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보로스(LEAGUEOFLEGENDS)
배경 이야기
나서스는 태양을 마주하기를 거부하며 밤길을 걸었다. 소년이 그의 뒤를 따랐다.
그는 얼마나 오래 그곳에 있었던가?
이 괴물 같은 방랑자를 목격한 필멸자들은 모두 도망쳤으나, 오직 그 소년만은 예외였다. 둘은 슈리마의 지나간 역사를 따라 함께 길을 헤쳐 나갔다. 스스로 선택한 고립은 나서스의 의식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사막의 바람이 굶주린 그들의 몸 주위를 울부짖으며 지나갔다.
"나서스, 보세요. 모래 언덕 너머를요." 아이가 말했다.
별들은 메마른 대지를 가로지르는 두 사람의 여정을 인도했다. 늙은 자칼은 더 이상 초월체의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황금빛 기념비들은 과거와 함께 파묻혀 버렸다. 이제 낡은 천을 두른 은둔자가 된 나서스는 헝클어진 털을 긁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피리 부는 자로군." 나서스가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곧 계절이 바뀔 것이다."
나서스는 소년의 작은 어깨에 손을 얹고 햇볕에 그을린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서 그는 여행으로 지치고 닳아버린, 슈리마 혈통 특유의 부드러운 선과 곡선을 보았다.
언제부터 네가 걱정하는 게 당연해졌지? 곧 너에게 머물 곳을 찾아주마. 멸망한 제국의 폐허를 떠도는 것은 아이가 살 삶이 아니다.
이것이 우주의 본질이었다. 짧은 순간들이 펼쳐져 존재의 끝없는 순환을 이룬다. 그 심오한 철학은 그를 짓눌렀지만, 그것은 스스로 짊어진 끝없는 죄책감의 무게에 돌 하나를 더 얹는 것 이상이었다. 사실, 소년이 계속 따라오도록 둔다면 그는 필연적으로 변하게 될 터였다. 후회가 폭풍우 전야처럼 나서스의 미간을 어둡게 물들였다. 하지만 이 동행은 고대 영웅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채워주고 있었다.
"동트기 전에 점성술사의 탑에 도착할 수 있어요. 하지만 기어올라가야 해요." 소년이 말했다.
탑은 가까웠다. 나서스는 손을 뻗어 절벽을 기어올랐다. 하도 자주 오른 길이라 손을 딛는 위치를 완벽히 외우고 있었기에, 그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대담하게 움직였다. 소년은 그의 곁에서 날렵한 몸으로 울퉁불퉁한 바위의 틈새를 모두 이용하며 기어올라 왔다.
내가 죽음에 굴복한다면 이 순진한 아이는 어떻게 될까? 그 생각이 나서스를 괴롭혔다.
안개 자락이 절벽 상부의 바위 틈을 훑고 지나갔다. 마치 작은 산길처럼 바위 사이를 가로질렀다. 소년이 먼저 꼭대기로 뛰어올랐고, 나서스가 그 뒤를 따랐다.
멀리서 금속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고, 자욱한 안개 사이로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그들은 익숙한 방언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서스는 상념에서 깨어났다.
점성술사의 탑에 있는 우물은 가끔 유랑민들을 불러 모으곤 했지만, 춘분 무렵에 이렇게 가까이 접근한 적은 없었다. 소년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서 있었고, 그 공포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불빛은 어디 있죠?" 소년이 물었다.
말 울음소리가 밤하늘을 찢고 울려 퍼졌다.
"누구냐?" 소년이 물었다. 그 말이 어둠을 뚫고 퍼져 나갔다.
등불이 켜지며 일단의 기마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용병들이다. 약탈자들이야.
자칼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는 일곱 명의 기마병을 보았다. 그들이 찬 굽은 칼은 칼집에 들어 있었으나, 그들의 눈빛에는 무예를 익힌 자 특유의 간교함이 서려 있었다.
"관리인은 어디 있느냐?" 나서스가 물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잠들었습니다. 저녁 날씨가 서늘해 일찍 휴식을 취하더군요." 기마병 중 하나가 대답했다.
"늙은 자칼이여, 내 이름은 말루프다." 다른 기마병이 말했다. "우리는 황제 폐하의 명을 받고 왔다."
나서스가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찰나의 분노가 스쳤다.
"그가 인정을 바라는가? 그렇다면 말해주겠다. 이 몰락한 시대에 황제란 없다." 나서스가 말했다.
소년이 도전적으로 앞으로 나섰다. 어둠의 사자들은 등불 뒤로 물러났다. 긴 그림자가 그들의 방어 태세를 가렸다.
"메시지만 전하고 떠나라." 아이가 말했다.
말루프는 말에서 내려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투박한 손을 셔츠 안으로 넣어 두꺼운 검은 사슬에 묶인 검은색 부적을 꺼냈다. 그 금속의 기하학적 형태를 보자 나서스의 마음속에 마법과 파괴의 기억이 떠올랐다.
"황제 제라스께서 선물을 보내셨다. 우리는 너의 하수인이 될 것이다. 그분께서 네리마제스에 새로 세운 수도로 너를 환영하신다."
용병의 말은 유리 위를 내리치는 망치처럼 나서스에게 꽂혔다.
소년은 즉시 무릎을 꿇고 무거운 돌 하나를 집어 들었다.
"죽어!" 소년이 외쳤다.
"저놈을 잡아라!" 말루프가 명령했다.
소년은 힘껏 돌을 던졌고, 완벽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돌은 용병의 뼈를 부러뜨릴 기세로 날아갔다.
"레넥톤, 안 돼!" 나서스가 포효했다.
기마병들은 더 이상 가식적인 연기를 하지 않았다. 나서스는 그제야 관리인 부부가 죽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라스의 인사는 차가운 칼날이 되어 돌아올 것이었다. 진실이 환상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나서스는 소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이는 별빛이 비치는 땅 위로 흩어지는 기억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잘 가라, 형제여." 나서스가 속삭였다.
제라스의 사절들은 흩어졌고, 그들의 말은 요동치며 울음소리를 냈다. 초월체는 삼면에서 포위당했다. 말루프는 주저 없이 칼을 뽑아 나서스의 옆구리를 찔렀다. 고대 관리인의 몸에 고통이 밀려들었다. 기마병은 칼을 빼내려 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발톱이 돋은 손이 칼날을 꽉 쥐어, 초월체의 육신에 박힌 채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를 내 망령들과 함께 내버려 뒀어야 했다." 나서스가 말했다.
나서스는 말루프의 손에서 검을 낚아채듯 빼앗으며 그의 손가락을 으스러뜨리고 힘줄을 끊어버렸다.
반신(半神)은 공격자에게 달려들었다. 자칼의 거대한 무게에 말루프의 몸이 으스러졌다.
나서스는 다음 기마병에게 도약해 그를 안장에서 끌어내렸다. 두 번의 일격으로 장기를 파열시키고 폐에서 숨을 앗아갔다. 부러진 몸은 고통의 덩어리가 되어 모래 위로 굴러떨어졌다. 말은 뒷발로 일어서며 사막으로 도망쳤다.
"저놈은 미쳤어!" 용병 중 하나가 소리쳤다.
"더는 그렇지 않다." 나서스가 용병 대장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이상한 향기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보랏빛 실 위에서 맴도는 죽은 꽃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말루프는 바닥에서 몸부림쳤다. 오른손의 부러진 손가락이 나서스의 쇠약 스킬에 의해 말라붙으며 젖은 양피지처럼 가죽이 늘어졌다. 그의 가슴팍은 썩어가는 척추 과일처럼 안으로 푹 꺼져 들어갔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용병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들은 말들을 진정시켜 후퇴하려 애썼지만, 말루프의 시신은 모래 위에 버려진 채였다.
나서스는 네리마제스의 폐허가 있는 동쪽으로 몸을 돌렸다.
"너희의 '황제'에게 전해라. 그의 순환도 이제 끝이 다가왔다고."
참고 문헌 / References
L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