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바르 하프쿼버는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성문 밖에서는 전설 속의 얼음 망령처럼 바람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는 봉우리들의 도살자이자 윈터스파이크의 피 묻은 검이었다. 그는 선택받은 아이들의 전쟁군주 헬름가르 크래그하트를 처단했고, 가시 골짜기를 홀로 지켜내며 성채에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모운크로우 부족의 공세를 막아냈다.
무엇보다도 시그바르의 혈통은 얼음 정수(Iceborn)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리산드라의 눈 아래에서 그가 쌓아 올린 모든 공적과 명예에도 불구하고—프로스트가드 성채의 열린 성문 앞에 무릎을 꿇은 채, 매서운 바람과 칼바람 나락에서 불어오는 기괴한 밴시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그는 앞으로 닥칠 임무에 대해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무거운 검은 갑옷을 입지 않았다. 앞으로 닥칠 일에는 그 무게가 방해될 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에 멘 방패와 허리춤의 검은 그에게 위안을 주었다. 기대감이 그를 짓눌렀다. 그는 자신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빌었다.
"이제 그대들은 아래의 어둠 속으로 향할 것이다. 로지의 형제자매들이여." 수호자들의 서리 아버지, 라라카 스플릿텅이 말했다. "하지만 그대들은 혼자가 아니다. 얼어붙은 그림자의 아이들인 우리 중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얼어붙은 광야의 가장 어두운 겨울에도, 숨겨진 길의 가장 깊은 심연 속에서도 말이다. 리산드라의 눈이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는 얼음에서 태어났으니, 다시 얼음으로 돌아가리라." 시그바르가 옆에서 함께 무릎을 꿇은 로지의 다른 두 멤버와 함께 읊조렸다.
그의 왼쪽에는 올라 스톤피스트가 있었다. 시그바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프로스트가드의 대열에서 반평생을 싸워온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늑대처럼 마른 체구에 회색 수염, 강철 같은 눈동자를 가진 그의 피부는 깊은 골짜기와 틈이 파인 무두질된 가죽 같았다. 어깨에는 얼음곰 가죽을 두르고 있었지만, 팔은 드러나 있었고 그 위에는 희미해진 전쟁 문신과 의식용 전투에서 승리하여 얻은 십여 개의 철제 고리가 감겨 있었다. 그의 거대한 망치 '천둥아이(Thunderchild)'가 등 뒤에 매여 있었다. 진정한 얼음(True Ice)으로 머리가 감싸진 그 무기는 올라 본인만큼이나 유서 깊은 것이었다.
시그바르의 오른쪽에는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할라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시그바르가 올라를 우상으로 여겼다면, 할라에게는 경외감을 느꼈다. 지독히 용맹하고 흔들림 없는 믿음을 지닌 그녀는 겨울처럼 가차 없고 치명적이었다. 그녀의 짧은 자루 도끼 '피송곳니(Bloodfang)'와 '피발톱(Bloodclaw)'이 허리에 매달려 있었다. 그녀가 평소의 어두운 사슬 갑옷과 뿔 달린 투구를 쓰지 않은 모습은 낯설었다. 시그바르와 올라처럼 그녀 역시 이번 여정을 위해 갑옷을 벗어두었다. 머리 옆면은 밀어버렸고, 창백한 나머지 머리카락은 정수리를 따라 땋아 볏처럼 만들었다. 왼쪽 눈은 얼굴을 가로지르는 세 개의 흉터로 인한 일격으로 멀어버린 상태였다.
그는 올라에게서 그 흉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할라가 우르사 무리와 싸울 때 생긴 상처였다. 소문에 따르면 그녀는 나머지 무리가 도망치기 전에 세 마리를 죽였다고 했고, 시그바르는 그 말을 믿었다. 만약 그녀가 어린 시절 프로스트가드에 거두어지지 않았다면, 분명 성채 너머 부족들 중 강력한 전쟁어머니가 되었을 것이다.
서리 사제가 다가와 먼저 올라 앞에 섰다. "눈이 그대를 보고 있다." 그가 주문을 외웠다.
올라의 낮게 깔리는 대답은 시그바르의 귀에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심장이 너무나 세차게 뛰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서리 사제가 그의 앞에 섰고, 첫 전투를 앞두었을 때처럼 뱃속이 울렁거렸다.
"고개를 들어라, 프로스트가드여." 사제가 나직이 말했다. 시그바르가 턱을 들어 올리자 노인의 얼굴이 보였다. 해골처럼 야위고 뺨은 움푹 들어갔으며 눈가는 그림자로 덮여 있었다. 그 얼굴에 자비란 없었지만, 시그바르 역시 기대하지 않았다. 그들의 믿음은 가혹하고 무자비했다. 스플릿텅의 목에는 신성한 암흑 얼음 조각이 걸려 있었고, 매듭진 지팡이 끝에도 하나가 달려 있었다. 치유와 예배에 사용되는 성스러운 징표였다. 서리 사제는 검고 악취 나는 크라켄 잉크가 담긴 얕은 대야에 손가락을 담그더니 시그바르의 이마에 눈 모양을 그려 넣었다.
"눈이 그대를 보고 있다." 사제가 말했다.
"그리고 결코 감지 않지." 시그바르가 대답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잉크가 피부를 파고들어 이마가 타는 듯했지만, 그는 얼음 정수의 불굴의 의지로 견뎌냈다. 고통은 축복이었다.
사제는 할라에게로 이동해 의식을 마쳤고, 선택받은 세 명의 얼음 정수가 일어섰다.
올라는 셋 중 가장 키가 크고 근육질이었으며, 시그바르는 가장 육중했다. 할라는 시그바르보다 머리 하나 정도 작았지만, 그녀가 뿜어내는 권위와 힘은 훨씬 더 거대해 보였다.
세 명의 프로스트가드는 배낭과 얼음 곡괭이, 밧줄을 챙겨 어깨에 메고 허리띠에 고정했다.
시그바르는 자신들의 떠남을 말없이 지켜보는 프로스트가드 대열을 돌아보았다. 라라카 스플릿텅은 자신의 임무를 마친 듯 등을 돌렸다. 그 뒤로 다른 서리 사제 무리가 전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까마귀 떼처럼 따랐다. 성채의 어둠이 순식간에 그들을 집어삼켰다.
"갈 시간이다."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할라가 말했다. "어둠이 부르고 있다."
시그바르는 고개를 끄덕인 뒤 할라와 올라를 따라 모여 있는 프로스트가드들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들은 성채의 거대한 문을 지나 칼바람 나락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로 발을 내디뎠다.
바람에 실려 오는 영적인 비명 소리가 거세졌고, 얼음 조각이 그들을 휩쓸었지만 누구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그들은 이를 반겼다. 얼음은 그들의 동료이자, 얼음은 그들의 '진실'이었다.
세 명의 프로스트가드 뒤로 성채의 거대한 문이 요란한 굉음을 내며 닫혔고, 그 소리는 곧 거센 폭풍 속에 묻혔다.
시그바르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 심연 '속으로' 내려갈 시간이었다.
이 여정은 매년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춘분마다 이루어졌다. 프로스트가드 중 세 명이 선택되었다. 모두 깊은 길을 수호하는 신앙의 핵심인 수호자 로지 출신이었다.
이 성스러운 의무를 위해 선택받는 것은 큰 영광이었고, 심연의 뿔피리 소리가 울리고 자신의 이름이 불렸을 때 시그바르의 가슴은 자부심으로 벅차올랐다. 열아홉 번의 겨울을 보낸 그는 역사상 가장 어린 프로스트가드 중 한 명이었다. 로지의 벽에 새겨진 수천 명의 이름이 적힌 명예의 전당을 얼마나 자주 바라보았던가? 성채에 온 이후 가장 먼저 했던 기억 중 하나가 그 이름들의 윤곽을 경건하게 훑으며 그들의 위대한 업적을 꿈꾸던 것이었다. 절반이 넘는 이름 뒤에는 죽음을 뜻하는 간단한 룬이 새겨져 있었다. 이 성스러운 의무를 수행하다 목숨을 잃은 자들이었다. 얼음 정수의 혈통이라 할지라도 너무 깊이 내려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셋의—추앙받는 아바로사, 세릴다, 그리고 리산드라—암흑 얼음 조각상 앞에 무릎을 꿇고, 그는 언젠가 자신의 이름도 그 명예로운 이들 틈에 끼게 해달라고 오랫동안 빌었다. 이제 그의 기도가 응답받은 것 같았다. 그는 이 영광을 위해 평생을 훈련했다. 그는 수호자 로지의 이름을 드높일 것이다.
그들은 거대하고 침묵을 지키는 수호자 석상들의 시선을 받으며 다리를 걸어갔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그들을 들이쳤다.
이 다리에는 많은 이름이 있었다. 증명의 전장, 살인의 다리 등. 다른 이들은 단순히 성채 다리, 혹은 칼바람 아치라고 불렀다. 셋의 시대에 이 다리에 어떤 이름이 붙어 있었는지는 이제 잊혔다. 프로스트가드들 사이에서는 종종 슬픔의 다리로 불렸다. 수천 명의 얼음 정수가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이 다리는 매우 고대적인 것으로, 고대 신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졌다. 물론 그 신들의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아직도 그들을 숭배하는 이교도 부족들이 있었지만, 머지않아 그들도 스스로, 혹은 칼날에 의해 참된 신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들이 받아들이든 아니든, 결국 얼음이 그들을 거둘 것이었다.
다리의 석재 일부는 부서져 어둠 속으로 떨어져 있었다. 서리 사제들은 시간이 고대의 아름다움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충분히 긴 시간의 척도에서 보면 모든 것은 덧없었다. 가장 거대한 산조차 세월이 흐르면 바람과 얼음에 의해 평평해질 것이었다. 오직 믿음만이 영원했다.
시그바르가 스톤피스트,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할라와 함께 다리를 건널 때 깊은 경외감이 그를 감쌌다. 수천 년 전, 세상에서 가장 거대했던 전투가 바로 이곳에서 벌어졌다. 이곳에서 얼음 정수들은 세상의 운명을 결정지을 전투를 벌여 감시자들과 싸웠다.
그리고 그들은 엄청난 대가를 치르며 승리했고, 감시자들은 어둠 속으로 던져졌다.
시그바르는 앞선 위대한 시대를 생각하며 말없이 걸었다. 함께 걷는 두 얼음 정수 역시 끊임없는 바람 소리 때문인지, 아니면 그들 역시 고대 전설에 잠겨 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리산드라가 고대의 거대한 전투에서 얼음 정수들을 이끌었던 슬픔의 다리 반대편에 다다랐을 때, 할라가 한 손을 들어 멈춤 신호를 보냈다.
"여기서 내려간다." 그녀가 폭풍 속에서 들리도록 크게 외치며 오래전에 무너져 내린 심연 벽 근처의 다리 단면을 가리켰다.
시그바르와 올라는 모두 경의를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올라가 더 나이가 많고 노련하며 로지 벽에 아홉 번이나 이름이 새겨진 베테랑이었지만, 오래된 관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었다. 프렐요드 부족의 여성들에게 흐르는 셋의 피는 더 강했다.
"내가 앞장서겠다." 할라가 외쳤다. "스톤피스트는 중앙에서 닻 역할을 하고, 하프쿼버는 뒤를 맡아라."
그들은 밧줄 두 개를 풀어 서로의 허리띠에 연결했다. 할라에서 올라로, 올라에서 시그바르로 이어졌다. 그들은 부츠에 부착된 철제 발톱 끈을 조이고, 얼음 곡괭이를 꺼내 가죽 끈으로 손목에 고정했다.
할라는 곡괭이를 둥글게 휘둘러 근육을 풀었다. 그러더니 다리 아래 10피트 지점, 심연의 벽에서 튀어나온 얼음 돌출부로 뛰어내렸다. 시그바르와 올라는 그녀가 곡괭이를 얼음에 박고 몸을 고정할 때까지 기다린 뒤 뛰어내렸다.
"우리는 우리 가운데 걷는 여신님의 의지다." 할라가 말했다. "겨울의 아들들이여, 그분께 영광을 돌려라."
그녀는 절벽 너머로 몸을 던져 곡괭이를 깊숙이 박고 벼랑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톱을 박아 넣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올라가 잔인한 기쁨을 담은 눈빛으로 시그바르를 보며 웃었다. "돌아올 때쯤이면 너도 예전의 얼음 정수가 아닐 거다. 칼바람 나락은 너를 바꿔놓지... '돌아올 수만 있다면' 말이야." 그는 윙크를 하더니 절벽 너머로 사라져 버렸고, 시그바르만 홀로 남았다.
'아니, 혼자가 아니다.' 그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눈이 그를 보고 있었다. 이마에 새겨진 눈이 여전히 타오르는 느낌이었다. 리산드라는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그와 함께였다.
그는 잠시 기다린 뒤,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곳으로 긴 하강을 시작했다.
그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할라는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가혹할 정도로 속도를 높였다. 그들은 할라, 올라, 시그바르 순으로 한 번에 한 명씩 내려갔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닻 역할을 유지하며, 중간중간 짧은 휴식으로 속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 심연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슬픔의 다리뿐만이 아니었다. 수십 개의 다리가 벽 사이를 잇고 있었지만, 거리와 안개, 그리고 어둠 때문에 한 번에 몇 개만 보일 뿐이었다. 가장 높은 곳의 다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오래전에 버려졌고, 그곳으로 연결된 수많은 통로와 관문은 산사태나 프로스트가드들에 의해 봉쇄되어 성채로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가장 가까운 다리들도 수백 피트 떨어져 있었고, 내려갈수록 그 간격은 더 넓어졌다. 어떤 것들은 완전히 파괴되어 얼음 벽에 뼈대만 남은 채 그 자리를 표시하고 있었다.
어두웠지만, 한겨울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어둠과는 달랐다. 해 질 녘의 희미한 황혼과 비슷했다. 얼음 자체가 은은하고 영적인 빛을 발하며 짙은 안개에 반사되었기에 횃불은 필요 없었다.
날카로운 바람이 계곡을 휩쓸며 망령의 손처럼 그들을 잡아당겨 얼음 벽에서 떼어내려 했다.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는 없었다. 몇 시간이 마치 끊김 없는 하나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기어오르고, 기다리고, 기어오르고, 기다리고.' 내려가는 동안 시그바르는 얼음에 곡괭이를 박고 발톱을 찍으며 다시 곡괭이를 뽑아내는 반복적인 동작에 몰입했다. 할라와 올라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스스로 진실의 연도문을 읊조리며 집중력을 유지했다.
'추위의 포옹을 거부하지 마라, 그 안에 진실이 있다. 얼음과 하나가 되면 이해가 따르리라.'
그들은 꾸준히 아래로, 더 아래로 내려갔다. 몇 시간이 지났는지, 아니면 하루가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하늘을 볼 수 없어 시그바르는 알 도리가 없었다.
'불평 없이 견뎌라. 얼음은 자비를 구걸하지도, 제공하지도 않는다. 우리 또한 그러하리라.'
범인이라면 그들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신의 아이들인 '얼음 정수'였으며, 다른 필멸자와는 달랐다. 잠을 자지 않고 며칠을 행군하면서도 어떤 적과도 끝까지 싸울 수 있는 그들은 Hearthbound(평민)라면 죽었을 상황을 꿋꿋이 견뎌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그바르의 팔뚝은 타는 듯했고, 옷 속은 땀으로 젖어 있었다. 얼음이 그의 발밑에서 부서지자 그는 반응이 너무 늦었다. 얼음 곡괭이를 휘둘렀지만 제대로 박히지 않고 얼음 조각만 뜯어냈다.
그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고통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 축복을 피하려 하지 마라. 고통 없이는 삶도 없다.'
공중에서 몸을 돌린 그는 다시 곡괭이를 얼음에 내리찍으며 추락을 막으려 했지만, 손에서 빠져나가 버렸다. 손목에 끈이 달려 있지 않았다면 잃어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오거든 움츠러들지 마라.'
그는 40피트를 떨어지며 올라를 지나쳤다. 노련한 전사의 부싯돌 같은 눈이 커졌다.
'우리는 얼음에서 태어났으니, 얼음으로 돌아가리라.'
"버텨라!" 노련한 프로스트가드 전사가 고함치며 밧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를 굽혀 충격을 준비했다.
할라가 위를 올려다보며 욕설을 내뱉는 것이 보였다. 그가 자신을 향해 추락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녀는 신속하고 확실하게 곡괭이를 얼음에 박고 옆으로 몸을 비껴 그가 절벽에서 자신을 덮치는 것을 막았다.
그때 밧줄이 그의 추락을 막아내며 뼈를 울리는 충격이 전해졌다. 그는 얼음 벽에 부딪혔고, 충격으로 폐 속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갔다.
시그바르는 빠르게 회복하여 곡괭이를 박아 넣고 발톱을 깊숙이 찍었다. 그는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할라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한쪽은 파란색, 한쪽은 흰색인 꿰뚫는 듯한 눈동자는 이마에 그려진 눈처럼 감기지 않은 채 그를 응시했다.
그녀는 말없는 심판의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림자의 다리에서 휴식을 취하겠다." 그녀가 마침내 말하고는 다시 어스름한 어둠 속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시그바르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뺨이 뜨거워짐을 느끼며 스스로를 저주했다.
올라가 그를 지나쳐 내려가며 다시 한번 커다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넌 무거운 놈이야, 하프쿼버." 그가 말했다. "하마터면 우리 둘 다 죽일 뻔했군."
"얼음이 무너졌습니다." 시그바르가 힘없이 말했다. "다음엔 더 잘하겠습니다."
"그러길 바라지. 다음엔 네 밧줄을 끊어버릴지도 모르니까."
시그바르는 노련한 전사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심연으로 내려가는 지난 세 번의 원정에서 올라만이 유일하게 살아 돌아왔던 이유가 이것이었을까?
그림자의 다리에서 그들은 배낭을 내려놓고 밧줄을 풀고 곡괭이를 분리했다. 이 다리는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여름에도 빛이 닿지 않아 그림자의 다리라 불렸다.
올라는 과장된 신음과 함께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다리 끝의 낮은 난간에 등을 기댔다. 할라는 다른 둘에게서 멀어져 목에 걸고 있던 리산드라의 작은 검은 상을 지면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경건하게 기도했다. 시그바르는 멍하니 서서 지금이 기도할 시간인가 고민했지만, 올라가 손짓하며 앉으라고 재촉했다.
분명 예순은 훌쩍 넘었을 노인이 작은 가죽 플라스크를 꺼냈다. 마개를 따서 한 모금 마신 뒤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고는 시그바르에게 건넸다. 젊은 전사는 감사의 끄덕임과 함께 잔을 받아 들이켰다.
액체가 목을 뜨겁게 태우며 넘어갔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 눈물은 뺨에 닿자마자 얼음으로 변했다. 그는 감사를 표하며 다시 올라에게 돌려주었고, 올라가 한 모금 더 마신 뒤 모피 속에 감췄다.
물 가죽 부대는 성채 문을 나서자마자 얼어버렸을 것이다. 그들은 물 없이도 버틸 수 있었지만, 강한 독주는 시그바르의 목에 더할 나위 없는 위안이었다.
올라의 문신 가득한 팔은 여전히 드러나 있었고, 시그바르는 모피를 더 꽉 조이며 고개를 저었다.
"춥지 않습니까, 노인장?" 그가 물었다.
"이보다 훨씬 더 추워질 거다, 얘야." 올라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건 앞으로 닥칠 일에 비하면 여름 산들바람이나 다름없지."
시그바르가 농담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배낭을 옆으로 끌어당겨 왁스 가죽에 싼 말린 고기 한 조각을 꺼냈다. 그는 얼어붙은 부분을 꺾어 올라에게 건네고, 자신의 몫도 떼어냈다. 입안에서 굴려 녹여 씹기 좋게 만들었다. 질기고 힘줄이 많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사치스러운 만찬처럼 느껴졌다.
낮은 벽에 기대어 올라와 나란히 앉은 시그바르는 울부짖는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바람은 머리 위에서 비명처럼 울리며 얼음과 눈보라를 다리 위로 흩뿌렸다. 누군가는 그 바람 소리가 먼 옛날 영웅의 시대에 벌어진 마지막 전투에서 죽어간 수천 명의 얼음 정수들이 영원히 이 심연에 갇혀 지르는 비명이라고 했다.
"무서운 소리지, 그렇지 않나?" 올라가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머릿속까지 파고들거든."
"끝까지 계속 이런 소리가 납니까?"
올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랬으면 좋겠군. 아니, 밑으로 내려갈수록 무덤처럼 고요해지지."
"그게 이 소리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하지만 침묵이 더 나빠. 그 침묵은 무겁거든. 마치 전신 사슬 갑옷을 입은 것처럼 짓누르지. 아니, 나는 차라리 이 소음이 낫다."
할라가 기도를 마치고 다가와 올라 옆에 앉았다. 그녀는 올라의 플라스크를 받아 길게 들이킨 뒤 장갑 낀 손등으로 입가를 닦았다.
"스톤피스트, 당신은 어째서 항상 제일 좋은 걸 가지고 있죠?" 그녀의 말에 올라가 콧방귀를 뀌었다.
"내 매력적인 성격 때문이겠지."
"전혀 아니라는 거 잘 압니다." 그녀의 무덤덤한 표현에 올라가 다시 한번 콧방귀를 뀌었다.
시그바르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고기를 권했다. 넘어졌던 부끄러움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잠시 그 고기를 바라보았고 시그바르는 거절당할까 겁났지만, 마침내 그녀가 그것을 받아들며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하프쿼버라는 이름은 어떻게 얻게 된 거지?" 그녀가 씹으며 물었다.
"습격이 있었습니다. 저는 카라반 호위 대열에 섞여 성채로 보급품을 나르던 신참이었죠. 얼어붙은 광야에서 습격을 당했습니다. 눈보라가 그들의 접근을 숨겼죠. 터스크크로우 부족이었습니다."
할라가 콧방귀를 뀌었다. "위험한 전사들이지. 목을 따가는 놈들."
시그바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교전 중에 화살 몇 대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싸웠죠. 마지막 터스크크로우 놈들이 죽어가는 동료들을 버리고 도망쳤을 때, 스톤피스트께서 제게 이 이름을 주셨습니다."
"너는 사가(영웅담)를 읊을 자질은 없구나, 얘야." 올라가 말했다. "너무 겸손해서 드라마틱한 맛이 없어."
"당신과는 다르죠, 노인장." 할라가 말했다. "당신 이야기는 할 때마다 믿을 수 없게 변하잖아요."
"내 곰 이야기 들려준 적 있었나?" 올라가 시그바르에게 윙크하며 물었다.
"아니요." 할라가 노련한 프로스트가드를 향해 손가락을 겨누며 말했다. "그 이야기는 두 번 다시 안 듣겠어."
"그럼 다음번에 하지." 올라가 체념한 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무튼, 터스크크로우 놈들이 이 녀석 몸에 화살을 십여 개나 박아 넣었지. 그때 네가 열네 번째 겨울이었나? 그때도 덩치는 컸어. 지금처럼 거대하진 않았지만 말이야. 방패에 화살 네 대, 다리에 두 대, 팔뚝을 완전히 관통한 한 대까지. 가슴에 두 대, 어깨에 한 대, 등에는 더 많았지. 그런데도 놈은 뿔난 엘눅(Elnük)처럼 포효하며 계속 싸웠어. 또 다른 화살이 박혀 검을 떨어뜨릴 때까지 터스크크로우 놈 세 명을 쓰러뜨렸지. 그래도 멈추지 않더군. 자기 몸에 박힌 화살을 뽑아서 그걸로 놈들 두 명을 더 죽였어! 내가 본 중 가장 웃긴 장면이었지! 진정한 얼음 정수였어. 세릴다 본인도 자랑스러워했을 거다."
"용맹한 어머니." 할라가 즉시 리산드라와 아바로사의 곁에 걸려 있던 세릴다의 창백한 부적을 잡으며 읊조렸다.
"용맹한 어머니." 시그바르가 중얼거렸다. 얼굴이 달아올라 그는 올라의 칭찬이 불편한 듯 고개를 숙였다.
"당신은 웃음에 대한 감각이 참 독특하군요, 스톤피스트." 할라가 다시 일어나며 말했다. "가자. 이동할 시간이다."
"넘어져서 죄송합니다." 시그바르가 일어나 다음 하강을 준비하며 말했다. "다시는 두 분께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네가 넘어지는 것도 셋의 의지다." 할라가 말했다. "네가 떨어지면서 우리까지 끌고 간다면, 그 역시 우리의 운명이지. 네 맹세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그를 지나쳐 내려갈 가장 좋은 길을 찾았다. 올라가 웃으며 시그바르의 어깨를 묵직한 손으로 쳤다.
"괜찮다, 얘야." 그가 말했다. "최고의 전사들도 겪는 일이지. 이 정도가 우리가 겪는 최악의 상황이라면, 우리 모두 무릎 꿇고 셋께 감사드려야 할 거다."
그들은 다시 날카로운 바람의 비명 소리에 쫓기며 깊은 곳으로 향했다.
그것은 안개 속에서 망령처럼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갑자기 그곳에 나타났다.
잃어버린 자들의 다리.
멀리서 보면 마치 굶주린 검은 잡초나 가시덤불이 다리를 덮친 것처럼 보였다. 물론 이 깊은 곳에서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었기에 그 생각은 어리석었다.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추위가 그만큼 심각했다.
아니, 이 성장은 식물 같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생명의 완전한 '대척점'이었다. 시그바르의 뱃속에 불안감이 뭉쳤고, 그는 치밀어 오르는 구역질을 참으며 침을 삼켰다. 그는 이 하강을 경험한 로지 멤버들에게서 전설과 모닥불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싹했다.
그는 마지막 10피트를 뛰어내려 낮은 자세로 착지했다. 근육은 노고로 타는 듯했고, 곡괭이를 쥔 손은 갈퀴처럼 굳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피곤함을 잊은 채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눈을 크게 뜬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 할라가 경고했다.
"내가 '만진다면', 그건 셋의 의지 아닐까?" 올라가 말했다. 시그바르는 노련한 전사의 농담에 웃어줄 여유가 없었다.
할라는 고개를 저으며 등을 돌렸다. "숨을 돌려라. 마지막 다리다. 이제 밑바닥까지 멈출 곳은 없다. 그리고 다음 구간이 가장 길다. 셋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길."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은 시그바르는 다리 중앙으로 걸어가 공포 섞인 경이로움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바람은 이곳에서 다리 구조물을 덮고 있는 기묘하고 뒤틀린 격자 모양의 돌덩이들 사이를 지나며 쉭쉭거렸다.
그는 눈앞의 광경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웠다.
마치 용암이 다리를 따라 솟구치다 공중에서 갑자기 굳어버린 듯한 거대한 화산암 아치들이 다리를 감싸고 있었다.
물론 그는 이 다리의 역사를 알고 있었다. 아래에 갇힌 존재가 오래전, 셋의 시대가 지난 후 탈출하려고 시도했던 곳이었다.
이곳에서 프로스트가드들은 그 어둠과 싸웠고, 이곳에서 죽었다. 그리고 죽을 때마다 아래에 사는 것의 힘은 강해졌다. 그것은 쓰러진 자들의 시체를 먹어 치우고, 흡수하여 더 폭발적인 성장을 위한 연료로 사용했다. 그것이 그것의 본성이었다. 수천 년 동안 죽은 듯 잠들어 있다가도, 단 한 방울의 피가 그것을 갑작스럽고 충격적인 폭력으로 깨울 수 있었다.
시그바르가 보고 있는 이 메스꺼운 루프 모양의 아치와 기형적인 잔해들은 '아래에 사는 것'이 프로스트가드를 하나하나 차지하며 뻗어 나간 성장의 길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먹어 치운 물질에서 '것들'이 태어났다.
이곳에는 시그바르의 정신을 짓누르는 불편하고 미칠 듯한 압박감이 있었는데, 그 압력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압박을 덜어내려 애썼다.
갑자기 오래전 잊었던 기억이 동굴에서 튀어 나가는 박쥐 떼처럼 몰려왔다. '그는 프로스트가드에게 거두어지기 전 어린 시절을 기억했다. 얼어붙은 황무지를 칼날 같은 용골로 가로지르던 날렵한 3단 돛의 부족 얼음 배를 기억했다. 그들의 배가 위대한 봉우리에서 멈추던 밤을 기억했다. 검은 투구를 쓴 프로스트가드 전사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그바르와 열 살 미만의 아이 여섯 명이 부족에서 선택되었다. 큰 영광이었다. 그리고 그곳, 한밤의 태양 아래서 그는 부족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가족을 본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는 성채로 끌려가 시련을 겪고, 가혹하고 잔인한 테스트를 받았다. 원래 부족의 다른 아이들은 하나둘씩 줄어들었고, 결국 그만 남았다.'
'그때쯤 그는 부족에 대한 기억을 거의 잊었다. 새로운 가족과 새로운 신앙이 생겼다.'
'그는 프로스트가드였다.'
어깨 위의 손길이 그를 전율하며 현실로 되돌렸다. 그는 고대 수호자의 부서진 석상에 등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언제 앉았는지 기억조차 없었다. 올라가 그를 굽어보고 있었다.
"잠들지 마라." 노련한 전사가 말했다. "여기선 나쁜 꿈을 꾸거든. 나쁜 기억들도 말이야."
시그바르는 일어섰다. 지난 몇 년간 옛 부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꿈의 잔재가 사라지고 시그바르에게 깊은 불안감만 남았다.
"시간이다." 할라가 말했다.
그들은 마지막 하강을 시작했다. 이제 아래에는 광기와 추위, 어둠과 공포밖에 없었다.
수천 년 전과 마찬가지로, '아래에 사는 것'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이 내려갈수록 얼음은 어두워졌다. 검은 혈관 같은 것이 얼음 속에서 위로 기어 올라왔다. 모호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그들을 감쌌고 시그바르의 눈 뒤를 긁어대는 듯했다.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그것이 얼음 속의 불길한 실타래들이 이 저주받은 구덩이를 벗어나 지면으로 뻗어 나가려는 발악이라고 상상했다...
시그바르는 그 소리를 머릿속에서 밀어내려 애쓰며 나직이 연도문을 읊조렸다. 그리고 발톱을 찍고 곡괭이를 휘두르는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이곳의 얼음은 울퉁불퉁하고 험해서 지나가기 어려웠다. 때때로 세 명의 프로스트가드는 곡괭이만 의지해 끝없는 깊이 위에 위태롭게 다리를 걸친 채 아래로 내려가야 했다. 두 번이나 길이 막혀 더는 내려갈 방법이 없었기에, 할라가 새로운 경로를 찾을 때까지 되돌아가야 했다.
얼음 안개가 짙게 깔려 시그바르는 아래에 있는 동료들을 볼 수 없었다. 안개는 끊임없이 미치게 만드는 바스락거림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차단했다.
마침내 안개 속에서 단단한 얼음 바닥이 나타나 시그바르를 놀라게 했다. 할라와 올라가 이미 짐과 밧줄, 곡괭이를 내려놓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의 정적은 압도적이었다. 얼음 속의 바스락거림조차 멈춘 듯했다.
"바닥입니까?" 시그바르가 짐을 벗어던지며 숨을 몰아쉬었다.
"여기까지다." 올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더 깊은 곳으로 이어지지."
노련한 프로스트가드는 그를 앞세워 가리켰다. 그들은 벼랑 끝에 서 있었고, 시그바르는 심연이 그 아래로 더 깊게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얼마나 더요?" 그가 속삭였다.
"아무도 모른다. 세상의 중심, 아니 그 이상일지도. 아마 '아래에 사는 것'의 영역일 거다."
시그바르가 발밑 얼음에 발톱 하나를 툭툭 건드렸다. "우린 정말 쉽게 길을 놓칠 뻔했네요. 저쪽으로 30피트만 더 내려갔어도 영원히 기어 내려가야 했을 텐데."
"할라가 아니었으면 길을 잃었겠지." 올라가 손을 시그바르의 등에 얹어 할라에게로 인도했다.
시그바르는 무릎을 꿇고 장갑 낀 손을 얼음 근처에 댔다. 추위는 강렬해서 두꺼운 옷을 뚫고 통증을 주었다. 단순히 추운 것만이 아니었다. 얼음은 '힘'을 방출하고 있었다.
"이게 모두... 진정한 얼음(True Ice)입니까?" 그가 경외감과 경악으로 눈을 빛내며 속삭였다.
"그렇다." 할라가 말했다. "선택받은 소수만이 이것을 보았지. 하프쿼버, 눈이 진정 그대를 보고 있다. 우리 모두를 말이야. 우리는 축복받았다."
진정한 얼음은 셋이 준 성스러운 선물로 추앙받는 프로스트가드 신앙의 일부였다. 고대의 원소적 힘이 깃든 이 얼음은 강철보다 단단하고 가장 뜨거운 대장간에서도 결코 녹지 않았다. 올라가 든 '천둥아이'나 할라의 쌍도끼 '피송곳니'와 '피발톱'처럼 진정한 얼음의 일부라도 깃든 무기를 들 수 있다는 것은 깊은 종교적 의미의 영광이었다. 그런 무기를 만드는 기술은 오래전에 사라졌고, 남아 있는 것들은 고대 얼음 정수 영웅들이 들었던 성스러운 유물이었다. 시그바르는 언젠가 그런 유물을 들 자격을 얻게 해달라고 기도했지만, 지금은 얼어붙은 황무지 너머 먼 땅에서 제련된 자신의 믿음직한 검으로 충분했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훌륭한 무기였고, 그를 결코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
"셋의 축복으로 우리는 가까이 왔다." 할라가 말했다. "움직이자."
그들은 무리 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할라가 앞장섰다.
이곳의 온도는 시그바르가 평생 얼어붙은 황무지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경험해보지 못한 종류의 것이었다. 가죽과 모피를 겹겹이 껴입었음에도 뼈까지 사무치는 추위에 모든 숨결이 고통스러웠다. 드러난 얼굴은 순식간에 얇은 얼음 막으로 덮였고, 시그바르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얼음이 갈라졌다. 올라의 수염은 얼어붙어 충격을 받으면 부러질 정도였다. 발밑의 얼음이 그들을 거두려 하며 부츠 위로 서리가 끼어 한 걸음 한 걸음이 고통스러웠다.
얼음 정수만이 견딜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시그바르는 이곳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 그 이상은 확실히 아니었다.
할라는 멈추지 않았다. 멈추는 것은 곧 죽음이었다.
마침내 그들은 심연이 좁아져 한 명씩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에 다다랐다.
할라가 먼저 통과했고, 올라가 시그바르에게 뒤를 따르라는 신호를 보냈다.
"시선을 두지 마라." 올라가 경고했다. "좋은 것이 아니니까."
"무슨 뜻입니까?" 시그바르가 물었다.
올라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시그바르는 노련한 전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해하며 틈새로 몸을 밀어 넣었다.
틈은 좁았고 그는 할라보다 훨씬 컸다. 틈새를 통과할 때 진정한 얼음이 사방에서 그를 압박하며 화상을 입히는 듯했다. 너무 추워 망치로 한 대만 쳐도 뼈가 가루가 될 것 같았지만, 그는 인치씩 앞으로 나아가 끝내 통과했다.
반대편에는 거대한 그릇 모양의 동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발밑의 얼음은 불투명한 것에서 투명한 것으로 바뀌었다. 동굴 중앙의 얼음은 검은 거울처럼 완전히 매끄러웠다. 바닥 중앙은 거대하게 솟아오른 진정한 얼음 파편들로 둘러싸인 넓은 공간이었다. 그것들은 마치 잃어버린 신들의 성스러운 원처럼 둥글게 배치된 기둥처럼 보였다. 그 얼음 기둥은 아홉 개였고, 시그바르는 그 숫자의 의미를 깨닫는 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아홉의 홀(Hall of the Nine)이군." 그가 경외감을 담아 말했다.
그는 당연히 아홉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것은 아래에 사는 것을 가두는 거대한 족쇄와 같았으며, 오래전에 사라진 마법으로 만들어졌다고 전해졌다. 누군가는 예티들이 아홉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시그바르는 그런 어린애 같은 이야기는 진작 졸업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았다.
"우리는 원 바깥쪽 가장자리에 머문다." 올라가 틈새를 지나 합류하자 할라가 말했다. "얼음 중앙에는 절대 가까이 가지 마라. 그리고 아래를 보지도 마라."
시그바르는 그녀가 자신을 위해 하는 말임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홉 개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내가 여기서 시작해서 저쪽으로 갈 것이다." 할라가 가장 가까운 기둥을 가리키며 오른쪽으로 돌겠다고 했다. "스톤피스트, 당신은 저기서 시작해서 저쪽으로 가시오. 이 녀석을 데리고 가고."
다른 때라면 어린애 취급을 받으며 감시를 받는다는 사실에 발끈했을 것이다. 그는 한겨울에 돌진하는 트롤 광전사들을 마주하고도 야만적인 기쁨만을 느꼈던 전사였지만, 지금만큼은 올라의 곁에 남게 된 것에 감사했다. 번개와 천둥 사이의 긴장감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공기를 짓누르고 있었다.
그들은 가장 가까운 기둥을 향해 걸어갔고, 시그바르는 시선을 높게 유지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한때는 닫힌 동굴이었을지 모르지만, 지붕은 오래전에 무너져 있었다. 시그바르는 그 붕괴가 위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던져졌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아래를 쳐다볼 엄두도 내지 못했지만, 주변 시야에 얼음 아래의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그것은 마치 그에게 주의를 끄려는 것처럼 그를 잡아당겼다...
"보지 마." 올라가 압박감을 느꼈는지 쉭쉭거렸다.
할라가 첫 번째 얼음 조각에 도착하여 집중해서 관찰하며 천천히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올라와 시그바르는 두 번째 기둥으로 다가갔다.
"뭘 찾아야 합니까?" 시그바르가 시선을 얼음 중앙으로 돌리지 않으려 애쓰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변한 것이 있는지 봐라." 올라가 대답했다.
가까이서 보니 시그바르는 진정한 얼음 속에 갇힌 얼어붙은 어둠의 실타래들을 볼 수 있었다. "뭐가 '변했는지' 어떻게 압니까?" 그가 중얼거렸다.
올라는 처음에는 대답하지 않고 치솟은 얼음 조각의 날카로운 측면을 살피며 눈을 가늘게 떴다. 마침내 그는 콧방귀를 뀌며 가리켰다. "오래전 아래에 사는 것이 처음 추방되었을 때 이 얼음에 룬이 새겨졌지. 여기 보이나?"
시그바르가 더 가까이 다가가 표면에 새겨진 룬 문자를 보았다. "무슨 뜻입니까?" 그가 물었다.
"얼음이 녹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자, 다음 걸 확인해야 해."
그들은 동굴의 왼쪽 벽에 붙어 중앙의 열린 공간을 우회하며 다시 출발했다.
시그바르는 다음에 일어난 일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올라를 따라 다음 기둥으로 이동하던 것을 기억했다. 두개골에 쌓이는 강한 압박감과 눈가에서 움직임이 느껴지던 감각을 기억한다. 정적은 억압적이고 무거웠고, 갑자기 안개가 낀 것처럼 모든 감각이 둔해져 세상이 불분명해졌다.
그리고 그는 얼음 중앙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대한 눈 하나가 깜빡이지 않고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시그바르의 영혼은 내면에서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지만, 그는 거대하고 뚜껑 없는 눈에 완전히 사로잡혀 눈을 뗄 수 없었다.
20피트 정도의 단단한 얼음이 그 그림자 괴물과 그를 가로막고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명확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시그바르는 그 위대한 눈을 둘러싼 그림자 같고 뒤틀린 촉수 팔다리에 대한 인상을 받았다. 얼음 층 아래 끝없는 깊이를 헤엄치던 거대한 레비아탄 중 가장 큰 것조차 왜소해 보일 정도였다. 그런 크기의 생명체는 존재해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죽지 않았다. 그 응시 속에는 생명과 거대하고 알 수 없는 지능이 있었다.
그것이 그를 보았다. 그것의 응시가 그를 파고들어, '관통'했고, 그는 자신의 이성이 밤하늘로 던져진 실타래처럼 풀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시그바르의 뱃속은 조여지는 매듭이 되었고, 시야 가장자리에는 검은 그림자들이 꿈틀거리며 뱀처럼 얽혀 그를 위협했다—
손 하나가 그의 옷깃을 잡아채 뒤로 끌어당겼다. 그는 비틀거리며 발이 엉켜 넘어질 뻔하다 얼음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림자와 뒤틀린 형상들이 여전히 정신 속에서 헤엄치고 있었지만, 그는 허둥지둥 일어섰다.
시그바르는 흐릿하게 올라가 자신 앞에 서서 그의 모피를 꽉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할라는 근처에서 필사적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꿈틀거리는 그림자들은 여전히 눈가에서 움직이고 있었고, 머리는 짓눌린 안개로 가득 차 무거웠다.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다시 얼음 중앙으로 향하려 했다. 다시, 다시 그쪽으로—
올라의 묵직한 주먹이 그의 턱을 강타하여 고개가 거칠게 뒤로 젖혀졌다. "보지. 마라. 그것을."
시그바르가 눈을 깜빡이자 머리가 조금 맑아졌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할라, 이 녀석은 충분히 강하지 않아." 올라가 주먹을 쥔 채 말했다. 유머는 사라지고 그 눈에는 강렬하고 무자비한 냉기가 깃들어 있었다. "돌려보내야 해."
"아니오!" 시그바르가 말했다. "저는... 저는 괜찮습니다."
"돌려보내야 한다." 올라가 할라를 보며 반복했다. 그녀는 급한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서 가느다란 눈으로 시그바르를 관찰했다.
"괜찮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둘에게 다짐했다.
"또 흔들리면 죽여라." 할라가 말했다. "가라. 기둥들을 확인해."
그녀는 얼음 위를 바스락거리며 다음 기둥으로 향했다.
"나를 이렇게 만들지 마라." 올라가 시그바르에게 으르렁거렸다. "네 시체를 끌고 돌아오고 싶지 않으니까."
이곳에 시체를 남길 수 없었다. 시체가 '아래에 사는 것'의 성장을 부추길 불꽃이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길 자체가 매우 힘들 텐데 시체까지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올라가 지난번 하강에서 '두' 명의 시체를 짊어지고 올라와야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노련한 전사에 대한 그의 경외심이 배가 되었다.
"보지 않겠습니다." 시그바르가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맹세했다. "가시죠."
올라가 콧방귀를 뀌며 시그바르에게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
그들은 다음 룬 문자를 즉시 찾았다. "여기다." 올라가 가리켰다.
그 표식의 가장자리는 너무 날카로워 수천 년 전이 아니라 한 시간 전에 새겨진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얼음이 녹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이건 네 것이다." 올라가 바닥에서 날카로운 각도로 솟아오른 다음 강력한 기둥으로 접근하며 말했다. "나는 다음 걸 확인할 테니. 실망시키지 마라, 얘야."
시그바르가 전사가 기둥을 확인하러 떠나는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둥은 거의 완전히 검었고, 그것을 바라보자 시야 가장자리의 그림자들이 돌아와 얼음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기둥 주위를 돌았다. 룬을 찾으려 위아래로 눈을 굴렸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각진 표면이 완전히 매끄러웠다. 인상을 찌푸리며 이번에는 더 느리게 두 번째로 돌았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 이들을 쳐다보니 할라와 올라가 마지막 두 기둥을 제외하고는 모두 확인을 마치고 합류하려는 상태였다.
"제발." 그가 혼잣말을 하며 눈을 세게 깜빡였다. "집중해."
세 번째로 둘레를 돌았다.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할라와 올라가 이제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고 표정은 험악했다. 그가 기둥을 다시 쳐다보았을 때, 물방울 하나가 측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본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눈을 가늘게 뜨고 그는 몸을 기울였다.
가까이서 보니 얼음은 습기로 미끄러웠다. 기둥 가장자리는 다른 기둥들에 비해 덜 선명하고 무디고 둥글게 닳아 있었다. 왜 진작 눈치채지 못했는지 놀라웠다. 여전히 그는 얼음 속에서 검은 움직임을 보았을 때조차 불안함을 느끼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평온함이 그의 존재를 감쌌다.
흐릿하게 등 뒤에서 고함 소리가 들렸지만 거의 등록되지 않았다. 소리는 멀리서 오는 것처럼 둔했다.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눈앞의 얼음 속 검은색만이 중요했다. 그것은 그를 부르고, 속삭이고, 더 가까이 오라고 재촉했다. 그림자들은 더 이상 시야 가장자리에만 있지 않았다. 이제 그가 보는 것은 그것들뿐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손 하나가 그의 손을 낚아챘다. 할라의 손이었다. 그는 뒤로 내동댕이쳐져 거의 10피트 떨어진 얼음 위에 부딪혔다.
공포에 질린 그는 얼음 기둥 안에서 밖으로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어둠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안에서부터 찔러 나오며 감옥을 뚫으려 했다. 그것이 '그'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할라는 눈을 감은 채, 어둠이 공격하는 얼음의 약점을 향해 한 손을 뻗고 있었다. 다른 손에는 리산드라의 부적을 꽉 쥐고 있었다. 그녀가 신앙의 교리를 외치자, 뻗은 손이 차가운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기둥 표면에 새로운 얼음 결정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충분하지 않을 것이었다. 할라가 기도로 만들어내려던 것은 진정한 얼음이 아니었다. 이제는 아무도 그것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었다.
어둠 속의 공격이 거세지자 표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나타났다. 눈을 감은 할라는 그것을 보지 못했고, 시그바르는 검을 뽑아 들고 일어서는 동안에도 너무 멀리 있었다.
올라가 갑자기 할라의 어깨 곁에 나타나 '천둥아이'를 양손에 꽉 쥐었다. 어둠이 기둥 표면을 뚫고 번개처럼 빠르게 할라를 향해 쇄도하는 순간, 올라가 그녀를 옆으로 밀쳐냈다.
그의 전쟁 망치가 굉음과 함께 어둠의 촉수를 산산조각 냈다. 하지만 하나가 아니었다. 파열된 곳에서 세 개의 촉수가 더 튀어나왔다.
"스톤피스트!" 시그바르가 고함쳤다. 그는 앞으로 뛰어들었지만 너무 느렸다. 그들 모두가 그랬다.
올라는 '천둥아이'를 휘둘러 촉수 하나를 쳐냈지만, 다른 두 개를 막을 수 없었다. 촉수들은 식탐을 부리듯 그의 살 속으로 박혔고, 하나는 왼쪽 어깨 살을, 다른 하나는 목 옆을 꿰뚫고 깊숙이 파고들었다.
올라 스톤피스트의 근육이 기괴한 촉수가 몸 안으로 꿈틀거릴 때마다 경련했다. 혈관이 검게 변해 창백한 피부 위로 선명하게 드러났고 그는 무릎을 꿇었다. 시그바르가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할라가 그를 뒤로 잡아당겼다.
"안 돼!" 그녀가 외쳤다. "너까지 그놈의 먹잇감이 될 거야."
마지막 힘을 짜내 올라가 그들을 향해 '천둥아이'를 던졌다. 얼음 위를 굴러간 무기를 보며 그가 헐떡였다. "가라! 성채에... 알...려라!"
"망치를 잡아!" 할라가 시그바르에게 소리쳤다.
"그를 두고 갈 수는..."
"너무 늦었다. 이미 가버렸어."
시그바르는 올라가 먹혀 들어가는 것을 무력한 공포 속에서 지켜보았다. 프로스트가드 전사는 몸을 떨었고 피부 대부분은 멍처럼 끔찍한 검은색과 보라색으로 변했다. 십여 개의 촉수가 그를 찌르며 얼음 속의 어둠과 연결했다.
"망치를 잡아, 하프쿼버!" 할라가 반복했다.
시그바르는 칼을 칼집에 넣고 '천둥아이'를 집어 들며 고통에 대비했다. 강렬한 냉기가 팔을 타고 심장까지 빠르게 흘러와 당장이라도 멈출 것 같았지만, 그는 그것에 저항하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하나가 되었다.
곤충처럼 마디가 있는 기어 다니는 형체가 올라의 피부 위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식어가는 화산암처럼 딱딱해졌다. 기괴한 보라색 빛이 마치 두 번째 심장박동처럼 그의 몸 안에서 맥동하며 피부를 뚫고 방출되었다.
소름 끼치는 혐오감과 함께, 시그바르는 무언가가 올라의 몸 안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할라가 비통한 비명과 함께 '피발톱'을 던졌다. 도끼는 공중을 회전하며 날아가 올라의 미간에 정확히 박혀 그를 즉사시켰다. 자비로운 행동이었지만, 프로스트가드의 전설이 그런 불명예스러운 최후를 맞는 것을 보는 것은 시그바르를 슬프게 했다.
얼음이 즉시 올라의 시체 위로 형성되었고 '피발톱'이 박힌 곳에서부터 아래로 확장되었다. 지지직거리는 서리가 곧 그의 머리와 가슴, 팔을 감쌌다. 진정한 얼음의 힘이 소비를 지체시키는 듯했고, 촉수들은 느려지고 무력해졌으며 그 안의 보라색 빛은 죽어갔다.
"멈췄습니까?" 시그바르가 쉭쉭거렸다.
"지금은, 아마도."
"당신의 도끼는?"
"두고 간다." 할라가 빠르게 말했다. "셋의 축복으로 '아래에 사는 것'을 막아내겠지만, 얼마나 버틸지는 모른다. 떠나야 해. 지금 당장."
시그바르는 논쟁하지 않았다. 그는 원 가장자리를 돌기 시작했지만 할라가 그를 세웠다.
"너무 느려." 그녀가 짖어댔다. "중앙을 가로질러. 가!"
시그바르는 얼어붙어 열린 얼음 위로 올라가길 꺼렸지만, 할라가 그보다 앞서 질주하자 어쩔 수 없이 첫 발을 떼었다. 시선을 높게 유지하려 애쓰며, 그는 그녀를 따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점차 빠르게 움직였다. 언제든 얼음 아래에서 그 거대하고 끔찍한 생명체가 끝없는 잠에서 깨어나 움직일 것만 같았다.
그는 그것의 악의적인 힘이 자신의 의식을 잡아당기며 작용하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그를 보고 있었다. 그 거대하고 뚜껑 없는 깜빡이지 않는 눈이 아래에서부터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보고 싶은 충동은 참을 수 없었다. 시그바르는 '천둥아이'를 꽉 쥐고 그것의 차가운 통증에 맞서 이를 악물었다.
그는 연도문을 읊조리며 할라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고통으로부터 도망치지 마라, 고통은 삶이며 그것의 부재는 곧 죽음이다. 그것의 애무를 즐겨라. 환영하라." 비틀거릴 때조차 그는 아래를 보지 않으려 버텼다. 모든 발걸음이 눈더미 속을 달리는 것 같았다. 그는 아래에서 눈이 자신을 파고들며 속삭이고, 부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것을 압도하기 위해 더 크게 축복의 말을 읊조렸다.
마침내 그가 건너편에 도착하자, 그를 짓누르던 압박감이 줄어들며 숨을 들이마셨다. 할라가 거기서 그를 재촉하고 있었다. 그녀는 출구를 나타내는 좁은 틈새를 향해 그를 앞질러 밀어 넣었다.
통과하기 직전, 시그바르는 뒤를 돌아보았다.
올라의 얼어붙은 시체 속 보라색 빛을 본 것일까? 할라가 다급하게 그를 밀어 넣었기에 확인할 시간은 없었다. "가, 가." 그녀가 말했다.
신중하고 꾸준한 통과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시그바르는 고통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반대편에서 둘은 질주하며 내려왔던 얼음 벽을 향해 전력으로 달렸다.
"성채에... 알려야 합니다!" 할라가 뛰며 헐떡였다. "아홉이... 뚫렸어. 아래에 사는 것을... 막는 사슬이... 약해졌다. 다른 곳도 전부... 확인해야 해! 얼음은...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들은 버려둔 등반 장비에 도달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 시그바르가 헐떡였다.
"감시자는... 기둥이 모두 뚫려야만... 깨어날 거야." 할라가 말했다. "'피발톱'이 하급 괴물들은 막아주겠지."
"만약 못 막는다면요?"
"그럼 죽이는 거다." 할라가 말했다. "하지만 성채에 소식이... '꼭' 들어가야 한다. 우리 중 적어도 하나는 돌아가야 해. 필요 없는 건 다 버려."
시그바르는 아쉬운 마음으로 어깨에서 방패를 내려 얼음 벽에 기대어 놓았다. 칼집에 든 검도 옆에 두었고 할라는 그가 '천둥아이'를 등 뒤에 묶도록 도와주었다. 그들은 다시 서로를 밧줄로 묶고 얼음 곡괭이를 챙긴 뒤 다시 꼭대기로 긴 등반을 시작했다.
그 모든 시간 동안 그는 아래 얼음 속에서 위를 응시하는 거대한 눈을 느꼈다.
올라 스톤피스트였던 껍질이 젖은 파열음과 함께 갈라졌고, 쉭쉭거리는 체액과 마디 있는 다리가 뒤엉킨 창백한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단검 길이의 발톱으로 얼음을 긁어대며 비틀거리며 바로 섰다. 뒤에서 낫 같은 꼬리가 펼쳐졌고, 뼈 돋친 엄니와 튀어나온 가시투성이의 머리를 들어 올리자 심장부에서 타오르는 보라색 빛이 드러났다. 스펀지처럼 유연한 외골격의 일부분이 그 심장을 보호하듯 닫히며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색깔 없는 병적인 흰색이었지만, 마치 공기에 반응하듯 피부가 빠르게 어두워졌다. 괴물의 눈이 태어난 얼음 세계를 보기 위해 찢어지듯 열렸다—세 군데로 모인 열두 개의 뜨거운 보라색 빛 점들이었다.
그것은 머리를 높이 들어 올렸고, 목구멍에서 날카로운 탄생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할라와 시그바르가 잃어버린 자들의 다리에 절반쯤 다다랐을 때, 비인간적인 울음소리가 그들에게 도달했다. 소리는 안개 속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어느 방향인지,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없었다.
"더 빨리 올라가라." 할라가 말했고, 둘은 안전보다는 속도를 택하며 페이스를 높였다. 곡괭이들이 미친 듯이 얼음을 찍어대며 강력한 발차기로 발톱을 깊숙이 박고 위로 솟구쳤다. 시그바르는 아래를 계속 힐끔거렸다. 언제든 심연에서 이름 모를 공포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안개 위로 잃어버린 자들의 다리 유령이 나타나는 순간, 그것이 나타났다.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자여." 그가 쉭쉭거렸고, 할라는 그의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움직여!" 그녀가 눈을 가늘게 뜨며 소리쳤다.
그들은 미친 듯이 올라갔다. 만약 저... '것'이 다리에 도달하기 전에 그들을 잡는다면 속수무책일 것이다. 시그바르는 한 번 더 뒤를 보았다. 괴물이 그들을 추격하고 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칼날 같은 다리로 미친듯한 속도로 얼음을 찌르며 사악하고 유연하게 움직였다. 빛나는 눈 무리가 타올랐고, 그것은 강철과 강철이 갈리는 듯한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하악골을 딱딱거렸다.
할라가 먼저 다리에 도착했다. 그녀는 돌아서서 강철 같은 손으로 시그바르에게 손을 뻗어 가장자리 위로 끌어올렸다. 그가 일어서자 그녀는 밧줄을 풀고 '피송곳니'를 준비했다. 다른 손에는 얼음 곡괭이를 쥐었다. '피발톱'을 대신하기에는 부족했지만 충분할 것이었다.
시그바르는 곡괭이를 내려놓고 등 뒤에서 '천둥아이'를 풀려 했지만 할라가 막았다. "아니." 그녀가 말했다. "계속 올라가."
"함께..." 그가 시작했지만 그녀는 노려보며 말을 끊었다.
"올라가라, 하프쿼버." 그녀가 '피송곳니'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토 달지 마."
"하지만..."
"토 달지 마!" 그녀가 쏘아붙였다. "올라가. 성채에 소식을 전해."
"하지만 제가..."
"가!" 그녀가 시그바르가 한 발짝 물러설 정도의 분노로 포효했다. "가라, 하프쿼버." 그녀가 좀 더 낮게 말했다. "셋의 의지라면 곧 합류하겠다."
그는 못내 아쉬운 듯 곡괭이를 집어 들고 올라가기 시작했고, 할라는 눈을 감은 채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그가 벽을 30피트쯤 올라갔을 때 괴물이 다리 가장자리로 기어 올라왔다. 그것은 위를 보며 시그바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추격을 시작했다.
"여기다, 이 흉측한 짐승!" 할라가 그것을 마주하며 일어섰다. "이리 와서 셋의 의지로 멸해져라!"
시그바르는 무력하게 지켜보았다. 아래의 괴물은 시선을 시그바르에게서 할라로 옮기고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그녀를 향해 도약했다.
그녀는 그것의 베는 일격 아래로 굴러들었고, 발톱이 머리 위 몇 인치 차이로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일어나며 '피송곳니'를 괴물의 옆구리에 깊숙이 박아 넣었고, 김이 나는 내장 파열과 함께 끔찍한 비명을 이끌어냈다. 이어 얼음 곡괭이로 일격을 가했지만 괴물의 단단한 외피에 부딪혀 무력하게 튕겨 나갔다.
괴물이 다시 그녀를 덮치려 하자 그녀는 춤추듯 범위 밖으로 빠져나갔다.
할라는 두 번 더 휘둘러 괴물의 사악한 다리 하나를 잘라내고 머리 옆에 깊은 상처를 입혔지만, 괴물은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할라가 다시 공격하려 도끼를 가져오자 괴물은 앞으로 쇄도하여 칼날 같은 다리로 그녀의 팔뚝을 꿰뚫었고, 그녀는 고통의 신음과 함께 '피송곳니'를 떨어뜨렸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얼음 곡괭이로 괴물의 얼굴을 찔렀지만, 눈 몇 개를 터뜨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팔은 여전히 꿰뚫린 상태였다. 빠져나갈 수 없었다.
시그바르가 포효하며 얼음에서 곡괭이를 뽑아내고 몸을 던졌다. 30피트를 떨어져 무릎을 굽히고 균형을 잡으며 할라 바로 옆에 착지했다. 얼어붙은 판석이 충격으로 갈라졌고, 그는 폐 속의 공기가 빠져나가며 거칠게 굴렀다.
괴물이 관심을 돌리자 그는 이미 손에 '천둥아이'를 쥐고 있었다. 그것이 할라에게 박힌 다리를 빼내려 했지만 그녀는 그것이 버둥거리는 와중에도 붙잡고 있었다.
"쳐라, 하프쿼버!"
괴물이 톱날 같은 송곳니와 엄니를 드러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시그바르가 '천둥아이'를 치명적인 일격으로 휘두르자 defiant하게 비명을 질렀다.
거대한 망치가 괴물의 머리를 정확히 강타하여 절반을 짓이겼고, 얼음과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괴물을 날려버렸다. 혐오스러운 짐승은 다리 난간에 부딪히며 일어나려 했지만 술 취한 듯 비틀거렸고 심장의 보라색 빛이 희미해졌다.
시그바르는 포효하며 회복하려는 괴물에게 돌진했다. 그것은 쉭쉭거렸지만 다음 공격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천둥아이'가 가슴을 정확히 짓눌러 외골격을 부수고 빛나는 심장을 보호하던 케이지를 박살 냈다. 괴물이 미친 듯이 버둥거리며 다리 가장자리 너머로 떨어지자, 그 심장은 어두워지고 꺼져버렸다.
그것은 안개 속으로 삼켜져 사라졌다.
"꽤... 무모했어..." 할라가 말했다. 그녀는 부상당한 팔을 늘어뜨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피부는 평소보다 창백했고 눈은 움푹 들어가 어두웠다.
"어쩌면 셋의 의지였겠지." 시그바르가 답하며 그녀의 곁으로 무릎 꿇고 다가갔다.
"어쩌면." 그녀가 힘없이 미소 지으며 동의했다.
시그바르는 칼을 사용하여 할라의 부상당한 팔 위쪽 소매를 잘라냈다. 상처 주변의 살은 검게 변해 김이 나고 있었다. 검은색이 이미 혈관을 타고 퍼지고 있었다. 그 어둠이 더 퍼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둘 다 알고 있었다.
" '피송곳니'를 써라." 할라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두려움은 조금도 없었다. "정확히 겨누고." 그녀가 가슴 중앙을 톡톡 치며 덧붙였다.
시그바르는 '피송곳니'를 들어 무게를 가늠했다. 자루에서 냉기가 흘러나와 손을 얼렸지만 그는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직 팔 너머까지 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아마..."
할라는 두려움 없이 맑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 그녀가 말했다.
3일 동안 시그바르는 등반했다.
3일 동안 그는 심연의 사악한 눈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을 느꼈다.
그 시선 속의 굶주림이 자신을 갉아먹으며 결의를 먹어 치우는 것을 느꼈지만, 그는 계속 나아갔다.
'불평 없이 견뎌라. 얼음은 자비를 구걸하지도, 제공하지도 않는다. 우리 또한 그러하리라.'
고대 존재의 굶주림은 명백했지만, 시그바르는 그 안에 실질적인 감정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분노도, 증오도, 자신의 운명에 대한 원망도 느끼지 않았다. 무심하고, 무관심하고, 알 수 없으며... '인내심'이 강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더욱 공포스러웠다.
그것은 혼자가 아니었다. 시그바르는 칼바람 나락 바닥에 얼마나 많은 다른 감시자들이 갇혀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올라가며 다른 시선들이 자신을 향해 돌아오고 진행을 따르는 것을 느꼈다.
마침내 그는 슬픔의 다리 위로 올라섰다. 거대한 심연에서 올라와서야 그는 마침내 그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영혼 속에 서리를 품은' 할라는 그의 등 뒤에 밧줄로 묶여 있었다. 그녀의 눈은 감겨 있었고 호흡은 얕았지만, 살아 있었다. 왼쪽 팔은 어깨 아래로 사라졌지만 소매에는 피가 묻지 않았다―'피송곳니'의 진정한 얼음 핵이 상처를 효과적으로 봉인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를 짊어지는 것은 지독히 힘들었고 등반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그것이 그의 임무였기에 그는 불평 없이 해냈다.
숨을 고르기 위해 몇 초 멈춘 뒤, 시그바르는 성채를 향해 다리를 무겁게 짓밟으며 걸었다. 몇 년은 떠나 있었던 기분이었다.
길은 휘몰아치는 눈보라에 가려져 12야드 앞도 보이지 않았다. 폭풍 속에서 성벽이 나타나자 그림자 같은 형체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호자들의 서리 아버지, 라라카 스플릿텅이 지팡이에 몸을 깊이 기댄 채 서 있었다. 시그바르는 문 앞에 멈춰 서서 노인이 목에 걸고 있는 얼음 조각을 확인하며 지팡이의 검은 끝을 쳐다보았다.
그는 불안감을 느끼며 둘을 바라보았다. 이제 그는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우리 형제들 중 당신처럼 아래의 어둠을 엿본 자는 거의 없지." 노 사제가 말했다. "신앙에 대한 당신의 이해는 깊어졌지만, 아직 배울 것이 많다."
시그바르는 이를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플릿텅의 시선은 시그바르의 등에 묶인 의식 없는 할라에게 머물렀고, 그 뒤를 살피며 무언가를 찾았다.
"스톤피스트는?" 그가 묻자 시그바르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너무 지쳐 말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얼음에서 태어났으니, 얼음으로 돌아가리라." 서리 사제가 경건하게 이마 중앙을 만지며 말했다.
"녹고 있습니다." 시그바르가 간신히 말했다. "아홉 중 하나가. 무언가가 나왔습니다."
"감시자들이 움직이는군..." 사제가 눈을 크게 뜨며 숨을 들이마셨다—경외감인지, 공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시그바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고개만 끄덕였다. 엄청난 힘이 거의 바닥나고 있었다.
"우리의 추앙받는 여주인이신, 얼음과 어둠의 여왕께 알려야 한다." 사제가 말했다. 성채의 거대한 문이 요란하게 열리며 안의 그림자들이 그를 손짓했다. "가자, 얼음 정수여. 앞으로 닥칠 일에 대비해야 한다."