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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마시아를 위하여(LEAGUEOFLEG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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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마시아를 위하여

스토리

럭스가 북쪽의 포스배로우에 온 지 얼마나 되었던가?

확실치 않았다. 분명 몇 년은 지났을 터였다. 가족이 증조부 포시안의 묘에 참배하기 위해 북쪽으로 왔을 때, 럭스는 숲의 바위와 골짜기를 지나며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대해 투덜거렸던 기억이 있었다. 웅장한 영묘를 기대했지만, 솟아오른 절벽 기슭에 자리 잡은 풀 덮인 둔덕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실망했었다. 둔덕 밑에 박힌 대리석 판에는 위대한 조상의 전설이 새겨져 있었다. 포시안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악마와 싸우다 치명상을 입었고, 그의 검은 심장을 데마시아의 칼날로 꿰뚫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때도 비가 내렸고, 지금도 내리고 있었다. 데마시아 프렐요드를 가르는 뾰족한 산맥에서 불어온 얼어붙은 북풍이 몰고 온 차가운 비였다. 그 얼어붙은 땅에서 폭풍이 일어나 산맥 너머로 넘쳐흘렀고, 적대적인 바람에 휘어진 데마시아 소나무 숲을 때리고 있었다. 서쪽과 동쪽으로 산맥은 푸른 안갯속으로 사라졌고, 하늘은 그녀의 오빠가 기분이 좋지 않을 때처럼 어둡고 위협적이었다. 북쪽으로는 고지대의 숲이 험준한 절벽과 깊은 심연으로 이어져 있었다. 온갖 사악한 생명체와 야수가 서식하는 위험한 땅이었다.

럭스는 2주 전 북쪽으로 출발했다. 데마시아에서 에데사, 그다음 피나라를 거쳐 리수스로 향했다. 리수스에서 벨로루스, 마침내 랩터의 도시인 하이 실버미어에 다다랐다. 나이트 록 기슭에 있는 본가에서 가족과 하룻밤을 보낸 뒤, 데마시아의 북서부 변방으로 나아갔다. 데마시아의 중심지를 뒤로하자마자 사람들과 마을의 성격이 마치 깃대에서 찢겨 나간 깃발처럼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구불구불하고 비옥한 평원은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점점이 박힌 바람 부는 오지로 바뀌었다. 머리 위로는 보이지 않는 실버윙 랩터들이 구름 속에서 결투하며 울어대고 있었다. 공기는 점점 차가워졌고 프렐요드의 깊은 얼음 기운이 서려 있었으며, 마을마다 성벽은 그녀가 지날 때마다 점점 높아졌다. 포스배로우까지의 여정은 길고 고단했지만, 결국 도착했다. 럭스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곧 사원에 도착할 거야, 스타파이어." 그녀가 몸을 숙여 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곡식과 따뜻한 마구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약속할게."

말은 고개를 흔들며 코웃음을 쳤고, 초조한 듯 발을 굴렀다. 럭스는 뒤꿈치로 옆구리를 차며 피로에 지친 말을 몰아 포스배로우의 정문으로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갔다.

마을은 산맥에서 발원해 서쪽 해안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거센 물줄기인 세르펜트리온 강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을의 화강암 성벽은 언덕의 능선을 따라 이어졌고, 내부 건물들은 돌과 잘 건조된 목재, 그리고 짙은 녹색 지붕 기와로 지어져 있었다. 동쪽에는 일루미네이터 사원의 탑이 솟아 있었고, 첨탑 안의 화로가 어스름해지는 저녁에 따뜻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럭스는 파란 망토의 후드를 젖히고 머리카락을 풀어헤쳤다. 길고 금빛인 머리카락은 높은 광대뼈와 결의로 빛나는 바다색 눈동자의 젊은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철문 위의 탑에서 물푸레나무와 주목으로 만든 강력한 장궁을 든 경비병 두 명이 나타났다.

"멈춰라, 여행자여." 경비병 중 한 명이 말했다. "아침까지 문은 닫혔다."

"제 이름은 럭사나 크라운가드입니다." 그녀가 말했다. "말씀하신 대로 시간이 늦었지만, 증조부님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먼 길을 왔습니다. 허락해주신다면 큰 은혜를 입는 셈이겠습니다."

그 남자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알아본 뒤 눈을 크게 떴다. 포스배로우에 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가렌은 항상 사람들이 럭스를 한 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크라운가드 아가씨! 용서해주십시오!" 그는 소리치며 아래에 있는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문을 열어라!"

무거운 철사슬 소리와 함께 성문의 견고한 목재가 돌로 된 바비컨(성문 앞 방어 시설) 위로 올라갔고, 럭스는 스타파이어를 앞으로 몰았다. 문이 충분히 열리자마자 럭스가 안으로 들어서자, 급히 소집된 호위대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죽 흉갑을 입고 날개 달린 검 모양의 은색 핀으로 고정한 파란 망토를 두른 10명의 남자였다. 그들은 자랑스러운 데마시아 군인이었지만, 어깨는 기이하게 처져 있었고 눈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포스배로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탑 위에서 말을 걸었던 바로 그 남자가 말했다. "저희에게 큰 영광입니다, 아가씨. 지젤 치안판사님께서 아가씨가 오셨다는 사실을 알면 안도하실 겁니다. 댁까지 호위할 병력을 붙여드릴까요?"

"감사합니다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럭스는 그 남자가 '안도'라는 단어를 사용한 점에 의문을 품으며 말했다. "일루미네이터 사원의 페르닐 여사님과 숙소를 미리 정해두었습니다."

그녀는 계속 가려 했지만, 경비병이 무언가 더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을 느끼고 부드럽게 스타파이어의 고삐를 당겼다.

"크라운가드 아가씨." 경비병이 말했다. "저희의 악몽을 끝내러 오신 겁니까?"

일루미네이터 사원은 따뜻하고 건조했다. 스타파이어를 마구간에 들여보낸 후, 그녀는 본당에서 페르닐 여사와 긴 대화를 나누었다. 럭스는 포스배로우 주변의 숲과 바위 지대에 마법이 존재한다는 소문을 듣고 무언가 알아낼 수 있을까 싶어 길을 떠났던 참이었다. 비록 페르닐 여사에게 그 사실을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럭스 자신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힘은 점점 강해져 두려움을 자아냈고, 그녀는 그 본질에 대해 더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일은 가족들의 눈을 피해 배우는 편이 항상 좋았다!

럭스는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어두운 기운을 감지했다.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기분 나쁜 감각이었다. 거리에서 본 몇 안 되는 마을 사람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걸었고, 몸은 쇠약해 보였다.

공포의 장막이 포스배로우를 뒤덮고 있었다. 굳이 마법을 쓰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끔찍한 일이죠." 일루미네이터 치유사의 옅은 색 로브를 입은, 아마처럼 고운 머리카락의 페르닐 여사가 설명했다. "지젤 치안판사님의 아들 루카 말이에요. 불쌍한 아이죠."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럭스가 물었다.

"이틀 전에 실종되었습니다." 페르닐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모두 그 아이가 끔찍한 목적을 위해 어둠의 마법사에게 납치되었다고 확신하고 있죠."

"왜 그렇게들 생각하나요?"

"내일 아침에 다시 물어보세요." 페르닐이 말했다.

럭스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심장이 가슴을 뚫을 듯이 뛰었고, 숨은 거친 헐떡임으로 이어졌다. 머릿속은 공포로 가득 찼다. 갈고리 같은 손이 자신을 땅 밑으로 끌어당기고, 썩은 진흙이 입안을 가득 채우며 어둠이 자신의 빛을 영원히 질식시키는 악몽이었다. 럭스는 눈을 깜빡여 마지막 잔상을 쫓아냈고, 눈가에서 사라지는 그림자를 보았다. 입안에는 상한 우유 맛이 맴돌았는데, 이는 마법이 잔류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였다. 손바닥에서 영적인 빛이 일렁였다. 빛이 방 안을 채우자 악몽의 마지막 잔재는 모두 쫓겨났다.

온기가 그녀를 감쌌고, 피부는 무지개 빛깔의 아지랑이로 일렁였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통제 불능이 되기 전에 힘을 다시 안으로 끌어당기려 애썼다.

아래층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다행히 빛은 희미해져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낮의 잔재만이 방 안을 비추었다. 럭스는 끔찍한 환영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려는 듯 손으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악몽의 특정 순간을 떠올리려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신맛 나는 숨결과 그녀를 짓누르는 얼굴 없는 어둠뿐이었다.

입이 바짝 마른 럭스는 서둘러 옷을 입고 사원 부엌으로 내려갔다. 입맛은 없었지만, 빵과 치즈로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첫 한 입을 베어 물자 무덤 흙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워 음식을 치워버렸다.

"잠은 잘 잤나요?" 부엌으로 들어와 식탁에 합석한 페르닐이 물었다.

페르닐의 눈 밑은 잠 부족으로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화롯불의 빛이 닿지 않는 피부는 누렇게 떠 있었다. 이제야 럭스는 페르닐이 얼마나 뼛속까지 지쳐 있었는지 깨달았다.

"보시다시피, 당신과 별반 다를 게 없네요." 럭스가 말했다. "꿈을 꿨나요?"

"꿨어요. 하지만 입 밖으로 내어 다시 겪고 싶지는 않네요."

럭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마을에는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스타파이어는 그녀를 보자 귀를 머리에 납작하게 붙이고 눈을 크게 뜬 채 울음소리를 냈다. 녀석이 코를 비비자 그녀는 진주처럼 흰 목과 어깨를 쓰다듬어 주었다.

"너도 그랬니?" 그녀가 말하자 말은 갈기를 흔들었다.

럭스는 서둘러 안장을 얹고 포스배로우의 북문으로 향했다. 새벽이 밝은 지 한 시간이 지났지만, 마을은 여전히 활기를 찾지 못했다. 대장간에서 연기는 피어오르지 않았고, 빵집에서 갓 구운 빵 냄새도 나지 않았으며, 극히 일부의 심통 난 상인들만이 문을 열고 영업 중이었다. 데마시아인들은 근면하고 규율 잡힌 성실한 민족이기에, 변방 마을이라 해도 아침 업무 시작이 이렇게 늦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포스배로우 사람들이 자신처럼 악몽을 겪었다면, 늦게 일어나는 것도 탓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성문을 지나 마을 앞 넓은 공터로 나왔고, 스타파이어가 근육의 뻐근함을 풀 수 있도록 달리게 한 뒤 진흙투성이 길로 방향을 틀었다. 종마는 수년 전 다리가 부러진 적이 있었지만, 달리는 속도에는 지장이 없었다.

"진정해, 얘야." 럭스가 숲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소나무와 야생화 향기가 공기 중에 짙게 깔려 있었고, 럭스는 북부 지방의 취하게 만드는 자연의 향기를 만끽했다.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꽂혔고, 축축한 진흙 냄새가 나자 방금 전의 악몽이 떠올라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숲 깊은 곳으로 말을 몰아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갔다. 럭스는 고삐에서 손을 떼어 반짝이는 햇살을 향해 뻗으며 그 손길에 안의 마법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안에서 마법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끼는 것은 짜릿했지만, 혹시라도 제어할 수 없게 될까 봐 천천히 올라오도록 내버려 두었다.

마법이 감각을 채우자 그녀의 세상은 밝아졌고, 숲의 색채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생생하며 생명력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공중에 떠다니는 반짝이는 빛의 먼지와 나무들의 숨결, 대지의 탄식을 보았다. 세상을 이처럼 모든 살아있는 것에 흐르는 에너지를 통해 보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풀잎에서부터 뿌리가 세상의 중심까지 닿는다는 거대한 철자작나무에 이르기까지. 마법의 아주 작은 접촉만으로도 이런 것을 이룰 수 있다면,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큰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까?

무지개 빛깔의 숲을 한 시간 동안 달린 후, 길은 갈림길에서 나뉘었다. 동쪽은 기억이 맞다면 벌목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었고, 서쪽은 번성하는 은광산을 중심으로 세워진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아버지는 그 광산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망토 핀도 그 깊은 심연에서 캔 금속으로 만든 것이었다. 두 주요 경로 사이에는 작은 오솔길이 있었는데, 거의 보이지 않아 혼자 타는 말이나 도보 여행자에게만 적합했다.

그녀는 몇 년 전 그 길로 갔던 것을 기억했다. 그런데 왜 스타파이어를 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을 주저하는지 의아했다. 증조부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이야기는 그저 꾸며낸 말일 뿐이었기에 그쪽으로 갈 필요는 없었다. 럭스는 눈을 감고 양팔을 옆으로 벌리며 손가락 끝에서 마법이 흘러나오게 했다. 그녀는 숨을 들이마셔 차가운 공기를 폐에 채우고 숲의 빛이 자신에게 말을 걸도록 했다. 이런 일에 대한 이해는 아직 서툴렀지만, 데마시아의 이 지역을 괴롭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분명 있었다.

빛은 대조적인 색조와 반짝이는 색채, 그리고 활기찬 조명으로 말을 걸었다. 그녀는 멀리 있는 별빛이 안개처럼 내려오는 것을 느꼈는데, 그 빛은 다른 세계와 사람들을 비추어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데마시아의 빛이 그림자 속으로 떨어지는 곳에서 그녀는 움찔했다. 생명력을 북돋우는 곳에서는 안도했다. 럭스는 안장에서 몸을 돌려 이 새로운 감각을 만끽했다. 태양은 거의 정점에 도달했고, 숲의 빛의 질감이 떨리며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림자가 없어야 할 곳에서 그림자를 느꼈고, 오직 빛만 존재해야 할 곳에 숨겨진 어둠이 있었다. 목을 쥐는 손처럼 숨이 턱 막혔고, 갑자기 어지럼증이 몰려왔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잠에 빠져드는 것처럼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감겼다.

숲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바람 한 점 나뭇잎을 흔들지 않았고, 풀잎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실버윙들은 침묵했고, 동물의 지저귐도 멎었다. 럭스는 무덤의 수의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듯한 부드러운 소리를 들었다.

잠들어라

"아니." 그녀가 말했지만, 부자연스러운 피로감이 따뜻하고 포근한 담요처럼 그녀를 덮쳤다. 럭스는 고개를 떨구고 아주 짧은 순간 눈을 감았다.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와 금속이 긁히는 소리에 럭스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녀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고, 폐 속의 차가운 기운이 다시 그녀를 깨웠다. 그녀는 눈에서 그림자를 털어내고 마법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희미해지자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 말발굽 소리와 고삐가 부딪히는 소리, 금속과 금속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전쟁을 위해 무장한 군인들이었다. 적어도 네 명, 혹은 그 이상이었다.

럭스는 그들이 두렵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데마시아의 이 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 안심되었다. 숲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어둠이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더 즉각적인 위협이었다. 이제 막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는 어린아이처럼 그 힘은 불확실했다. 그녀는 스타파이어의 고삐를 당겨 길을 가로막게 했다.

앞쪽의 나뭇잎이 갈라지고 기사 5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번쩍이는 전투용 판금 갑옷을 입은 강력한 전사들이었다. 그들은 17핸즈 이상의 회색 군마를 타고 있었고, 각 말은 데마시아의 파란색 휘장을 두르고 있었다. 네 명은 검을 뽑아 들고 있었고, 다섯 번째 기사는 옻칠한 파란 칼집에 든 황금 손잡이의 검을 등에 메고 있었다.

"럭사나?" 헬멧의 바이저 너머로 기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럭스는 기사가 헬멧을 벗어 데마시아의 화신이라 해도 좋을 만큼 어두운 머리카락과 화강암 같은 이목구비를 드러내자 한숨을 내쉬었다.

"가렌." 럭스가 한숨을 쉬었다.

오빠는 불굴의 선봉대 소속 병사 4명을 대동하고 있었다.

다른 군대였다면 네 명의 전사는 보잘것없는 수였겠지만, 불굴의 선봉대 전사들은 모두 영웅이었고 그들의 검에는 용맹한 전설이 새겨져 있었다. 그들의 무용담은 데마시아 전역의 술집과 화롯가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검은 머리에 예리한 눈빛을 지닌 디아도로는 애도의 문트리파리안 군단의 기갑 부대를 상대로 꼬박 하루 동안 지켜낸 검사였다. 그의 곁에는 100년마다 깨어나 포식하는 끔찍한 심해지렁이를 살해한 잔델의 사바토르가 있었다. 그 괴물의 송곳니는 자르반 왕자와 그의 수수께끼 같은 동료가 가져온 용의 두개골 옆에 자르반 왕의 왕좌실에 걸려 있었다.

몸집은 작지만 존재감은 뒤지지 않는 바랴는 던홀드에서 바다늑대 함대의 갑판 위로 돌격했던 인물이다. 그녀는 적의 배에 불을 질렀고, 거의 죽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도 적의 광전사 우두머리를 쓰러뜨렸다. 그녀의 쌍둥이 오빠인 로디안은 북쪽 프로스트헬드로 항해하여 프렐요드의 항구 도시를 불태워, 다시는 누구도 감히 남쪽으로 내려와 해를 끼치지 못하게 만들었다.

럭스는 그들을 모두 알았지만, 오늘 밤 식탁에서 그들의 전설을 다시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눈을 굴렸다. 물론 그들은 데마시아의 영웅들이며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사바토르가 심해지렁이의 식도로 기어 올라갔던 이야기를 열 번째 듣거나, 바랴가 쪼개진 노로 그렐몬을 때려죽인 이야기를 듣는 것은 럭스에게 너무 힘겨운 일이었다.

가렌은 포스배로우로 돌아가는 길에 그녀의 곁에 섰다. 그들은 해가 질 때까지 마을 주변을 샅샅이 뒤지며 치안판사의 아들이나 사악한 징후를 찾았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실 가렌과 불굴의 선봉대가 내는 소음을 생각하면, 어둠의 하수인이라도 진작에 도망쳐 숨었을 터였다.

"정말로 증조부 포시안의 묘에 참배하러 온 거야?"

"내가 말했잖아, 안 그래?"

"그래." 가렌이 대답했다. "그랬지. 다만 놀라워서 말이야. 지난번에 왔을 때 여기 오는 걸 정말 싫어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서."

"어머니가 그걸 기억하시다니 놀랍네."

"오, 기억하시고 말고." 가렌이 그녀를 보지 않고 말했다. "어린 럭사나 크라운가드가 뭔가 즐거워하지 않으면 하늘이 어두워지고 비구름이 쏟아지며 숲속 동물들이 숨어버린다고 하셨지."

"나를 버릇없는 꼬마처럼 말하네."

"어느 정도는 그랬지." 가렌이 약간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는 내가 그랬으면 엉덩이를 맞았을 일들도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 어머니는 항상 내가 네가 하는 짓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어."

그 말들이 둘 사이에 머물렀고, 럭스는 고개를 돌리며 오빠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들은 그를 전술과 전쟁 전략에 밝은 정직하고 직선적인 인물로 알았지만, 그가 세심하거나 교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은 실수였다. 럭스는 알고 있었다. 가렌은 단순한 전사였지만, 단순함이 어리석음을 뜻하지는 않았다.

"그럼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럭스가 물었다.

가렌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짐작하건대, 집에서 도망쳤거나 모험을 떠나기로 하고 숲 어딘가에서 길을 잃었을 거야." 그가 말했다.

"어둠의 마법사가 납치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가능성은 분명히 있어. 하지만 바랴와 로디안이 불과 6개월 전에 이 길을 지났을 때는 초자연적인 마법의 징후는 없었다고 했어."

럭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포스배로우에서 하룻밤 묵은 적 있어?"

"아니." 가렌이 마을이 시야에 들어오자 대답했다. "왜 묻는 거지?"

"그냥 궁금해서."

"저기 뭔가 일어나고 있어." 사바토르가 지는 해로부터 눈을 가리며 말했다.

가렌의 시선이 그가 가리키는 곳으로 향했고, 그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자세가 완전히 바뀌어 근육은 팽팽해졌고 눈은 행동할 준비를 마친 듯 날카롭게 빛났다. 불굴의 선봉대 전사들은 즉각 움직일 준비를 하며 가렌 곁에 섰다.

"무슨 일이야?" 럭스가 물었다.

성난 군중이 한 남자를 휘몰아치며 거리에서 시장 광장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무슨 말을 외치는지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의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선봉대! 출격한다." 가렌이 박차를 가하며 말했다.

스타파이어는 빠른 말이었지만, 곡식을 먹고 자란 데마시아 군마를 당할 수는 없었다. 럭스가 성문을 지나갔을 때, 마을에는 고함치는 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스타파이어의 옆구리는 땀으로 젖어 있었고, 철편을 박은 말발굽은 자갈 위에서 불꽃을 튀겼다. 럭스는 붐비는 시장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말을 멈추고 안장에서 뛰어내렸고, 데마시아 전역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온 장면을 목격했다.

"안 돼, 안 돼, 안 돼..." 그녀는 가축 매매 때나 쓰이는 경매대 위로 경비병 두 명이 울고 있는 남자를 끌고 올라가는 것을 보며 중얼거렸다. 남자의 옷은 피범벅이었고 애처롭게 울부짖고 있었다. 데마시아 치안판사의 상징인 담비 털이 달린 로브와 청동 날개를 단 여인이 그 앞에 서 있었는데, 지젤 치안판사임이 분명했다. 수백 명의 포스배로우 마을 사람들이 광장을 가득 메우고 그 남자에게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증오의 강도는 피부에 와닿을 정도였고, 럭스는 자신의 마법이 피부 표면으로 끌려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솟아오르는 빛을 억누르려 애쓰며 군중 사이를 헤치고 나갔고, 경매대 계단 아래에 있는 가렌을 보았다.

"알도 다얀." 지젤 치안판사가 감정을 억누르며 목소리가 갈라진 채 말했다. "너를 살인자이자 어둠의 마법사의 조력자로 명하노라!"

"아니야!" 남자가 울부짖었다. "당신들은 이해 못 해! 그들은 괴물이었어! 내가 봤다고, 그들의 진짜 얼굴을! 어둠이었어, 오직 어둠뿐!"

"자백이다!" 지젤이 외쳤다.

군중이 응답하며 비명을 질렀고, 모든 이의 목구멍에서 복수심이 치솟았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경매대로 달려들어 알도 다얀을 찢어 죽일 기세였고, 불굴의 선봉대 전사 네 명이 뽑아 든 검을 들고 경매대 가장자리에 서 있지 않았다면 정말 그렇게 했을지도 몰랐다.

"무슨 일이죠?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럭스가 가렌 곁에 도착하며 물었다.

가렌은 대답하지 않고 무릎 꿇은 남자에게 고정된 눈을 떼지 않았다.

"그가 잠든 아내와 아이들을 살해하고 거리로 뛰쳐나와 이웃들을 공격했어. 이웃 셋을 도끼로 베어버리고 나서야 겨우 제압할 수 있었지."

"왜 그런 짓을 한 거죠?"

가렌이 마침내 그녀를 돌아보았다. "왜겠어? 근처에 마법사가 있는 게 분명해. 이곳은 어둠의 지배를 받고 있어. 마법사의 사악한 영향력만이 충직한 데마시아 시민을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게 몰아갈 수 있지."

럭스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대답을 삼키고 가렌을 밀치고 나갔다. 그녀는 경매대 계단을 올라 무릎 꿇은 남자에게 다가갔다.

"크라운가드 아가씨? 뭐 하시는 거죠?" 지젤이 다급히 물었다.

럭스는 그녀를 무시하고 남자의 머리를 들어 올렸다. 얼굴은 멍투성이였고, 곤봉이나 주먹에 맞은 듯 한쪽 눈은 감긴 채 부어 있었다. 코에서는 피와 콧물이 흐르고 있었고, 갈라진 입술에서는 침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를 봐요." 그녀가 말하자 남자의 성한 눈이 그녀에게 초점을 맞추려 애썼다. 그의 눈 흰자위는 핏발이 서고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의 눈이었다.

"다얀 씨, 왜 가족을 죽였는지 말해봐요." 럭스가 말했다. "왜 이웃들을 공격했죠?"

"그들이 아니야. 아니라고. 내가 봤어. 그들은... 괴물들이었어... 피부를 덮어쓴 어둠이라고. 계속 우리 사이에 있었어! 깨어나서 보니까 그들의 진짜 얼굴이 보였어! 그래서 죽인 거야! 해야만 했어. 그래야만 했다고!"

그녀는 지젤 치안판사가 자신의 어깨너머로 나타나자 위를 올려다보았다. 여인의 얼굴에는 영혼을 갉아먹는 듯한 슬픔이 새겨져 있었다. 지난 이틀은 그녀를 10년은 늙게 만들었다. 치안판사는 알도 다얀을 혐오스러운 듯 내려다보았고,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내 루카도 죽였나?" 그녀가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내 아들을 죽였냐고? 단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해가 서쪽으로 지고 그림자가 길어지자 군중 속에서 복수를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예전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죽음을 요구하며 알도 다얀에게 진흙과 오물을 던졌다. 그는 경비병들의 손아귀에서 발버둥 치며 입에 거품을 물고 피 섞인 침을 뱉어냈다.

"죽여야만 했다고!" 그는 고발자들을 당당하게 응시하며 소리쳤다. "그들은 아니었어. 그냥 어둠, 오직 어둠뿐이라고. 너희 중 하나일 수도 있어!"

럭스는 다시 지젤 치안판사를 돌아보았다.

"아들이 '다르다'고 하신 게 무슨 뜻이죠?"

지젤의 슬픔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듯했지만, 럭스는 그 너머에 있는 비밀스러운 수치심을 엿볼 수 있었다. 치안판사의 눈은 핏발이 서고 피로로 다크서클이 짙게 깔려 있었지만, 그것조차 어릴 적 럭스의 힘이 폭주할 때마다 어머니의 눈에서 보았던 그 눈빛을 숨기지는 못했다. 가끔 오빠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때 오빠의 눈에서 보던 것과 같은 눈빛이었다.

"무슨 뜻이었죠?" 그녀가 다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젤이 말했다. "아무 뜻도 없었어요."

"어떻게 다른 건데요?"

"그냥 다를 뿐이에요."

럭스는 이런 회피를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치안판사의 아들이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깨달았다.

"충분히 들었어." 가렌이 경매대로 성큼성큼 걸어 올라오며 말했다. 그의 긴 은색 검이 칼집에서 히싱 소리를 내며 빠져나왔다. 검은 황혼 속에서도 빛났고, 그 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가렌, 안 돼." 럭스가 말했다. "여기에는 뭔가 더 큰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와 대화하게 해줘요."

"그는 괴물이다." 가렌이 검을 어깨 위로 휘두르며 말했다. "악의 하수인이 아니더라도, 그는 살인자야. 벌은 하나뿐이다. 치안판사님?"

지젤은 럭스에게서 고개를 돌렸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도 다얀, 네게 유죄를 선고한다. 불굴의 선봉대 가렌 크라운가드에게 데마시아의 정의를 집행할 것을 명하노라."

남자가 고개를 들자 럭스는 그를 통과하는... '무언가'의 따끔한 감각을 느끼며 눈을 가늘게 떴다. 도사리고 있는 존재의 속삭임이었다. 확신하기도 전에 미끄러지듯 사라졌지만, 차가운 바람에 털이 곤두섰다.

가렌이 처형을 위해 군검을 들어 올리자, 다얀의 사지가 떨림병에 걸린 떠돌이처럼 경련했다. 그는 쉰 목소리로 무언가 중얼거렸다. 가렌의 검이 내려올 때, 그의 마지막 말은 군중의 환호 속에 거의 묻혔지만, 검이 내려치는 순간 럭스는 마침내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빛이 사그라든다

"기다려!" 그녀가 소리쳤다.

가렌의 검은 한 번의 거대한 일격으로 남자의 머리를 몸에서 베어버렸고, 군중은 환호했다. 시신은 경매대 위로 떨어졌고, 목에서 두 줄기의 피가 솟구쳤다. 머리는 지젤의 발치로 굴러갔고, 알도 다얀의 시체에서는 마치 지옥의 구덩이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담즙 같은 연기가 소용돌이치며 뿜어져 나왔다. 치안판사는 충격에 뒤로 물러섰고, 사악한 발톱과 타오르는 눈을 가진 망령의 형상이 죽은 남자의 두개골에서 분출되었다.

녹턴(LEAGUEOFLEGENDS)은 악의에 찬 웃음소리를 내며 치안판사에게 달려들었다. 비명을 지르며 망령이 그녀를 통과했고, 바람에 흩어지는 재처럼 사라졌다. 럭스는 그 존재가 소멸하는 숨결을 느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악하고 증오에 차 있으며 비인간적인 악의 에너지였다. 지젤 치안판사는 창백해진 채 공포에 질려 울부짖으며 무너져 내렸다.

럭스는 녹턴(LEAGUEOFLEGENDS)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공포의 환영이 자신 안에서 솟아오르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산 채로 매장당하는 공포, 오빠에게 데마시아에서 쫓겨나는 공포, 느리고 고통스럽게 죽을 수천 가지 방법들. 그녀 안의 빛이 이 끔찍한 환영들과 싸웠고, 럭스는 입안의 죽음 맛을 뱉어내며 빛의 입자로 숨을 들이쉬었다.

"럭스..."

가렌이 속삭였고, 환호하는 군중 사이에서 그 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었는지 파악하는 데는 잠시 시간이 걸렸다. 럭스는 울부짖는 치안판사에게서 고개를 돌렸고, 마법이 파도처럼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군중은 완전히 침묵에 빠졌다.

"럭스, 무슨 일이지?" 가렌이 물었다.

그녀는 아직 마음을 찌르는 끔찍한 이미지들을 깜빡이며 쫓아냈고, 가렌의 시선을 따라갔다. 불굴의 선봉대 전사들이 그들의 대장 곁으로 달려가 섰다.

그러자, 한 명씩, 포스배로우 주민들이 마치 몸에서 생명이 빠져나간 듯 땅으로 쓰러졌다.

럭스는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켰다.

태양은 포스배로우의 서쪽 성벽 너머로 거의 사라졌고, 그녀는 마을 주민들의 무의식 속에서 검은 증기 같은 형상들이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입을 벌렸다. 하나도 같은 것이 없었다. 럭스는 녹서스 갑옷을 입은 그림자 군단, 거대한 거미, 머리가 여러 개 달린 뱀, 얼음 도끼를 든 우뚝 솟은 그림자 전사, 흑요석 단검 같은 이빨을 가진 거대한 드레이크, 그리고 제정신으로 묘사하기 힘든 수많은 것들이 모여드는 것을 보았다.

"마법이군." 가렌이 단언했다.

그림자 피조물들이 소리 없이 공기를 가로질러 경매대로 몰려들었다. 악몽 같은 괴물들의 물결이었다.

"저것들은 뭐죠?" 바랴가 물었다.

"포스배로우 사람들이 꾼 가장 어두운 악몽들이 형체를 갖춘 거야." 럭스가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지?" 사바토르가 다그쳤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렇게 느껴져'." 럭스가 말했다. 그녀는 여기서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어차피 불굴의 선봉대는 여기서 버틸 수 있을 터였다. 그녀는 엄지와 검지를 아랫입술에 대고 소환하는 신호의 휘파람을 불고는 가렌을 돌아보았다.

"이걸 멈출 방법을 알지도 모르겠어." 그녀가 말했다. "아마도..."

"어떻게?" 다가오는 그림자 군단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가렌이 물었다.

"어떻게인지는 묻지 마." 럭스가 말했다. "그냥... 내가 돌아올 때까지 죽지 마."

럭스는 경매대 끝으로 달려갔고, 스타파이어가 괴물들 사이를 질주했다. 그녀의 말은 녀석들이 건드리지 않았는데, 말의 꿈과 악몽은 포스배로우에 퍼진 이 힘에 흥미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럭스는 경매대에서 뛰어내려 스타파이어의 갈기를 잡고 한 번의 부드러운 동작으로 안장에 올라탔다.

"어디 가는 거지?" 가렌이 다그쳤다.

말이 뒷발로 일어섰고, 럭스는 안장에서 몸을 틀어 오빠에게 대답했다.

"말했잖아." 그녀가 소리쳤다. "증조부 포시안에게 참배하러 가는 거야!"

가렌은 자신의 여동생이 그림자 군단을 뚫고 달려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쓰러진 주민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경로를 잡으며. 그림자 괴물의 갈고리 같은 손이 그녀를 향해 뻗었지만, 그녀와 스타파이어는 모든 공격을 피했다. 럭스는 괴물 군단에서 벗어났고, 그에게 손을 흔들 시간 정도는 멈췄다.

"데마시아를 위하여!" 그녀가 외쳤다.

불굴의 선봉대는 방패를 검으로 두드렸다.

"데마시아를 위하여!" 그들이 하나 되어 응답했다.

럭스는 말 머리를 돌려 마을을 벗어나 질주했다.

가렌은 근접전의 긴장감에 어깨를 풀고 검을 들어 올렸다.

"보조를 맞춰라!" 그가 외쳤고, 전사들은 전투 자세를 취했다. 바랴와 로디안은 왼쪽에, 사바토르와 디아도로는 오른쪽에 섰다.

"우리는 불굴의 선봉대다." 가렌이 자신의 꿰뚫는 듯한 눈을 검의 칼코등이가 가리키도록 검을 내리며 말했다. "용기와 예리한 눈으로 칼날을 인도하라."

기름처럼 검은 그림자 사냥개들이 가장 먼저 경매대에 도달해 찢어질 듯한 송곳니와 번뜩이는 이빨을 드러내며 뛰어올랐다. 가렌과 불굴의 선봉대는 방패를 잠그고 칼날을 드러내 그들을 맞이했다. 망치 같은 강철의 벽이 그들을 밀어냈다. 적들은 어둠과 원한으로 만들어졌지만, 사나운 힘과 기술로 싸웠다. 가렌은 안으로 들어가 꿈틀거리는 짐승의 옆구리에 칼날을 찔러 넣었고, 척추가 있어야 할 곳을 꿰뚫었다. 괴물의 형체는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검은 먼지로 폭발했다.

가렌은 검을 위로 휘두르며 비스듬히 몸을 틀었다. 그의 검이 다른 짐승의 턱을 튕겨냈다. 그는 손목을 돌려 어깨를 낮추며 공격을 받아냈다. 그는 짐승을 뒤로 밀치고 아래로 눌렀다. 가슴을 짓밟자 짐승이 포효하며 터져 나갔다. 가렌의 검은 프렐요드 전사의 실루엣처럼 보이는 적의 내리치기를 막기 위해 튕겨 올라갔다. 충격에 그는 무릎을 꿇었다.

"나는 서 있는 한 싸우겠다!" 그는 이를 악물고 포효하며 다리를 펴고는 짐승의 뿔난 머리에 칼자루를 내리꽂았다. 그림자에서 재가 분출되었고, 가렌은 몸을 돌려 다른 짐승의 배에 검을 찔러 넣었다.

사바토르는 침 흘리는 사냥개의 목을 쳤고, 디아도로는 쉭쉭거리는 뱀 위에 방패를 내리찍어 몸을 두 동강 냈다. 바랴는 검자루로 얼굴 없는 그림자 전사의 송곳니를 쳤고, 로디안은 쌍둥이의 적에게 검을 찔러 넣었다.

죽일 때마다 그림자 피조물들은 호박빛 재로 변했다. 가렌의 검이 번뜩였고 은색 칼날이 전갈 모양 괴물의 몸에 박혔다.

검은 발톱이 가렌의 머리를 향해 그어졌다. 사바토르의 방패가 공격을 막아냈다. 바랴는 괴물의 다리를 잘라냈고 그것은 터져버렸다. 끔찍하고 절뚝거리는 피조물이 로디안에게 달려들었고, 그는 얼굴 없는 얼굴에 칼날을 깊숙이 찔러 넣었다. 녀석은 죽어가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들이 파괴하는 그림자마다 항상 더 많은 놈들이 자리를 채웠다.

"등을 맞대라!" 가렌이 포효했고, 다섯 전사의 어깨 보호구가 서로 부딪혔다. 그들은 강철의 원을 그리며 어깨를 맞대고 싸웠고, 어둠을 밝히는 빛의 등불이 되었다.

"데마시아의 힘을 보여줘라!"

럭스는 숲을 가로질러 거칠게 말을 몰았고, 나무들이 양옆으로 흐릿하게 지나갔다. 숲속을 이런 속도로 달리는 것은 무모했지만, 가렌과 불굴의 선봉대를 공격하는 그림자들은 계속해서 몰려올 터였다. 인간의 상상력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병약함에 대한 두려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두려움 같은 끝없는 악몽의 우물이었다.

그녀는 오늘 아침에 지나왔던 길을 따라갔고, 스타파이어가 자신보다 더 명확하게 길을 기억하고 있기를 바랐다. 그들은 함께 밤을 날아 마침내 길이 갈라지는 교차로에 도착했다. 동쪽과 서쪽 길을 무시하고, 스타파이어는 북쪽 길을 거의 뒤덮고 있던 무성한 고사리를 뛰어넘었다.

증조부 포시안의 묘로 향하는 길이었다.

말의 발밑은 확실했지만, 길은 가파른 골짜기와 바위투성이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졌기에 럭스는 속도를 늦춰야 했다. 무덤에 가까워질수록 풍경은 마치 어린아이들을 겁주기 위해 들려주는 이야기 속의 한 장면처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나무들은 병든 검은 수액을 흘렸고, 가지들은 럭스의 머리카락과 망토를 잡아당기는 굽어 비틀린 갈고리 손처럼 보였다. 나무 줄기의 틈은 송곳니를 드러낸 입처럼 보였고, 독거미들은 높은 가지에 끈적이는 거미줄을 쳤다. 땅은 페이족이 버리고 간 숲처럼 썩은 물이 고인 웅덩이로 눅눅해졌다.

스타파이어는 그림자로 뒤덮인 공터 입구에서 멈춰 섰고, 공포에 질려 콧구멍을 벌름거리며 고개를 젖혔다.

"진정해, 얘야." 그녀가 말했다. "포시안의 묘가 바로 앞이야. 몇 발자국만 더 가면 돼."

하지만 말은 한 걸음도 더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

"좋아." 럭스가 말했다. "혼자 갈게."

그녀는 안장에서 내려 공터로 들어섰다. 구름 사이로 스며든 달빛이 그녀가 볼 수 있을 정도의 빛을 내주었다.

포시안의 묘가 있는 둔덕은 어둠 속에서 검게 보이는 풀로 덮인 낮은 언덕이었고, 정상에는 대충 쌓은 돌무더기가 왕관처럼 얹혀 있었다. 검은 연기가 세상을 차지할 순간을 기다리는 고대 괴물들의 형상이 소용돌이치는 하늘로 피어올랐다. 포시안의 공적을 적은 거대한 돌판 위로는 검은 선들이 뱀처럼 꿈틀거렸다.

열두 살이나 열세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년이 그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는데, 얇은 몸이 마치 최면에 걸린 듯 흔들리고 있었다. 무덤에서 솟아오른 검은 연기가 덩굴처럼 소년의 목을 휘감고 있었다.

"루카?" 럭스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소년의 흔들림이 멎었다.

소년이 럭스를 향해 몸을 돌렸고, 그녀는 영혼 없는 검은 눈을 보자 멈칫했다. 잔인한 미소가 소년의 얼굴을 찢어놓았다.

"이제 루카는 없다." 소년이 말했다.

갈고리 같은 다리를 가진 거대한 거미가 가렌 위로 솟구쳤고, 불룩한 배에서는 눈이 꿈틀거리고 턱이 딱딱거렸다. 그는 흉부를 쪼개버렸고, 몸이 부서지며 흩어지는 괴물을 경매대 아래로 걷어찼다.

다리에 힘을 주고 가렌은 검은 발톱이 어깨 보호구를 뚫고 들어오자 어깨 근육에 타는 듯한 차가움을 느꼈다. 금속은 찌그러지거나 갈라지지 않았다. 발톱은 거침없이 통과했고, 가렌은 메스꺼운 혐오감이 퍼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썩은 무덤 흙 냄새, 수 세기 된 영묘의 불쾌한 흙 냄새를 맡았다. 그는 늘 훈련받았던 대로 고통을 참아내며 싸웠다.

갈고리 모양의 칼날이 방어선을 뚫고 로디안의 옆구리를 찌르자 그가 쓰러졌다. 로디안은 고통에 울부짖으며 방패를 낮췄다.

"똑바로 서!" 가렌이 소리쳤다. "고통을 떨쳐내라."

불굴의 선봉대에게 닿으려는 그림자 피조물들이 광분하며 서로를 밀쳐댔고, 로디안은 가렌의 질책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끊임없이 오잖아!" 바랴가 울부짖었다.

"그럼 끊임없이 싸운다!" 가렌이 대답했다.

이 저주받은 공터에서 도망치고 싶었지만, 럭스는 허리에 찬 단검에 손을 얹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의 눈은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비옥한 흙에서 태어나기를 기다리는 악몽으로 일렁였다. 차갑고 계산적인 지능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느껴졌다.

루카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일어섰다. 속삭이는 그림자들이 공터 가장자리에 모여들었고, 럭스를 둘러싸기 위해 움직이는 괴물들과 공포들이 시야 근처에 도사리고 있었다.

"악몽은 충분히 가지고 있군." 소년이 말했다. "바위로 네 두개골을 깨서 악몽을 끄집어내야겠어."

"루카, 이건 네가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말해봐, 그럼 누구라고 생각하지?"

"저 무덤 속의 악마야." 럭스가 말했다.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만큼 포시안을 묻었을 때 그놈이 죽은 것 같지 않아."

루카가 싱긋 웃자, 입이 너무 크게 벌어져 입가 피부가 찢어졌다. 턱을 타고 피가 흘러내렸다.

"전혀 죽지 않았지." 소년이 말했다. "그저 자고 있었을 뿐이야. 치유하고, 회복하며, 준비했지."

"무엇을 준비했는데?" 럭스가 억지로 한 걸음을 더 내디디며 물었다.

소년은 혀를 차며 훈계하듯 손가락을 흔들었다. 럭스는 얼어붙어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었다. 손가락은 단검 손잡이를 꽉 쥐고 있었다.

"자, 자." 소년이 날카로운 돌을 줍기 위해 몸을 숙이며 말했다. "일단 악몽 하나를 먼저 도려내 볼까."

"루카." 럭스가 몸을 움직일 수 없었지만 말을 할 수 있었다. "싸워야 해. 할 수 있다는 거 알아. 네 안에는 마법이 있어. 있다고! 그러니까 도망친 거잖아, 안 그래?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잖아, 악마를 물리친 사람 옆에 있고 싶어서."

소년의 육체를 덮어쓴 무언가가 웃음을 터뜨렸고, 소리에 풀들이 시들었다.

"그의 눈물은 사막의 물과 같았지." 소년이 자신을 둘러싸며 어디서 두개골을 깨는 게 가장 좋을지 살피듯 다가와 말했다. "그들은 나를 깨우고 영양분을 주었어. 너무 오래 잠들어 있어서 필멸자의 고통이 얼마나 달콤한지 잊고 있었거든."

소년이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쓰다듬었다. 소년의 손길에 럭스는 차가운 공포의 가시가 돋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손가락을 떼자 연기 같은 실타래가 따라왔다. 익사할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자 그녀는 헛구역질을 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내가 그를 잠들게 했고, 그의 꿈은 현실이 될 공포로 가득 찼어." 소년이 말했다. "그의 힘은 보잘것없어. 네 육신에서 타오르는 용광로에 비하면 촛불에 불과하지. 실질적인 힘은 별로 없었지만,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나에게는 어린아이의 두려움도 만찬이었지. 데마시아는 그의 종족에게는 공포 그 자체야. 네 종족에게도 마찬가지지."

럭스는 자신의 마법이 이 존재로부터 움츠러드는 것을 느꼈고, 공터를 가득 채운 어둠이 자신의 빛을 작은 불꽃 정도로 억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제어되지 않는 단 하나의 불꽃만으로도 숲 전체를 집어삼킬 화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참으려 애썼다.

"그들은 그를 미워했어. 루카도 알고 있었지. 너희 필멸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항상 너무나 빠르게 두려워해. 그 불길을 부채질하여 가장 절묘한 공포의 환영을 끌어내는 건 아주 쉽지."

럭스는 단검의 가죽 손잡이를 잡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고, 동작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고통은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녀는 그것을 이용했다. 자신의 내부에서 빌드업되는 불꽃을 다독여 공포와 분리하고 천천히 몸 안으로 다시 흘러들게 했다.

"루카, 제발." 그녀가 억지로 말을 내뱉었다. "싸워야 해. 그놈이 너를 이용하게 두지 마."

소년이 웃었다. "그는 네 말을 들을 수 없어. 들을 수 있다 해도, 그가 진실을 발견했을 때 자기 민족이 무슨 짓을 할지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는 걸 너도 알잖아. 그가 바로 그들이 증명하는 그 존재라는 걸 말이야. '마법사'라고. 너라면 누구보다 그 기분을 잘 알겠지."

고통이 럭스의 팔을 따라 가슴으로 퍼졌다. 소년은 마법이 고조되는 것을 느끼고 검은 눈을 가늘게 떴다.

"너무 잘 알지." 럭스가 말했다. "하지만 나는 공포가 나를 정의하게 두지 않아."

럭스는 고통의 비명과 함께 단검을 소년에게 찔렀다. 소년을 다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칼날의 금속이 소년에게 닿아 자신의 빛을 조금이라도 전달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사지가 타들어 갔고, 공격은 서툴렀다. 소년이 뒤로 점프했지만 너무 느렸다. 칼날의 납작한 부분이 소년의 뺨을 스쳤다.

연결된 순간은 찰나였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불굴의 선봉대는 잔인할 정도로 효율적인 검술과 방패의 타격으로 싸웠지만, 영원히 싸울 수는 없었다.

결국, 그림자들이 그들을 짓밟을 터였다.

팔을 뻗어대는 꿈틀거리는 놈들이 왼쪽에서 공격해왔고, 그 몸으로 디아도로의 휘두르기를 방해했다. 일격이 그의 방패를 스치고 어깨 보호구를 강타했다. 그는 끙 하는 소리를 내며 검은 피부를 가진 드래곤 머리의 짐승 배에 검을 찔러 넣었다.

"들어가라!" 사바토르가 훈계했다. "놈들을 막아내!"

가렌은 꿈틀거리는 어둠 속으로 검을 휘둘렀고, 배를 뒤로 긋고 가슴을 찔렀다. 깊숙이 넣고 비틀어라. 움직임을 멈추지 마라. 오른쪽으로 움직임이 있었다. 단검 같은 송곳니를 가진 늑대 같은 벌레 머리였다. 그는 놈의 눈을 벴다. 놈은 비명을 지르며 연기와 재 속으로 터져 나갔다.

두 마리가 더 달려들었다. 휘두를 공간이 없다. 칼자루 타격으로 첫 번째 놈의 가슴을 짓눌러라. 다른 놈은 배를 찔러, 칼을 뽑아. 괴물들이 물러났다. 가렌은 바랴와 로디안의 수준으로 뒤로 물러났다. 각자는 투구부터 경갑까지 재로 뒤덮여 있었다.

"우리는 방어선을 지킨다." 가렌이 말했다.

"얼마나?" 디아도로가 물었다.

가렌은 숲속 저 멀리서 빛이 비치는 북쪽을 보았다.

"럭스가 필요로 하는 만큼." 가렌이 경고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림자들이 다시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빛이 럭스에게서 루카에게로 쏟아져 들어갔다. 눈부시고 제어되지 않는 광채가 공터를 가득 채우며 폭발했다. 어린 소년 안의 괴물은 분노와 절망의 울부짖음과 함께 소년의 육체에서 뜯겨 나갔다. 순백의 불길이 럭스를 감쌌고, 그 자체로 어둠만큼이나 공포스럽고 강력하게 그들 주위의 모든 것이 되었다. 그 힘은 장엄했지만, 그녀는 그것이 자신을 통과하며 포효할 때 비명을 지르는 광채에 간신히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어둠은 그 경외로운 힘 앞에 달아났고, 그림자는 빛의 백열에 쫓겨났다. 점점 커지는 광채는 숲과 무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되었고, 오직 희미한 허무의 끝없는 확장만이 남았다. 그녀 앞에는 무릎을 가슴까지 끌어안고 앉아 있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소년이 올려다보았고, 그의 눈은 겁에 질린 작은 아이의 것이었다.

"나를 도와줄 수 있어?" 소년이 말했다.

"그럴 수 있어." 럭스가 다가가 소년 옆에 앉으며 말했다. "하지만 나랑 같이 돌아가야 해."

소년이 고개를 저었다. "안 돼. 너무 무서워. 악몽의 남자가 저 밖에 있어."

"응, 있지. 하지만 우리 함께라면 그를 이길 수 있어." 그녀가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정말?"

"네가 허락한다면." 럭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겪고 있는 일을 알아. 네가 뭘 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알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두려운 것도 알아. 믿어줘, 나한테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네 안에 있는 게 뭐지? 악한 게 아니야. 어둠도 아니고. 빛이야. 아마도 우리가 함께 제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빛일 거야."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약속해?" 소년이 말했다.

"약속할게." 럭스가 말했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루카."

소년은 물에 빠진 사람이 밧줄을 잡듯 그녀의 손을 움켜쥐었다.

빛이 제 의지로 팽창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밝아졌고, 빛이 사그라들자 럭스는 공터가 수년 전 방문했을 때 기억하던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보았다. 푸른 풀, 돌무더기가 있는 둔덕과 포시안의 공적을 적은 돌판. 숲을 변화시켰던 어둠은 이제 사라지고 없었다. 갈고리 나무들은 평범한 나무일 뿐이었고, 하늘은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 찬 자정의 푸른 돔이었다. 밤 사냥을 하는 새들의 소리가 숲의 나뭇잎 사이로 메아리쳤다.

루카는 여전히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그가 갔어? 악몽의 남자가?"

"그런 것 같아." 그녀가 어둠의 힘의 쓴맛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적어도 지금은. 이제 무덤 안에는 없는 것 같지만, 여기서는 사라졌어. 지금 중요한 건 그거야."

"이제 집에 가도 돼?" 루카가 물었다.

"응." 럭스가 말했다. "집에 가자."

가렌은 마비되는 듯한 추위를 느꼈다. 사지가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그림자 발톱에 꿰뚫렸다. 시야가 흐려지면서 핏줄 속을 흐르는 얼음이 영혼의 심연까지 차갑게 얼렸다.

사바토르와 디아도로가 쓰러졌고, 피부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로디안은 무릎을 꿇은 채 발톱 돋친 손에 목을 잡혔다. 바랴는 싸움을 계속했지만, 방패를 든 팔은 쓸모없게 늘어져 있었고 칼을 든 팔만 강하게 남아 있었다.

가렌은 재와 절망의 맛을 느꼈다. 그는 패배를 알지 못했다. 이런 적은 없었다. 자르반이 죽었다고 믿었을 때조차 계속 나아갈 의지를 찾았었다. 이제 숨을 쉴 때마다 생명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우뚝 솟은 형상이 그 앞에 솟아올랐는데, 어둠의 도끼를 든 뿔 달린 그림자였다. 그는 오래전 자신이 살해했던 사나운 전사와 닮아 있었다. 가렌은 입술에 데마시아의 함성을 뱉으며 죽을 준비를 하고 검을 들어 올렸다.

여름 바람이 불었다. 이상한 밝은 빛이 북쪽 하늘에서 일출처럼 빛났다.

그림자 피조물들은 바람 속의 연기처럼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희미해졌다.

가렌은 여전히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을 거의 믿을 수 없다는 듯 숨을 내뱉었다. 로디안이 폐 가득 공기를 들이마셨고 사바토르와 디아도로가 땅에서 일어났다. 마지막 그림자들이 쫓겨나고 마을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들은 놀란 듯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바랴가 헉헉거렸다.

"모르겠어." 가렌이 말했다.

루카가 고마워하는 어머니와 재회하자, 럭스와 가렌은 불굴의 선봉대를 이끌고 포스배로우의 남문으로 향했다.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고, 마을에서 나오는 길에 스치는 모든 사람에게 뚜렷한 죄책감이 서려 있었다. 포스배로우 주민 중 누구도 처형 이후의 일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한 남자의 죽음에 일조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베일의 여인께서 당신을 그녀의 품으로 맞아주시길." 그들이 알도 다얀의 장례 행렬을 지날 때 럭스가 말했다.

"그가 정말 그런 자비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가렌이 말했다. "그는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어."

"그건 사실이야." 럭스가 동의했다. "하지만 왜 그랬는지 이해해?"

"그게 중요한가? 그는 죄를 저질렀고 대가를 치렀어."

"당연히 중요하지. 알도 다얀은 그들의 친구이자 이웃이었어." 럭스가 말했다. "그들은 술집에서 그와 함께 맥주를 마시고 거리에서 농담을 나눴지. 그들의 아들과 딸들은 그의 아이들과 놀았어. 급하게 판단을 내리는 통에 그가 왜 살인 행위를 저질렀는지 원인을 이해할 기회조차 사라져버린 거야."

가렌은 앞쪽의 길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들은 이해를 원하지 않아." 마침내 그가 말했다. "그럴 필요도 없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우리는 그런 미묘한 차이를 허용하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어, 럭스. 데마시아는 북쪽의 야만적인 부족들, 동쪽의 탐욕스러운 제국, 그리고 우리 왕국의 근간을 위협하는 어둠의 마법사들의 힘 등 사방에서 끔찍한 적들의 공격을 받고 있어. 우리는 필요에 의해 절대적인 것으로 판단하지. 의심이 판단을 흐리게 두는 건 우리를 취약하게 만들어. 그리고 나는 우리가 취약해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어."

"그런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그래도." 가렌이 동의했다. "그게 내가 하는 일의 이유야."

"데마시아를 위하여?"

"데마시아를 위하여." 가렌이 말했다.

트리비아

  • 데마시아를 위하여는 데마시아를 새로운 세계관에 다시 도입하는 첫 번째 주요 이벤트이다.
    • 하지만 특히 럭스 코믹스와 같은 새로운 스토리 콘텐츠가 도입되면서, 수정이 필요한 타임라인 불일치가 몇 군데 나타났다.[1]
    • 이 불일치들은 주로 럭스의 지팡이와 방문 시기 및 이유에 관한 것이며, 스토리에서 수정되었다.
  • 스토리 속 그림자 존재가 녹턴인지에 대해서는 초기에 논란이 있었다. 이후 라이엇의 온라인 코멘트와 이야기가 발생한 특정 위치를 룬테라 지도에 포함함으로써 녹턴임이 확인되었다.[2]

참고 문헌 / References

  1. 데마시아를 위하여 스토리의 연대기적 불일치에 대한 Scathlocke의 언급
  2. @RiotJaredan 가장 어두운 캐릭터와 가장 밝고 낙천적인 캐릭터를 맞붙이는 스토리를 쓰라는 도전을 받는다면 어떤 이야기를 쓰겠습니까?

Lore

pl:Za Demacię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