇게 될 거예요."

마우라는 그의 손을 잡았고, 그들은 함께 계단을 올라 진홍빛의 장막 속으로 사라졌다.

참고 문헌 / References


L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