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드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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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겁의 사냥꾼
킨드레드
무소속


배경 스토리

“다시 말해봐, 양아, 뭐가 우리 거라고?”

“전부, 전부 다야, 늑대야.”

킨드레드는 따로지만 언제나 함께인 죽음의 양면을 지닌 존재다. 운명을 받아들인 자에게는 양이 화살로 빠른 죽음을 선사했고, 운명을 거부하고 도망치는 자에게는 늑대가 달려들어 잔혹한 최후를 맞이하게 했다. 룬테라에서는 지역마다 킨드레드의 본성에 다른 의미를 부여했지만, 필멸의 존재라면 결국 진정한 죽음을 선택해야만 한다는 점은 같았다.

킨드레드는 공허를 하얀빛으로 포용하는 존재이자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이를 악문 존재이기도 했다. 목동이자 도살자, 시인이자 야수. 킨드레드는 하나이면서 둘이었다. 삶의 마지막에 이른 누군가의 목에서 맥박 소리가 뿔피리보다 더 요란하게 울릴 때 그들의 사냥은 시작된다. 양의 은빛 활시위가 당겨지는 것을 보며 고요히 죽음을 맞이한다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화살이 단번에 목숨을 앗아갈 테지만, 양의 화살을 거부한다면 늑대에게 추격당해 비참하게 삶을 마감해야 한다.

사람들이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래로, 킨드레드는 발로란 어디에나 존재했다. 데마시아에서는 마지막 순간에 운명의 뜻에 따라 양의 화살을 받아들이지만 녹서스의 어두운 뒷골목에서는 늑대가 도망자를 쫓는 일이 더 많았다.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는 프렐요드 산기슭의 어느 전사들은 전투에 임하기 전 늑대에게 입을 맞췄다. 늑대가 적을 추격해 물어뜯어 주기를 기원하는 의식이었다. 빌지워터에서는 매년 해로윙 다음날 모두가 모여 살아남은 것을 자축하고 양과 늑대에게 진정한 죽음을 선사받은 자들을 기렸다.

킨드레드를 거부하는 것은 곧 자연의 섭리를 거부하는 것이다. 킨드레드를 피해 갈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이들에게는 남은 생을 악몽 그 자체 속에서 보내는 가혹한 운명이 뒤따랐다. 그림자 군도에서 언데드의 육신에 갇힌 자들을 킨드레드는 무던히 기다리고 있다. 양의 화살로든 늑대의 송곳니로든, 결국 누구든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영겁의 사냥꾼 킨드레드의 존재를 형상화한 최초의 물건은 한 쌍의 고대 가면이다. 이름 모를 이들이 조각한 그 가면이 걸려 있던 묘지의 주인은 잊혀진 지 오래지만, 양과 늑대는 오늘날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 킨드레드로 남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참혹한 전쟁터가 둘의 눈에는 축제처럼 비쳤다. 삶은 얼마나 달콤한가. 단번에 끝장을 내버릴 삶도, 추격해서 물어뜯어 버릴 삶도 너무나 많았다. 늑대는 푹신하게 덮인 눈밭 위를 이리저리 오갔다. 양은 날카로운 칼날과 뾰족한 창 위로 춤추듯 뛰어다녔다. 하지만 새빨간 살육의 흔적도 양의 새하얀 털에 얼룩 하나 남기지 못했다.

"용기와 고통이 동시에 느껴지네, 늑대. 많은 이들이 기꺼이 삶의 마지막을 마주할 거야." 양이 자세를 잡고 빠른 죽음의 활시위를 튕겼다.

그러자 무거운 도끼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병사 하나가 쓰러졌다. 방패가 떨어지며 굉음을 냈다. 병사의 가슴에는 신비로운 빛으로 반짝이는 하얀 화살이 꽂혀 있었다.

"용기 있는 놈들은 짜증 나."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며 뒤쫓던 거대한 늑대가 투덜댔다. "배고파. 사냥하고 싶어."

"조금만 참아." 양이 늑대의 북슬북슬한 귓가에 속삭였다. 하지만 그 말이 떨어진 순간, 늑대가 바짝 긴장하더니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공포의 냄새가 나는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목소리였다.

녹아내린 눈과 진흙으로 엉망이 된 전장 저 멀리 소년 하나가 서 있었다. 한 손에 검을 쥐긴 했지만, 전투에 나서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다. 아마 어느 기사의 시중을 들러 따라온 종자이리라. 소년은 킨드레드가 전장의 모든 이에게 표식을 남긴 것을 보았다.

"난 살이 연한 게 좋더라. 쟤 우리가 보이는 거지, 양아?"

"응. 저 아이는 이제 선택해야만 해. 네 먹잇감이 되든가, 나를 받아들이든가."

전투의 불길이 소년을 향하기 시작했다. 용맹한 자와 절박한 자가 한 데 뒤섞여 몰려왔고, 소년은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오늘이 생애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새벽이 되리라. 그 순간 소년은 결정을 내렸다. 그냥 포기하지는 않기로. 마지막까지 도망치기로.

기쁨에 겨운 늑대는 새끼 늑대라도 된 듯 눈 속에 얼굴을 파묻고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래, 늑대야." 양의 목소리가 마치 진주 구슬을 매단 종소리처럼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사냥을 시작해."

늑대는 양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뛰어올라 소년을 향해 내달렸다. 계곡 전체에 늑대 울음소리가 우레처럼 울렸다. 어두운 그림자 같은 형체가 방금 쓰러진 시신과 산산조각이 난 채 나뒹구는 무기를 재빠르게 지나쳤다.

소년은 당장 돌아서서 숲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온 힘을 다해 뛰는 소년의 시야에 시꺼먼 고목들이 흐릿하게 휙휙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쉬지 않고 뛰었다. 시리디시린 공기에 허파가 찢어질 듯 타들어 갔다. 추격자를 확인하려 한 번 더 돌아봤지만, 시야에 들어온 건 짙은 어둠이 내려앉은 나무들 뿐이었다. 시커먼 그림자가 쇠사슬처럼 몸을 칭칭 휘감아오자, 소년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제 달아날 곳은 없다는 것을. 그러자 갑자기 사방에 검은 늑대의 형상이 나타났다. 사냥이 끝난 것이었다. 늑대는 소년의 목에 날카로운 이빨을 꽂아넣으며 삶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늑대는 고통에 가득 찬 비명과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만끽했다. 뒤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양이 평온하게 웃었다. 그러자 늑대가 돌아서서 으르렁대며 물었다. "이 소리가 듣기 좋나, 양?"

"너한텐 그렇지." 양이 대답했다.

"또 하고 싶은데." 늑대가 턱을 타고 흘러내리는 생명의 마지막 한 방울을 핥아 올리며 말했다. "또 사냥하고 싶어, 양아."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거야." 양이 속삭였다. "우리 킨드레드만 남는 그 날까지."

"그땐 너도 내게서 달아날 거야?"

양이 다시 전쟁터로 눈길을 돌렸다. "나는 네게서 달아나지 않아. 절대로."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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